행콕팍보호소 살인 사건 이상의 문학
이준혁 지음 / 이상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오래간만에 신박한 소설집을 만난 것 같습니다.
쉰이 넘은 나이에 여든을 넘긴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며느리(팜스프링스 고려장)부터 지적장애인 보호소에서 지적장애인 환자 투성에 보호소 직원들 조차 시각장애로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밀림의 왕 사자처럼 보호소에 군림하던 김득호가 무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는 데 그 옆에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지적장애 1급인 지니 리가 있어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거나(행콕팍보호소 살인사건), 머리가 비상하고 걸어다니는 영어문법사전이라 불리던 김 군이 정작 미국인 앞에서는 대화 한 마디 조차 꺼내지 못하는 우스꽝스럽지만 만약 웃을 수만은 없는 사연(영문법 인생)이 있는 가하면 이혼을 한 남자가 아내가 사라져버린 집에서 날짜가 거꾸로 가는 형식으로 일기를 쓰며(어느 이혼남의 신혼 일기) 부부간의 싸움을 리얼하게 생방송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생방송! 부부싸움)까지 등장하는 이 소설집의 제목은 「행콕팍보호소 살인 사건」이고 작가는 미국에 이민(실제로 (어느 이혼남의 신혼 일기)를 제외하고는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가정들이 등장합니다.), 4년간 의무병으로 복무하고 티셔츠 실크스크린 공장을 운영하다 말아먹은 전력이 있으신 재미난 소설을 많이 써서 글로 먹고 살 길을 모색 중인 이준혁작가님이신데, 작가의 말을 대신한 (파리 교차로 사건)또한 신박하기 짝이 없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파리‘가 그 ‘파리‘ 일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그리고 스포일러지만 (행콕팍보호소 살인 사건)과 (어느 이혼남의 신혼 일기)는 소소하게(?)나마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네요.
그 반전은 뭐냐면......
직접 책에서 확인해보시길(알라딘에서는 12600원이며 적립금이나 마일리지 있으시면 더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고 그럴 여건이 되시지 않는 다면 지역도서관에서 비치희망자료 신청하시면 늦어도 6개월 안에는 받아보실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이 작가님과 출판사 이상북스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순수하게 책의 표지디자인(정은경님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인데..
....)만 보고 구매하였음을 분명히 밝힙니다.)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멸화군 - 불의 연인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를 찾는 탐정의 활약상을 담은 청소년소설 「어쩌다 고양이 탐정」, 예고된 세화병원 붕괴사건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던 「붕괴」에 이어 이번에는 조선시대의 소방관 역할을 하던 멸화군을 바탕으로 쓰신 판타지 역사 로맨스 「멸화군 : 불의 연인」을 많은 소재와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을 자주 내셨던 정명섭작가님의 신작으로 만나 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읽은 2편과 2016년 초에 출간되었던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을 읽었기 때문에 이 작가님의 필력이 엄청나며 가독성도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멸화군 : 불의 연인」을 읽었고 몰입이 매우 잘 되었던 것은 당연했던 것 같았어요
실제로 마음이 약하거나 욕심, 원망과 분노로 가득찬 사람들에게 달라붙어 조종하여 불을 지르는 화귀의 모습과 다양한 주술로 물리치는 멸화군들의 모습을 마치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1부에서 멸화군의 두령 길환과 화재로 얼굴이 망가진 기생 홍연의 로맨스로 인해 2부에 등장하는 아들 길우와 역시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비화의 로맨스가 비중은 적지만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아 더 읽는 내내 조금은 두근 거리기도 했었습니다.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이 소설외에도 에세이를 하나 더 출간하셨던 데 기회가 되면 한번 접해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셰프와 소믈리에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국화꽃 향기」가 영화로 개봉(원작소설은 읽어보지는 못했어요.)되었던 2003년도에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 때에 아마도 도서관에서 2002년에 출간된 것으로 기억이 나는 김하인작가님의 「소녀처럼」을 읽었는 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구체적인 스토리는 휘발되었지만 소방관과 고등학생 소녀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다는 것은 확실하게 기억이 남았거든요.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 2010년경에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2009년 출간작「안녕, 아빠」와 2012년 처음으로 김하인작가님의 책을 구매했던 「잠이 든 당신」도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글을 쓰신 신간 「셰프와 소믈리에」를 읽어 보면서 역시 김하인작가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작년 이맘때에 출간했던 베스트셀러「가시고기」의 조창인작가님이 신작 「해피 빌라」를 출간하여 제가 읽었을 때의 느낌이 났었는 데 뭐랄까 문학과지성사나 창비에서 책을 내시는 순수국내문학(?)작가님들의 소설들을 자주 읽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상투적인 느낌이나 문체같은 것이 확립되지 않은 느낌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흡입력도 좋았고 한편으로는 끝을 향해 가면서 이 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끝은 실화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키다리아찌‘라고 불렀던 지혜가 셰프인 윤석에게 아빠라고 부르고 엄마인 소믈리에인 민선과 오손도손 황토집에서 천년만년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 게 너무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눈보라 체이스」에 이어서 출간된 설산시리즈 4번째(일본에서는 3번째)인 연작형식의 히가시노 게이고작가의 본격 연애소설 「연애의 행방」을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는 스키, 스노보드를 타기에 딱 좋은 2월에 읽었음.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읽을 때 부터 느꼈지만 확실히 흡입력이 남달랐던 히가시노 게이고작가의 필력을 「눈보라 체이스」에 이어 「연애의 행방」에도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음.
스키장이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과 다르게 스키장이 많지 않고 눈도 많이 내리지 않는 대한민국 부산에 살지만 「연애의 행방」을 읽으며 스키장으로 가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배워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음.
그런데 워낙 운동신경이 꽝이라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능숙하게 타지 못할 것 같음.
사실 읽으면서 사랑에 실패했던 히다와 모모미가 제일 안타까웠는 데 다 읽고 생각해보니 미유키가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함. 히다야 실연을 겪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고 모모미도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겠지만 미유키와 동거 중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 같이 하룻밤을 보내려고 했던 걸로 모자라서 잠시 만났던 여자의 험담을 그 여자 앞에서 거짓을 섞어가면서 말하는 고타(물론 그 여자인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같은 최악의 양아치(아키나를 두고 다른 사람과의 하룻밤을 떠올렸던 미즈키도 조금 그렇지만 눈치가 100단이라 떠벌리지는 않을 듯)와 결혼하여 평생을 같이 살아야 할 미유키가 너무 안타까웠음. 비록 머리까지 밀며 미유키에게 고백했지만서도 한 번 바람피울려고 했던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 갑자기 새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내내 신경이 곤두서며 제명에 못 살것 같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메이브 빈치작가의 유작소설「그 겨울의 일주일」도 기욤 뮈소작가의 「파리의 아파트」처럼 구입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음. 처음에 구입하였을 때 초판한정으로 감사카드와 함께 있는 책이 왔으나 정말 안타깝게도 몇 페이지가 붙어있는 파본이었고 세일즈포인트가 높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주문을 하니 감사카드가 없는 2쇄가 들어와서 문의하니 1쇄본은 없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반품하고 영광도서에 가보니 1쇄본이 딱 1권 남아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구매하여 읽어보았음.
역시나 앞서 읽은 J. 라이언 스트라돌작가의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과 분위가 비슷한 소설이었고 연달아서 읽다 보니 아일랜드 서부 스토니브리지에 있는 스톤하우스를 호텔로 개조하여 손님을 맞는 치키(제럴딘)와 에바 토르발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음.
스톤하우스에 1주일 간 머물게 된 숙박객들의 사연도 흥미로웠는 데 아주 유명한 영화배우에서부터 아이를 원하는 의사부부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을 예정인 아들, 이벤트에 당첨되었지만 1등이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스러운 부부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던 인물들이 아일랜드 서부에 위치한 스톤하우스에 1주일간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그 곳에 머물며 많은 것을 깨닫거나 자신을 돌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과정들을 눈으로 읽으면서 언젠가 나도 한 번 아일랜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론가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지금은 너무 멀어져버린 그 사람과 아주 오래전에 갔던 그 사람의 고향에 가서 지냈던 추억이 떠올랐고 다시 만나게 되면 고향이 아니더라도 같이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걱정이 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