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박찬순 지음 / 강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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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에 늦깍이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신 박찬순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가 출간되었고 저는 뒤늦게 읽게 되었네요.
첫 소설집 「발해풍의 정원」이 2008년 말에 나와서 제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는 했지만 읽어보지는 않았고 두번째 소설집인 「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가 2013년 11월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지만 이상하게도 손이 가질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가 제겐 박찬순작가님의 첫책이 되었는 데 얼마전 동인문학상 본심에 전아리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와 함께 올랐다는 기사를 읽고 제가 주기적으로 가고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보게 되었습니다.
표제작을 포함해 총 11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마치 연주단의 공연을 바로 앞에서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죽은 남편의 무덤을 찾아가 먼저 가버린 친구에게 행하던 현우의 몸짓과 애도가 인상적이었던 (재의 축제), 자신의 왼쪽 넓적다리에 줄을 매달고 오른 발로만 점프하여 드로잉을 하던 예술가가 등장하던 (아그리파를 그리는 시간)과 세월호 침몰로 인해 동생을 잃게 된 형이 자원봉사를 하며 동생의 부재를 느끼게 되는 (아홉번째 파도)도 인상깊었습니다.
그외에 가깝다면 가깝고 아직 멀다면 멀 2040년의 세계를 그린 (달팽이가 되려 한 사나이)와 시를 사랑하는 이란인들의 (테헤란 신드롬)까지 11편의 단편 다 깊이가 묻어 나는 작품들을 읽을 수 있어서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박찬순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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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별 -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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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1회 이동효작가님의 「노래는 누가 듣는가」를 시작으로 「82년생 김지영」으로 인기 베스트셀러작가의 반열의 오르시고 조만간 첫 소설집 「그녀 이름을」출간하실 조남주작가님의 「고마네치를 위하여」, 네이버책문화에서 연재를 하고 있는「불온한 숨」을 출간하실 박영작가님의 「위안의 서」에 이어 황산벌청년문학상이 4회째가 되었는 데 수상작가님이 「굿바이 동물원」으로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셨고 은행나무노벨라시리즈 12번째이며 세종도서문학나눔에도 선정된 「두 얼굴의 사나이」를 출간하신 강태식작가님이라서 반가웠고 제목이 「리의 별」이며 표지를 보니 앞서 글을 남기신 북플회원님처럼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엔 두 사람이 체스를 두면서 시작하였고 그리고 뚱뚱한 통신판매원이 나와서 햄버거 3개째를 그자리에서 다 먹으며 거짓말만 늘어놓던 자신을 확 바꿔버린 수화기너머의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20년동안 교도소에 있다 출소한 사람이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아들이 있는 플랜 A로 떠났으며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끝끝내 보지 못했지만 어떤 누군가에 의해 다시 지구로 돌아와 고물상을 하며 살아가게 되고 그 고물상에서 만난 소녀가 로봇공학자가 되어 그녀를 포함한 5명의 연구원이 플랜 A에 탐사하러 가다 로봇들에게 잡혀 1년 8개월정도 교도소에서 지내게 되고 마지막에 잡혀들어온 저명한 학자이자 교수는 전화기에서 걸려온 누군가의 전화를 받으며 잡히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하게 되며 또 마지막으로 이름이 다소 특이했던 사람이 처음에 체스를 두던 사람과 전화를 받은 저명한 학자를 만나려 했으나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으며 뚱뚱한 통신판매원을 만나 그녀의 인생을 바뀌게 만든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들으며 한때에는 아주 큰 행성대관람차를 매일 타고 다녔으나 이제 죽을날이 얼마남지 않은 노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인 데 왜 제목이 「리의 별」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었으며 플랜A라는 행성이 있다면 한번은 가고 싶지만 그러기 전에 경비를 두둑하게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그 곳에 간다한들 어떤 것을 만지려고 하면 비용을 지불해라고 지불하기 전까지 떠들어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인생이란 그런 거라우. 좋은 시절도 있지만 좋은 시절은 얼마 못 가지. 결국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똥 덩어리가 되는 데,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숨을 쉰다고 다 제대로 사는 건 아니잖수.(56쪽)˝이라고 얘기하던 통신판매원 도리스브라운여사님의 말씀이 인상깊네요.
마치 제가 양 웬리 대신에 도리스여사님의 다사다난했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강태식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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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편협의 완성
이갑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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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으로만 따지면 제겐 김솔작가님만 떠올랐는 데 한 분 더 늘었습니다.
바로 이갑수작가님인 데 첫 소설집 「편협의 완성」을 읽었는 데 확실하게 작가님의 인터뷰처럼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치 코카콜라병을 모티브로 한 표지디자인이 인상적인 데 표제작인 (편협의 완성)부터 범상치않더군요.
침구사자격증만 가진 할머니가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커플에게 침을 툭놓자마자 의식을 찾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제겐 그냥 고급적인 커피로 생각되는 (T.O.P)에서 효리네민박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소녀시대 윤아가 등장하며 윤아의 이상형이 커피 잘 타는 남자라고 하는 대목도 좋았고 (조선의 집시)를 쓴 응모자를 찾기 위해 마지막에 휴대폰번호를 남긴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스마트폰 다이얼에 터치하여 전화를 걸어보려고 했고 일본 AV를 너무 많이 본 나머지 배우가 되고자 일본으로 가버린 호기심 많은 형과 형 덕분에 군면제를 받은 웹툰관리자 동생의 이야기인 (아프라테르), 명사가 비행을 하다 실종된 정작 품사라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 (품사의 하루)도 재미있었고 (일사부조리), (서점 로봇의 독후감) 역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중편인 (우리의 투쟁)에 나오는 엄마가 다른 삼남매들이 정말로 초등학생일까하는 의심을 하며 읽었는 데 불구가 된 아버지를 복수하기 위해 총을 쏘고 운전대에 손을 대고 적의 얼굴을 비틀어서 죽이는 등 그야말로 영악하면서도 보통내기가 아닌 무서운 아이들이 실제로 있다면 더 무서울 것 같아요.
다 읽고 나니 이갑수작가님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잡다한 지식이 많아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형같이 친근해지는 이미지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동네 태권도나 합기도, 킥복싱관장일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이갑수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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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날
전혜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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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소설집「해협의 빛」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전혜정작가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첫 장편소설 「첫번째 날」을 내셨고 처음에 읽어 보았는 데 뭐랄까 앞서 나왔던 이종산작가님의 「커스터머」를 읽으면서 느꼈던 기분을 또 다시 느꼈고 무엇보다도 첫 소설집 「해협의 빛」을 시작으로 편집자의 길을 걷게 된 황예인편집자가 스위밍꿀이라는 출판사로 독립하여 나가시게 되면서 조금 더디게 읽어져서 중간에 포기했었죠.
그리고 제가 약 2주마다 가고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읽게 된 사실인 데 2016년 무더운 여름에 저를 멍하게 만들었던 그야말로 순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최은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편집했던 김내리편집자가 책임편집을 하셨다는 것에 쓸데없는 의미부여를 하게 되며 ‘렘‘이라는 생명체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조금 힘겹게 읽었지만 다른 짐승들보다 도태되어 홀로 두면 살아남아가기 어려울 것이 분명한 렘을 네이처에서 최하계층의 삶을 살아가야 할 위기에서 구해주고 교육시키고 의식주를 제공해준 후원자를 얼간이라는 총으로 쏴서 죽여버린 죄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루시아행성으로 추방당한 ‘DH-194‘이 지켜내고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성애적인 면모를 보여줄 때부터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인간은 자신 뿐이라고 생각했으나 또 다른 인간이자 그 것도 자신과 다른 여성인 것이 분명한 ‘멜‘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변해지는 것 같아서 낯설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첫번째 날」을 읽으면서 교회에서 흔하게 들었던 아담과 하와(이브)의 이야기가 떠올랐고 그리고 그다지 연관성은 없지만서도 최초의 살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전혜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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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나라에서 - 젊은작가 앤솔러지 소설집
김유담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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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시리즈에 이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35세이하(2017년기준)의 신진작가들의 엔솔로지 소설집 「서로의 나라에서」가 출간되었고 긴 텀을 두고 읽었습니다.
이별을 테마로 하였으며 제일 먼저 4월 말에 읽은 김유담작가님의 (공설 운동장)은 사랑하던 선배와 이별을 택한 학원강사가 작년 첫 소설집 「스크류바」로 인상깊게 다가온 박사랑작가님의 (방갈로, 1996)은 어릴 때 해수욕장에서 온 가족이 한철 장사를 하고 손님이 다 떠나가고 마지막으로 장사를 접기 전에 술을 마시고 해수욕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월이 되어 읽게 된 박서련작가님의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읽으며 올해 초에 읽었던 김보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이 생각났었는 데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여자는 냉정하면서도 또 도와주기도 하는 모습이 제 머릿속에 남아있었고 박소희작가님의 (기록 : 떨어지는 사람들)또한 예전에 이와 비슷한 단편을 읽은 듯한 기시감이 있었는 데 아무튼 자신의 신체 중 일부와 의도하지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면 저도 모르게 좌절하게 되어 세상과의 이별을 택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양동혁작가님의 (안녕, 이별)은 제목만 봤을 때는 다소 평이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조금 더 가까이 있기 위해 백만번이상 태어나고 죽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의아하기는 했지만 모든 시공간이 사라지기 전에 서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이 제목이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겠다 생각했고 역시 작년 첫 소설집 「애호가들」로 미쳐버릴 것 같은 인상을 주신 정영수작가님의 (서로의 나라에서)를 읽으며 저 역시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위한 투쟁을 하며 밤에는 해시시를 피워야 될 것같은 강한 충동이 생겼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읽은 우다영작가님의 중편 (밤의 징조와 연인들)은 아마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데 이수와 석이 만나 사랑을 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다 집착을 하고 다툼을 하다 따질려고 했지만 섣불리 나온 이별의 말에 받아들이고 이별을 하고 얼마간은 마음이 아프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 과거의 인연을 정리하고 사랑하다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 모습이 물론 첫사랑과 또는 오래만난 사람과 결혼을 하는 연인들도 있지만 매우 특이하지 않은 경우인 데 씁쓸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런 시도가 일회성으로 끝날 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 이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의미있는 시도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가격이 5900원이라서 부담없이 구매하기도 좋은 데 그나저나 은행나무에서 기존에 하던 노벨라시리즈는 2016년 문지혁작가님의 「P의 도시」이후로 감감무소식이네요. 원래라면 장강명작가님의 작품도 노벨라시리즈로 나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 데 작년 이 맘때에 에픽로그라는 제겐 생소한 출판사에서 소리소문없이 나왔던 것 같아요. 좋았는 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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