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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날
전혜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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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소설집「해협의 빛」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전혜정작가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첫 장편소설 「첫번째 날」을 내셨고 처음에 읽어 보았는 데 뭐랄까 앞서 나왔던 이종산작가님의 「커스터머」를 읽으면서 느꼈던 기분을 또 다시 느꼈고 무엇보다도 첫 소설집 「해협의 빛」을 시작으로 편집자의 길을 걷게 된 황예인편집자가 스위밍꿀이라는 출판사로 독립하여 나가시게 되면서 조금 더디게 읽어져서 중간에 포기했었죠.
그리고 제가 약 2주마다 가고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읽게 된 사실인 데 2016년 무더운 여름에 저를 멍하게 만들었던 그야말로 순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최은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편집했던 김내리편집자가 책임편집을 하셨다는 것에 쓸데없는 의미부여를 하게 되며 ‘렘‘이라는 생명체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조금 힘겹게 읽었지만 다른 짐승들보다 도태되어 홀로 두면 살아남아가기 어려울 것이 분명한 렘을 네이처에서 최하계층의 삶을 살아가야 할 위기에서 구해주고 교육시키고 의식주를 제공해준 후원자를 얼간이라는 총으로 쏴서 죽여버린 죄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루시아행성으로 추방당한 ‘DH-194‘이 지켜내고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성애적인 면모를 보여줄 때부터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인간은 자신 뿐이라고 생각했으나 또 다른 인간이자 그 것도 자신과 다른 여성인 것이 분명한 ‘멜‘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변해지는 것 같아서 낯설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첫번째 날」을 읽으면서 교회에서 흔하게 들었던 아담과 하와(이브)의 이야기가 떠올랐고 그리고 그다지 연관성은 없지만서도 최초의 살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전혜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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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나라에서 - 젊은작가 앤솔러지 소설집
김유담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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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시리즈에 이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35세이하(2017년기준)의 신진작가들의 엔솔로지 소설집 「서로의 나라에서」가 출간되었고 긴 텀을 두고 읽었습니다.
이별을 테마로 하였으며 제일 먼저 4월 말에 읽은 김유담작가님의 (공설 운동장)은 사랑하던 선배와 이별을 택한 학원강사가 작년 첫 소설집 「스크류바」로 인상깊게 다가온 박사랑작가님의 (방갈로, 1996)은 어릴 때 해수욕장에서 온 가족이 한철 장사를 하고 손님이 다 떠나가고 마지막으로 장사를 접기 전에 술을 마시고 해수욕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월이 되어 읽게 된 박서련작가님의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읽으며 올해 초에 읽었던 김보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이 생각났었는 데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여자는 냉정하면서도 또 도와주기도 하는 모습이 제 머릿속에 남아있었고 박소희작가님의 (기록 : 떨어지는 사람들)또한 예전에 이와 비슷한 단편을 읽은 듯한 기시감이 있었는 데 아무튼 자신의 신체 중 일부와 의도하지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면 저도 모르게 좌절하게 되어 세상과의 이별을 택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양동혁작가님의 (안녕, 이별)은 제목만 봤을 때는 다소 평이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조금 더 가까이 있기 위해 백만번이상 태어나고 죽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의아하기는 했지만 모든 시공간이 사라지기 전에 서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이 제목이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겠다 생각했고 역시 작년 첫 소설집 「애호가들」로 미쳐버릴 것 같은 인상을 주신 정영수작가님의 (서로의 나라에서)를 읽으며 저 역시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위한 투쟁을 하며 밤에는 해시시를 피워야 될 것같은 강한 충동이 생겼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읽은 우다영작가님의 중편 (밤의 징조와 연인들)은 아마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데 이수와 석이 만나 사랑을 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다 집착을 하고 다툼을 하다 따질려고 했지만 섣불리 나온 이별의 말에 받아들이고 이별을 하고 얼마간은 마음이 아프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 과거의 인연을 정리하고 사랑하다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 모습이 물론 첫사랑과 또는 오래만난 사람과 결혼을 하는 연인들도 있지만 매우 특이하지 않은 경우인 데 씁쓸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런 시도가 일회성으로 끝날 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 이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의미있는 시도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가격이 5900원이라서 부담없이 구매하기도 좋은 데 그나저나 은행나무에서 기존에 하던 노벨라시리즈는 2016년 문지혁작가님의 「P의 도시」이후로 감감무소식이네요. 원래라면 장강명작가님의 작품도 노벨라시리즈로 나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 데 작년 이 맘때에 에픽로그라는 제겐 생소한 출판사에서 소리소문없이 나왔던 것 같아요. 좋았는 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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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 - 예술을 하는데 수학이 필요하다고?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
노준용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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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주로 국내소설을 즐겨보던 사람이었어요.
책을 구매할 때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에도 주로 국내소설이나 800번대 문학을 중심으로 봤었죠.
어쩌다가 우주나 별자리에 관심이 생겨서 아니면 외국어를 배워볼까하는 마음으로 혹은 영화에 관심이 순수하게 있어서 400번대 과학이나 700번대 언어, 600번대 예술을 한 두번 기웃거리기는 했습니다.
사실 오늘 읽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이자 CGV서면에 있는 「스크린 X」를 만드신 노준용교수님의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 : 예술을 하는데 수학이 필요하다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흥미롭거나 제가 좋아하는 분야여서 구매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지는 않았을 테지만
순전히 출판사 특별한서재에서 첫번째로 출간된 청소년인문교양이어서 구매를 하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은 그냥 영화촬영기법이나 영화를 만들 때 쓰이는 다양한 특수효과들의 명칭과 그 소개를 나열만 했다면 정말 읽기도 힘들었겠지만(특히 청소년들은 아예 책을 덮어버리지 않을까.) 전교1등을 도맡아하는 제준이 학교영화동아리인 ‘신성사‘에 문을 두드리며 거기에 가입하고 싶어하고 ‘신성사‘의 멤버인 그림을 잘 그리는 재우나 사진찍는 감각이 뛰어난 승태등 멤버들은 범생이에다 존재감없는 제준을 탐탁지 않아하고 컴퓨터수리를 하시는 제준의 아버지의 단골손님이자 카이스트교수인 강준용교수가 제준의 열정을 단박에 알아보며 제준과 신성사 멤버들에게 영화에 관한 많은 정보로 알려주는 약간의 스토리를 가미하며 영화촬영기법이나 영화제작등에 관한 것들을 설명하는 식이어서 그런지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더군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를 읽으며 중학교 1학년 때 창의적재량활동으로 전문강사님이 영화에 대해 가르쳐주시고 촬영기법이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등에서 쓰이는 제작기법등을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또 신성사멤버들과 함께 교수님이 스크린 X로 관람한 「킹 아서 : 제왕의 검」을 저 역시 서면 CGV에서 스크린 X로 봤는 데 흥미진진했고 좌석 양 옆의 벽면이 스크린으로 가득차서 눈 감을 수가 없더군요.
특서 청소년인문교양 2번째인 이상권작가님의 「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도 읽어 봐야 겠습니다.
분명히 허구이지만 제재브라더스가 만들어 낸 단편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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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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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현대문학출판사에서 「PIN 시리즈」를 선보였고 박상순, 이장욱, 이기성, 김경후, 유계영, 양안다시인의 시집을 동시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PIN 소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는 데 그 시작을 편혜영작가님이 끊으셨습니다.
「홀」이후 2년만의 출간하신 5번째 장편소설 「죽은 자로 하여금」은 과거의 조선소로 큰 호황을 누렸으나 조선소가 폐쇄되는 바람에 유령도시가 되어버린 이인시의 선도병원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울에서 이인시로 들어와 병원일을 이제 막 시작한 자신을 도와주던 이석의 비리를 발견하고 여러가지 고민 끝에 병원 홈페이지에 비밀글로 올리며 내부고발자가 되어버린 무주가 그 이후로 이석이 해직처리되고 동료들로부터 비난과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의 쓸데없는 정의감 때문에 이석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으며 병원에서 사경을 헤메는 이석의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마치 자신이 이석의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갖게 되었지만 머지않아 보란듯이 이석이 복귀하게 되자 커다란 의문을 갖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을 읽으며 제가 10년 전 제주도에서 약 1달 반동안 현장실습했던 것이 생각났었어요.
그 때는 저도 스무살을 4개월 남짓 앞두고 있었고 제 외모나 체격을 고려했을 때 분명 떨어질 것이 자명했던 현장실습에 덜컥 합격하고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던 한 호텔에서 배워가며 일하게 된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 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도 없어서 적응하려고 하니 벌써 끝나버렸지만 구두를 처음 신어본 탓에 구두 사이즈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내향성발톱이 생겨 엄청나게 고생했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솔직히 제가 그 곳에서 거의 적응도 힘들었고 친했던 사람들이 없었으며 애물단지취급을 받았는 데 잘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서운하더군요. 심지어 내향성발톱이 생겨서 아픈 와중에도 저를 성가셔했던 모습들을 보며 울컥하기도 했고 너무 억울해서 그냥 저도 모르게 노동부홈페이지를 클릭하여 하소연하고자 했는 데 같이 일하던 동료가 말리더군요.
그 때 올렸어야 했었는 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랬었다면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야했던 제 또래같은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이 아주 조금이나 좋아지지 않을 까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죽은 자로 하여금」을 읽으며 그 때의 저를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소설집도 나올 때가 된 것 같은 데 (몬순), (식물 애호), (개의 밤), (자매들)같은 단편들이 실릴 소설집이 기다려집니다.
편혜영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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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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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진작에 구매는 했지만 이제서야 도서관에서 읽어 보게 된 서은채작가님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아름답고 겉표지에 역시 매력적인 안표지까지...... 도서관에서는 양장커버를 빼지 않아서 좋았지만 겉표지를 빼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희완이라는 인물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나무가 아닌 ‘람우‘를 교통사고로 잃고 폐인이 되어가다 6년이 지난 후에 불현듯이 람우가 희완에게 다시 돌아와서 ‘일주일 후에 교통사고로 죽는 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세 번만 부르면 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전에 희완이 하고 싶은 것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하라고 하죠.
람우를 잃고 삶의 미련이 없던 희완이 버킷리스트에 작성한 대로 영화를 보고 기차로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지새는 등 람우와의 추억을 쌓아가는 사이에 람우가 죽기 전에 갔던 놀이공원을 가게 되는 데요.
사실 이 소설의 큰 줄기는 80여쪽에 다 나와 있어서 그런지 결말이 생각보다 빨리 나왔는 데, 그 이후 희완과 람우, 람우의 엄마와 람우의 생물학적 아빠의 현부인, 그리고 버킷리스트에 있던 ‘친구 사귀기‘로 인해 알게 된 특별한 능력을 지닌 고영현의 이야기와 나머지 람우 없이 살아가는 희완이와 희완을 만날 수 없는 람우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을 읽고 글을 남긴 다른 북플 회원 분처럼 약간의 인터넷소설을 읽는 듯한 유치함이 아주 조금 느껴지기는 했지만 람우가 좋아하는 희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하는 와중에
어쩌면 자신 때문에 람우를 잃게 만들었다며 죄책감을 느낄 희완이에게 ‘사실은 나도 살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네가 살아갔으면 해.‘(230쪽)라며 독백하는 대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까지도 버려가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더군요.
확실히 잘 읽혀지기도 했었기에 나중에 드라마로 만들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언제‘가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도 람우와 희완이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왔으면 좋겠으며 만나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은채작가님의 써내려가실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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