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3월, 현대문학출판사에서 「PIN 시리즈」를 선보였고 박상순, 이장욱, 이기성, 김경후, 유계영, 양안다시인의 시집을 동시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PIN 소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는 데 그 시작을 편혜영작가님이 끊으셨습니다.
「홀」이후 2년만의 출간하신 5번째 장편소설 「죽은 자로 하여금」은 과거의 조선소로 큰 호황을 누렸으나 조선소가 폐쇄되는 바람에 유령도시가 되어버린 이인시의 선도병원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울에서 이인시로 들어와 병원일을 이제 막 시작한 자신을 도와주던 이석의 비리를 발견하고 여러가지 고민 끝에 병원 홈페이지에 비밀글로 올리며 내부고발자가 되어버린 무주가 그 이후로 이석이 해직처리되고 동료들로부터 비난과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의 쓸데없는 정의감 때문에 이석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으며 병원에서 사경을 헤메는 이석의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마치 자신이 이석의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갖게 되었지만 머지않아 보란듯이 이석이 복귀하게 되자 커다란 의문을 갖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을 읽으며 제가 10년 전 제주도에서 약 1달 반동안 현장실습했던 것이 생각났었어요.
그 때는 저도 스무살을 4개월 남짓 앞두고 있었고 제 외모나 체격을 고려했을 때 분명 떨어질 것이 자명했던 현장실습에 덜컥 합격하고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던 한 호텔에서 배워가며 일하게 된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 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도 없어서 적응하려고 하니 벌써 끝나버렸지만 구두를 처음 신어본 탓에 구두 사이즈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내향성발톱이 생겨 엄청나게 고생했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솔직히 제가 그 곳에서 거의 적응도 힘들었고 친했던 사람들이 없었으며 애물단지취급을 받았는 데 잘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서운하더군요. 심지어 내향성발톱이 생겨서 아픈 와중에도 저를 성가셔했던 모습들을 보며 울컥하기도 했고 너무 억울해서 그냥 저도 모르게 노동부홈페이지를 클릭하여 하소연하고자 했는 데 같이 일하던 동료가 말리더군요.
그 때 올렸어야 했었는 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랬었다면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야했던 제 또래같은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이 아주 조금이나 좋아지지 않을 까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죽은 자로 하여금」을 읽으며 그 때의 저를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소설집도 나올 때가 된 것 같은 데 (몬순), (식물 애호), (개의 밤), (자매들)같은 단편들이 실릴 소설집이 기다려집니다.
편혜영작가님,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