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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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린「이웃이 같은 사람들」과 비슷한 장르의 정해연작가님의 「지금 죽으러 갑니다」는 사실 표지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구매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역시 장르의 특성상 매우 흡입력이 강한 소설입니다.
기억을 잃어버린 스물 다섯 살의 태성이라는 인물이 기초 생활 수급자의 신분으로 판자촌에 노숙하다시피 살아가고 있지만 살아가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PC방에서 우연히 검색하여 알게 된 동반자살 인터넷카페 ‘더 헤븐‘에 가입하여 ‘메시아‘라는 사람을 통해 동반자살하기로 마음을 먹고 직접 동반자살할 멤버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인 데, 멤버들을 만나 산 속 깊숙이 자리잡은 허름한 펜션같은 곳에서 5일 동안 누릴 것 다 누리고 먹을 것 다 먹고 실행하자는 ‘메시아‘가 자신의 소유인 펜션에서 평상시에 먹어 보지 못할 음식들을 제공하며 그야말로 천국으로 가는 특급 열차에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는 그 때에 스스로 먼저 자살해버린 멤버 한 명으로 인해 분위기가 달라지게 되는 데요. 초반에 나오지만 ‘메시아‘의 정체가 어마무시한 존재였고 그 사실을 점차 알게 된 태성이 죽으려고 했던 것을 깡그리 잊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너무 인상깊었는 데 지금 생각해보면 죽으려고 했던 것은 다 착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역시 흡입력이 강한 소설답게 결말까지 빠르게 읽었는 데 이게 흔히들 말하는 ‘빅 픽쳐 = 큰 그림‘인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무엇을 위한 큰 그림인지는 가늠이 잘 안되지만 분명히 그런 느낌이었어요.
정해연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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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같은 사람들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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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유랑탐정 정약용」에 이어 만나보는 김재희작가님의 스릴러소설이자 프로파일러 김성호가 등장하는 2번째 시리즈인 「이웃이 같은 사람들」을 단시간내에 읽었습니다.
중학교 기간제교사인 서연이 학교폭력사건으로 인해 재임용이 되지 않고 전에 살던 곳에서 성폭행이 일어날 뻔하기까지 해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아파트 1층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아파트 옵션으로 냉장고가 있었기에 중고로 구입한 오래된 냉장고를 버릴까하던 찰나에 앞서 중고매매사이트에 올린 것을 보고 연락을 준 의문의 사내에게 30만원을 받고 팔아버리게 되었는 데 그 팔아버린 냉장고에서 벌거벗은 소년의 사체가 발견되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인 데 2014년 10월에 출간된 프로파일러 김성호가 처음 등장하는「섬, 짓하다」를 읽어보지 않아서 구치소에 수감된 한남기와 엮인 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읽었는 데 뭐랄까요, 찜찜하면서도 은근히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해야할까 싶을 정도로 약점과 이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 너무 무서웠어요.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이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에 츨간 될 소설과 연결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나오기 전에 「섬, 짓하다」를 먼저 읽어야 전체적인 줄거리가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김재희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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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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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도 첫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에 실린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의 그녀가 작가 앞에서 책을 내밀지 종이칼을 내밀지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그 부분이 잊혀지지가 않았는 데 최정화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읽으면서 균열의 강도가 더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인터뷰)부터 (푸른코트를 입은 남자), (잘못 찾아오다), (내가 그렇게 늙어보입니까)까지는 24시간하는 무인세탁소에서 세탁물을 돌리며 읽었는 데 그 곳의 습기가 창문에 맺히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읽어 보니 확실하게 최정화작가님만의 이야기가 더 눈에 들어왔으며 나머지 (전화), (손), (오 년 전 이 거리에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읽을 때부터는 거짓말하지 않고 눈 앞이 일그러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희뿌옇게 보여져서 눈을 몇 번을 비볐는 지 모르겠더군요.
누군가에 대해 의심하고 어떤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나 말들로 인해 누군가의 대한 증오가 내 마음 속에서 조금씩 싹트다가 그 것이 반복되어 악의적인 망상같은 것이 제 머리 속에 가득차있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각이라는 것을 조금씩 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4시간하는 무인세탁소에 비치된 물티슈를 개업기념품인줄 알고 가져가신 할아버지가 물티슈 2개를 사시고 가셨다는 안내문을 보며 500원짜리 동전 2개를 넣어 1시간 에어컨을 틀었으나 2번이나 40분만에 꺼져버린 상황에서 다행히 어떻게 알고 사장님이 오셔서 환불받고 30분 무료로 틀어주셨지만...... 모르겠어요......
그렇게 불안과 의심이 제 마음 속에 조금씩 조금씩 싹이 자라나고 있다는 게......
그리고 (오 년 전 이 거리에서)를 읽으며 6년 간 일했던 9년 전에는 돼지국밥집이었던 편의점을 그만 두게 된 이 시점에서 6년 뒤 편의점이 있을 수도 또는 없너질 수도 있는 그 거리를 다시 가보게 되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최정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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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조경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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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일요일의 철학」이후 5년만입니다.
읽을 당시에 (단념)이라는 단편이 비교적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어서 기억하고 있었는 데 이번에 출간된 조경란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에서는 (11월 30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엄마의 부탁으로 오미숙이라는 여자에게 무엇을 받아내기 위해 문산행버스를 타는 훈이가 양계장을 하는 오미숙을 만나 계란 두 판을 들고 서울로 돌아오는 모습(11월 30일)이 인상깊었습니다.
「일요일의 철학」에서도 (봉천동의 유령)이라는 단편이 있었지만 이 소설집에서도 (저수하에서)라는 단편을 통해 작가님이 살고 계실 것으로 추정되는 관악구 지금의 이름은 행운동에서 집을 구하려고 하는 작가님의 자전적이야기가 돋보였습니다.
사실 저도 저수하라는 단어를 보고 저수지를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작가님이 만났던 택시기사이자 전대통령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도 대부분의 소설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이 ‘죽음‘이지만 유독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 전반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건강과 시)에서의 B, (11월 30일)에서의 찬이, (오랜 이별을 생각함)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현선생, 그리고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만 택시기사로 만나게 된 전대통령(저수하에서)까지......
소설집 제목이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도 좋았지만 논의했던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좋았던 것 같네요.
조경란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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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바통 2
최은영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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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바통시리즈 2번째인 「파인 다이닝」을 진작에 읽어보려고 했으나 앞서 제가 주기적으로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먼저 빌려보신 분이 계셔서 기다렸다가 반납이 된 것을 보고 빌려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 초에 출간되었던 바통시리즈 1번째였던 「호텔 프린스」가 호텔에서 머무르게 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파인 다이닝」은 인물들이 요리를 하는 모습이 소설 속에 녹아있어서 읽으면서 군침을 흘렸습니다.
조만간 두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을 내실 최은영작가님의 (선택)은 부당대우에 맞서 시위하던 철도승무원인 언니와 수녀가 된 동생의 이야기인 데 마지막에 둘째를 낳은 언니에게 미역국을 손수 요리하여 갖다 줄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컴백홈」 이후로 매우 오랜만에 작품으로 만나뵙게 되는 황시운작가님의 (매듭)에서 아직 살아있는 낙지를 자르는 것을 보던 아이가 낙지가 아프지 않을까?라고 물었을 때 저라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 지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작년 말 로맨스소설「설랑」을 출간하신 윤이형작가님의 (승혜와 미오)를 읽으며 저도 한번 밀푀유나베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승혜와 미오의 관계를 엄마에게 물어보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이미 「디지트월드」로 맛있는 디저트들의 향연을 보여주신 김이환작가님의 (배웅)에서도 달콤하지만 자연적이지 않은 예쁜모양의 초콜릿을 아이들이 받아서 먹는 모습이 귀여웠고 미래 속의 이야기지만 왠지 오래전 이야기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작년 말에 「재미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가르쳐 드립니다 합자회사」를 출간하신 노희준작가님의 (병맛 파스타)를 읽었을 땐 「X형 남자친구」, 「오렌지 리퍼블릭」에서 받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첫 소설집「발치카 No.9」으로 제게 강한 인상을 남기신 이은선작가님의 (커피 다비드)에서 카페 다비드의 사장에게 수감된 아들을 부탁하는 편찮으신 할머니의 사연이 너무 가슴 아팠고 올해 초 「홀딩, 턴」으로 만나본 적이 있는 서유미작가님의 (에트르)를 읽으며 이 것은 제 이야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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