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사랑하는 것 - 함정임 소설
함정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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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30주년이 되신 함정임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인 「사랑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제목자체가 너무 좋았고 입에 착 감겨서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해서 앞서 읽고 있던 책을 잠시 덮어두고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외국은 커녕 국내로도 수학여행으로 경주, 고등학교 때 각각 수학여행과 현장실습으로 제주도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주체적으로 여행을 거의 다녀보지 못했는 데 돌아다는 것은 좋아하지만 어디를 가서 무엇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딱히 어딘가를 혼자서 여행해본 경험 또한 없었기 때문에 이 소설집에 실린 총 10편의 단편 속에 등장하는 프랑스, 스페인, 미국, 포르투갈, 페루같은 외국에서부터 용인, 영도대교가 있는 영도나 태어나고 자란 해운대조차 가까이에 있지만 일부러 가지 않았던 곳들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갔었고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가고 현장실습하러 다시 한번 제주도에 간 것이 엊그제같은 데 10여년도 더 지난 일이라는 것이 실감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에서 맞이하는 죽음들이 물론 나이로만 따지면 아직은 멀었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것이니까 결코 남의 일 같거나 아득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우울하고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죽음이 불현듯이 제게로 오거나 천천히 오기 전에 꼭 해외가 아니라도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눈 속에 하나씩 담아두고 싶은 데 이놈의 코로나가 저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함정임작가님,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 꾸준하게 글을 쓰시고 이제 등단 30주년을 맞이하셨는 데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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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지구 벙커X - 강영숙 장편소설
강영숙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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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강영숙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부림지구 벙커 X」를 다 읽고 리뷰를 쓰면서 물론 이 소설은 허구이며 지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부림지구에서 태어나 잠시 N시로 갔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부림지구로 돌아온 유진이 벙커 X에서 대장, 세계적인 배우이자 스타가 꿈인 혜나와 지성이 넘치는 노인 부부, 신문기자였으며 유진도 본 적이 있는 최기자, 그리고 뉴스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드는 정수와 함께 기약할 수 없는 날들을 버텨내고 있는 모습이 지금 코로나라는 천재지변을 맞이 하여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항상 쓰고 손소독제로 수시로 소독하며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다녀야 하는 현실과 다를 바 없어서 너무 무섭고 암담하고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하는 걱정도 듭니다.
소설 속에서는 지진발생으로 인해 도시전체가 파괴되고 식량도 떨어져가는 상황이지만 지금 감염자와 사망자가 전세계에 늘어나고 있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체온계, 에탄올등은 품귀현상이 일어나 웃돈주고 구매하거나 약국이나 편의점에 그 제품들이 있는 지 전화하고 방문하고 그러면서 행여나 확진자가 내 주변에 지나가지 않았을까, 확진자가 간 곳에 내가 지나갔을까하며 불안해하는 것이 소설 속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에서 더욱 실감나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어보니 창비출판사만의 고유한 외래어표기법이 다 사라졌군요. 특히 134쪽의 ‘무뚝뚝한 성격의 카페 주인이 리얼 허니가 든 커다란 튜브를 들고 와,‘에서 ‘까페‘라하지 않고 ‘카페‘로 정확하게 표기했다는 점에서 신기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는 데 편집자를 보니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에서도 간혹 보았던 그 이름이 여기서도 있군요. 혹시 이 분 때문에...
강영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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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무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3
김엄지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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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3번째로 김엄지작가님의 「폭죽무덤」이 출간되었고 엄지누나의 팬(?)인 저는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첫 소설집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와 첫 장편소설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이 2015년에 출간되었으니 약 5년만에 만나보네요.
물론 2018년에 「목격」이라는 단편을 미메시스 테이크아웃 시리즈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긴 했지만 가볍게 읽기도 했고 따로 리뷰를 남기지는 않았기에 매우 오랜만에 읽어봅니다.
하얀바탕에 파랗게 칠해진 벽을 빌리기 위해 혀가 길 것 같은 남자의 뒤를 따라가는,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며 여동생과 번갈아가며 어머니를 보러 가는, 가끔씩 여자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장례식장에서 시뻘건 육개장 국물을 들이키고 있는 데 옆에 있던 사람이 붙잡아서 국물이 옷에 튀어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는 한데 그게 꼭 그 사람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온 몸에 팥을 뿌려대고 그 팥을 구하기 위해 마트에 가는 그 사람. 가끔 편의점에 들리거나 여전히 바닥을 물걸레를 닦고 있을 음악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일행이 있는 사람 주변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그 사람.
모래사장에 폭죽을 쏘아올리고 남은 잔해들이 푹푹 박혀 있고 그 바다 한 가운데에 벽이 보란듯이 있다면 그 것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읽은 제가 고민이 되기도 하고 가장 뜨거운 과일은 어떤 것일까 생각도 해보며 이 리뷰를 마칠까합니다.
김엄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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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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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 5번째로 강지영작가님의 「살인자의 쇼핑몰」이 출간되었고 알라딘에서 친필서명본을 팔길래 구매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중학생이었던 시절부터 이미 성인처럼 덩치가 컸고 이마 가장자리부터 탈모가 시작되어 사십대로 보인 삼촌 진만이 도박을 배우고 고등학생이 되기 전이 홀연히 사라지다가 지안이 태어나기 하루 전에 돌아왔고 부모님이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나고 할머니 또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진만이 잡화점 이른바 쇼핑몰을 잘 운영하다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데 스스로 목숨을 버릴 만한 사람도 아니지만 수입이 좋지않던 쇼핑몰에서 300만원어치를 주문한 사람이 있고 삼촌의 통장에서는 8억원의 잔액이 찍혀져 있어 지안이 수상하게 여기고 어릴때부터 안면이 있었던 사진관집 아들 정민과 함께 삼촌이 남긴 쇼핑몰을 정리하는 와중에 뜻밖의 사실과 인물들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진행되어 안 그래도 170여쪽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금방 읽어냈습니다.
사실 아쉬운 것은 짧은 분량이어서 숨겨지거나 생략되어 있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데 찬찬히 읽어보고 싶었는 데 금방 읽게 되어버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흥미로웠고 이야기의 반전이나 결말 또한 인상적이어서 또 읽어보고 싶습니다.
강지영작가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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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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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요?
이렇게 특정한 대상에 대한 글들이 마치 유행처럼 줄줄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제가 윤이형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만나보게 된 것은 2011년 1월에 출간되었던 두번째 소설집「큰 늑대 파랑」을 표지와 출판사만 보고 구매하여 읽어 보았는 데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뭐랄까, 거의 접하지 않았던 느낌을 신선하게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5년 1월에 출간된 세번째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에서도 대부분 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 나무옆의자 로망컬렉션으로 출간되었던「설랑」에서는 ‘로망컬렉션‘이라는 장르적인 소설도 쓰실 수 있으시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8월에 출간되었던 네번째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에서부터 느낌이 달라진 것 같더군요. 물론 여전히 작가만의 독보적인 색깔이 충만했던 단편도 있었지만 표제작이었던 (작은마음동호회)부터 무언가 결이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되게 낯설었어요.
제목이나 표지에서 기대는 했었는 데 읽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과는 좀 달라진 것 같아서 실망했다기보다는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리뷰를 쓰기는 했어요.
사실 2019년에 작가님에게 이상문학상을 수상에 영예를 안겨주었던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가 당연히 「작은마음동호회」에 실리지 않아서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그리고 2019년 말에 이상문학상과 관련되어 말들이 많아지고 이미 수상을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작가님이 활동을 중단하시게 되었다는 글을 읽었고 2020년 1월에 출간된 「붕대 감기」를 미루고 미루다 3월 첫 날에 읽게 되었는 데 그렇게 긴 내용이 아니었음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복잡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치 이때다 싶어서 유행에 편승하려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무엇인가 강요받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이 소설을 초반에 읽으면서 단순하게 무엇이다 구별하지 않고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 데 중반부터 특정한 대상에 대한 느낌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글들이 그럴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조금 피로감까지 느껴지더군요.
사실 지금도 복잡합니다. 괜히 읽었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는 데 아무튼 작가님이 중단하셨다고 하니 씁쓸합니다.
분명히 어떤 부분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역시 특정한 대상이 떠오를 수 밖에 없어서 여기까지만 써야 될 것 같아요. 별점 매기는 것도 의미가 없어서 공란으로 남겨야 될 것 같아요.
윤이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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