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위픽
김목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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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의 위픽 시리즈 시즌 2가 7월로 예정된 가운데 읽게 된 22번째 작품은 작가이기도 하지만 번역도 하시며 싱어송라이터인 김목인작가님의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사실 아코디언의 실물은 커녕 어린 시절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부는 것을 본 것 같기도 했는 데 그건 아코디언이 아니라 멜로디언이라는 악기였다는 것을 뒤늦게 떠올랐을 정도로 아코디언에 관한 지식이 전무했었던 내게 이 단편을 읽으며 아코디언에 대해 아주 잘 알게 되었다고는 솔직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명했던 뮤지션이 연주했던 카바뇰로를 프랑스에서 경매로 우연한 기회에 구매해 한국으로 들여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그 험난했던 여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실물(작가님이 소설의 첫 시작에 올려주신 사진을 보며)을 본 적은 없지만 왠지모를 뿌듯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김목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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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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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파이아키아》이달의 책 선정, 리뷰를 쓰고 있는 현재(6월 16일) 알라딘 종합 주간 5위를 기록 중인 김기태작가님의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드디어 읽게 되었는 데 그전에 작가님의 작품들이 각종 문학상 후보에 들거나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어서 나름 기대를 했지만 우연찮게 작가님의 사진을 보자 들었던 솔직한 생각은 생각했던 것보다 나이가 보여져 놀라웠고(실제로 서른 일곱에 등단하셨다는 기사를 리뷰 쓰시 전에야 접했어요.) 단편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젊은 세대의 감성에 맞추기 위해 애쓰시는 것이 아닐까하는 선입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실린 (세상의 모든 바다) 부터 (로나, 우리의 별) 에 등장하는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가상의 아이돌과 오디션출신 싱어송라이터, (롤링 선더 러브)의 맹희가 출연하게 된 연애예능 프로그램등 소설을 읽으며 소설 속 상황이 아닌 실제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뮤지션들이 자연스레 생각났고 이러한 것들을 작가님이 잘 활용하시며 소설 속에 녹아들어 젊은 세대가 좋아하고 공감할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바다)의 재일교포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 국적을 선택한 하쿠, <솔로 농장>에 출연하기 전에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별소득이 없지만(출연 후에도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진 않은 것 같은)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는 (롤링 선더 러브)의 맹희, 평범하고 무난하게 학업, 취업, 결혼을 하며 마침내 자신의 아이를 만나는 (전조등)의 평범하지만 인생을 잘 영위하고 있는 남자, 아무도 맡지 않으려던 <고전 읽기>를 선택하여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자신의 수업을 의미있게 들은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무엇보다 1년에 2달정도는 쉴 수 있는 (보편 교양)의 정교사인 곽, 부모로부터 배운 강박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에 주기적으로 가면서도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되어 해외를 포함하여 가고 싶었던 곳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팍스 아토미카)의 작가까지 어떻게보면 평균보단 높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가 반면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마트 알바를 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진주와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니콜라이,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한 채 그동안 힘겹게 운동했던 역도를 그만두게 될 예정인 (무겁고 높은)의 송희,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명민하게 활용하지 못한 채 아무도 오지 않는 게스트하우스를 지키고 있는 (태엽은 12와 1/2바퀴)의 노인같은 인물들이 있어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사람들 속에서 곳곳에 피어나는 각종 악숙한 매체들은 덤으로 접할 수 있었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읽으며 저 역시도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으며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143쪽 변형하여 인용)‘하며, ‘모두가 공평하고도 아늑하게 하얀 눈에 덮여서, 미처 닿지 않는 그늘에서도 단정한 마음으로 목도리를 여밀 수 있는 날(무겁고 높은, 263쪽 변형하여 인용)‘이 제게로 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김기태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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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심장 훈련
이서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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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신 분들이 그렇듯 정말 예쁜 표지와 그에 걸맞는 명랑하지만 때로는 그 명랑함이 철 없고 한없이 어린 소녀들의 역경과 고난한 인생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서아작가님의 첫 소설집 [어린 심장 훈련]을 읽으며 저도 어두컴컴하고 막막한 인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터득하게 되어 매우 의미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검은 말) 속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사는 고모가 자신이 소년원에 가게 된 이유를 퀴즈형식으로 두 번씩이나 물어보는 것에서부터 심상치 않았는 데 그 이유가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때리거나 그것이 아닌 정말로 사람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해도 고모를 무서워할지언정 저 역시 절대로 혐오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고모가 했던 이 질문이 머리속에 계속 남아 한동안 그 이유를 계속 생각할 것 같아요.)
(서울 장미 배달) 의 리혜에게 줄 장미다발을 할아버지의 방을 뒤져서 훔친 돈으로 꽃집에서 사가지고 발레 학원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서울 사람들이 다정하게 바라보듯이 웃으며 바라볼 것 같고, (악단) 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따라부르며 자유로운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고 (초록 땅릐 수혜자들) 168쪽 ‘그 집은 마을 안쪽에서 들어가면 진입이 가능하지만 마을 바깥에서 찾아오려면 운전이 불가능해 차를 어딘가에 대고 들어와야 하는 곳이었다. 이 모든 사실을 된 건 진희의 지도 덕분이었다.‘ 라는 문장에서 알게 된 건, 된 건 앞에 들어가야 할 무언가가 빠졌다는 것이겠죠.
(빨간 캐리어)의 골프장 캐디는 아니었지만 (푸른 생을 위한 경이로운 규칙들)의 소녀처럼 저도 역시 잠시나마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들이 떠올랐는 데 때로는 (빨간 캐리어)의 캐디처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푸픈 생을 뤼한 경이로운 규칙들)에서 이끌어주던 선배같은 어른들을 만나지 못한 안타까움 또한 같이 생각나더군요.
(사하라의 DMZ) 처럼 사하라사막과 모로코, 스페인의 발렌시아는 커녕 비무장지대인 DMZ에도 제대로 가본 적이 없기에 사하라사막을 가이드 해주던 ‘버릇없고 무식하지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반쪽짜리 역사가 같은‘ 아랍인 가이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떠한 것들은 내가 평생토록 알 수 없는 영역(사하라의 DMZ, 255쪽)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서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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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새소설 15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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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의 15번째는 김이설작가님의 5번째 경장편소설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입니다.
1975년생 문헌정보학과 동창인 20대에 일찍 결혼해 두 아들이 군에 제대했거나 군에 가있는 난주, 성실하지만 무능력한 남편과 딸 예원과 함께 낮에는 학교 급식실에서 밤부터 새벽까지는 이자카야에서 설거지를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정은, 그리고 셋 중 유일하게 전공을 살려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결혼하지 않고 정확한 병명도 모른 채 아픈 엄마를 간병해야 하는 미경이 10월의 마지막 주 금, 토, 일요일에 2박 3일간 강릉으로 여행을 가며 그녀들의 지난한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인데 그녀들의 찬란했지만 힘들었던 20대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에 바빴던 30대,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보내고 있는 40대를 지나 어느덧 50대가 그녀들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관찰하는 것이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남의 일이며 아직은 제게 아득한 먼 훗날이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제가 아는 어떤 분이 생각이 나는 것은 단순히 그녀들과 동년배라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난주, 정은, 미경 이렇게 세 사람이 잠시 시간을 내어 그녀들의 추억이 담겨진 곳으로 여행을 떠났고 2박 3일이 끝나면 각자의 자리가 있는 오송, 안양, 보은으로 돌아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죠.
그러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만나거나 기약없는 세월이 지나도 만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들의 남은 나날들이 순탄하게 흘러가기를 그렇다고 너무 무미건조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이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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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소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유리 지음 / 마음산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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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짧은 소설이 벌써 20권이라니 놀라우면서도 앞으로 출간될 짧은 소설들이 기대가 되는 가운데 그 스무번째는 이유리작가님의 「웨하스 소년」입니다.
보통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에는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과 작품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주시는 작가님이 함께 협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 데(사실 이기호작가님의 「눈감지 마라」에서도 그림이 없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작은 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읽어보지 않고 그대로 반납해버려) 이번 작품의 표지가 외국작가님의 작품이라 그런지 이번 「웨하스 소년」에서는 14편의 짧은 소설만이 실려있어서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브로콜리 펀치」와 「모든 것들의 세계」를 통해 이유리작가님의 작품들을 접해왔기에 그림이 없어도 좋을 것이라는 예감을 하며 읽기 시작했고 그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우연히 냇가에서 발견한 캔을 따려고 하자 캔 속에 있던 존재가 제발 따지 말라고 다급하게 외쳐대던 (작가의 말)부터 지구와 같은 푸른 행성을 반려 동식물처럼 가꾸는 (가꾸는 이의 즐거움), 작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을 포착하여 보여주는 (기쁨 목걸이)와 내 생애 가장 특별했던 날로 돌아갈 수 있는 (돌이키는 하루), 랜덤으로 하루하루의 행복과 불행을 구독하는 (투데이즈무드), 나 자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차라리 버섯이 되는 선택을 하는 (버섯의 나라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을 흡혈하며 뺏어가는 (보석 모기)나 날개를 달고 태어나버린 (웨하스 소년)과 예기치 못한 상처로 인해 행복을 찾은 (따개비)의 연인, 그리고 공기가 들어있는 반투명한 고양이와 줄에 매달려 빙빙 돌고 있는 비쩍 마른 뼈다귀를 파는 백화점에서 비교적 평범하게 모자와 구두를 팔던 (새해 다짐)의 인물들까지 한참 전에 바뀐지 오래지만 저를 애먹이던 가게 내 프런터기기와 세스코가 지켜주므로 이제는 볼 수 없었던 쥐새끼들이 떠올라 결코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자연스레「브로콜리 펀치」를 읽었던 당시로 시간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유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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