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가 꿈꾸는 세상 레인보우 북클럽 6
카시미라 셰트 지음, 부희령 옮김, 최경원 그림 / 을파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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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을파소 레인보우 북클럽, 몇 권 읽지 않았는데 좋은 글이 많다. 여러 국가의 많은 작가들의 글을 싣고 있으며, 초등 고학년 이상 청소년들이 읽기에 좋은 책들이다. 딸이 중학생이어서 아이에게 권하면서 함께 읽게 되었는데, 매번 좋았다. 다루고 있는 주제도 좋지만 책 뒤에 실려 있는 작품 설명이나 배경이 된 국가에 대한 소개의 글이 아주 좋다.

  이번 권에서는 배경이 인도이고 작가인 인도인이니 만큼 인도 문학에 대한 소개와 배경이 된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의상, 음식 등 문화, 간디의 독립운동인 사티아그라하(비폭력 저항 운동)가 설명돼 있다.

  이야기의 내용은, 인도 브라만 계급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소녀 릴라가 열두 살에 남편이 갑자기 뱀에 물려 죽는 바람에 미망인이 되면서 겪게 된 일을 담고 있다. 브라만 계급의 여성이 미망인이 되면 1년간 머리를 빡빡 깎고 몸에서 모든 장신구를 다 뺀 채 갈색 옷만 입은 채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애도기간을 보내야 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는 일로 이런 시련을 겪게 되자 릴라는 무척 힘이 들지만 아마다바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오빠와 샤비벤 선생님 덕택에 힘든 시기를 잘 넘긴다.

  간디가 아쉬람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던 곳인 아마다바드에서 공부하고 있던 릴라의 오빠는 브라만의 전통대로 애도기간을 보내야 하는 동생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잘못된 관습은 타파해야 한다고 부모를 설득하지만 거센 저항에 부딪힌다.

  릴라도 어제까지는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일이 자신의 일이 되자 무척 힘들어 하지만 샤비벤 선생님과 공부를 하면서 그리고 선생님의 조언대로 신문을 읽으면서 간디가 영국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깨닫는다. 릴라는 결국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인도에서는 신분제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보면 같은 신분제 속에서도 남녀차별도 있다. 브라만 남자가 아내를 잃었을 경우에는 아무런 제재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브라만 여자가 남편을 잃었을 경우에는 여자에게 복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 해석한고 한다. 쉽게 말해 여자는 죄인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세상에는 불합리하지만 전통이나 관습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옥죄는 것들이 많다. 빨리 그런 것들을 개선해야겠다.

  인도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배우면서, 세상의 부조리한 일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려준다. 재미있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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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밤에 여우가 열린어린이 그림책 14
미국 민요, 피터 스피어 그림, 김연수 옮김 / 열린어린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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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칼데콧상 수상작이라는 딱지가 붙은 것을 보고 고른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 참 좋다. 정말 환상적이다. 미국 민요에 멋진 그림을 덧붙인 책이다.

  민요라서 이야기는 단순하다. 추운 날 밤에 여우가 달님께 빛을 달라고 빈다. 그래서 그런지 보름달이 떴다. 그런데 왜 밝은 빛을 달라고 빌까? 멀리 사냥을 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 환한 보름달 빛을 받고 여우는 농장에 가서 거위와 오리를 훔쳐온다. 입에는 거위 한 마리를 물고 등에는 오리 한 마리를 지고 온다. 역시 대단한 아빠다. 그렇게 힘들게 사냥을 해 와서 아기 여우들에게 먹인다는 내용이다. 말했던 대로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다만 민요라서 노래에서처럼 같은 말이 반복되는 구절이 많아서 읽을 때 저절로 리듬감이 생긴다. 그 미국 민요를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그림은 참 좋다. 화려한 색깔의 채색화와 단색화가 반복되는데, 마치 달님이 비췄다 안 비췄다 반복하는 느낌이다. 미국 농촌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게끔 두 쪽에 걸쳐서 펼쳐지는 그림은 마치 내가 그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림 중 재미있는 그림이 있다. 1863년이란 연도가 명판에 새겨진 동상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이게 누구의 동상일지 아주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물론 이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다만 남북 전쟁 당시의 영웅을 기린 동상인가 보다. 1863년 미국에서는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11월)도 있었고, 미군 최초의 흑인 부대였던 54 매사추세츠 보병연대의 연대장이 된 로버트 쇼 대령이 난공불락이라고 불렸던 남군의 와그너 요새를 공격한 때이기도 하다고 한다. 아무튼 그림 속에서 이런 역사적인 사실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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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정말 좋아요 - 노마 그림책 콩쿠르 수상작 1
마르타 아빌레스 글 그림, 윤원미 옮김 / 파란자전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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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요즘 동사무소를 개조해서 만든 작은 도서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아주 좋다. 전에는 버스를 타고 가야 도서관이 있는데 지금은 걸어서 가도 될 만한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서 좋다.

  지금이야 책이 아주 흔해져서 아이들이 책이 귀한 줄을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책이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물론 도서관 수도 아주 부족했고. 도서관의 수는 국민 수 대비로 따지자면 지금도 선진국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편이라고 한다. 그래도 지금은 좋은 책들도 많아졌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도서관에도 갈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마 이 책의 주인공만큼은 도서관에서 느끼는 감흥이 더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도서관이 굉장한 황홀하고 즐거운 곳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역사책, 수학책, 천문학책, 과학책, 동화책 등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냐에 따라 그것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들도 다양하고 말이다. 도서관에 관한 짧은 글이지만 그곳에서만 받을 수 있는 인상을 아주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

  다만 그림이 단색이라 아쉽다. 색감이 화려했다면 각각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들이 배가됐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 흑백의 그림이 총천연색 상상의 색을 입히라는 깊은 뜻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도서관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잘 표현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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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그레이트 어드벤처 5
미겔 데 세르반테스 원작, 다니엘 로요 글, 앙드레 주이아르 그림, 강희진 옮김 / 다섯수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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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작가들의 명작을 어린이들이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줄거리만을 소개해 놓은 <명작동화>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돈키호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아동도서로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돈키호테’라는 말은 ‘무모한 사람’, ‘저돌적이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아이들도 아주 친숙해져 있다. 하지만 <돈키호테>가 스페인의 유명한 작가 세르반테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돈키호테>의 줄거리만이라도 설명해 주는 동화가 나와서 기쁘다.

  돈키호테는 스페인의 시골 마을인 라만차에 사는 귀족 ‘키차다’가 기사의 삶을 실천하겠다며 길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붙인 기사명이다. 그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로시난테라는 늙은 말을 타고, 자기 집의 하녀인 알돈자를 자신이 사랑을 맹세할 여인인 ‘둘시네아’로 정하고서 기사로서의 삶을 찾아 떠난다.

  돈키호테는 모험 중에 가난한 농부 산초 판사를 만나고 그에게 나중에 섬의 총독으로 임명시켜 주겠다고 약속하고 동행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키호테를 골려주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꾸미기 때문에 그의 모험은 순탄치가 않다. 그가 어떤 모험을 했을지, 또 기사 행세 때문에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잘 그려져 있다.

   그런데 돈키호테가 기사가 되기로 작정한 계기가 재미있다. 집에서 온종일 읽던 기사도 소설에 심취해서였다. 게다가 집안에 걸어둔 녹슨 창과 검, 방패 등 기사들이 사용했던 무기도 그가 망상에 빠지는 데 한몫 했다. 아무튼 이 점에서 볼 때 편독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그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주제를 아우르는 고른 독서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

  <돈키호테>의 원작은 중세 기사의 생활과 유럽의 시골 마을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책은 아동 도서라 원작의 그런 깊은 맛은 느낄 수 없으나, 기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정도는 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적어도, 아이들이 돈키호테라는 말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 정도는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좋다. 다만  책 뒤에 원작자나 작품에 대해 부연 설명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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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개정판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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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독특하다. 아홉 살 인생. 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인생을 논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물론 조숙한 아이도 있다. 형편상 세상을 일찍 알아버린 아이도 있다. 주인공 여민이도 그런 편이다. 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것이 세상의 전부였을까?

  여민이는 아홉 살답지 않게 인생이 무엇인지를 일찍부터 깨닫는다. 한때 폭력배였지만 엄마와 결혼을 하고 나서는 180도 달라진 아빠를 통해, 그들 가족이 둥지를 튼 서울 산꼭대기 동네에서 만나게 된 여러 사람들을 통해 인생이 무엇인지를 일찍부터 터득한다.

  누나와 외롭게 살고 있으며 거짓말을 예사로이 하는(어찌 보면 상상력이 무지 풍부한)  기종이, 주먹으로 동네 짱이 된 검은제비, 어두컴컴한 집에서 혼자 살다가 생을 마감한 동굴 할매, 산꼭대기 동네에서 악착같이 월세를 받으러 다니는 풍뎅이 영감, 아이들에게 미치광이라고 불리는 고시 준비생 골방 철학자, 만날 싸움하는 금복이네, 골방 철학자의 편지 심부름 때문에 알게 된 피아노 선생님 윤희 누나, 기종이 누나와 결혼하게 되는 월남전 상이군인 고물장수, 교육자로서나 인간적으로나 자질 없는 선생님 등 여민이가 만났던 사람들을 통해 그가 느꼈던 인생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여민이는 윤희 누나가 소설가가 되면 좋겠다고 싶을 정도로 말도 잘 하고 인생에 대한 고찰도 예리하다. 그의 부모와는 다르게 영특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그걸 보니 불현듯  ‘난 그 나이에 뭐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공터나 골목에서 애들하고 신나게 놀기만 했을 때다. 인생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 생각이 없었던 때다.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 내가 너무 깊이 없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 글을 스물아홉 살에 쓰기 시작해 서른 살에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물아홉 해 동안 살아오면서 느끼고 배웠던 인생 이야기를 아홉 살짜리를 통해 정리해 본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보통 아홉수, 아홉 고개란 말을 자주 쓴다. 아홉 살에서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가도 적어 놓았다. 남 몰래 슬펐던 ‘아홉 살 인생’에 한 살을 더 채우고 보니, 어쨌든 마음이 담담해졌다. 아홉수, 넘을 때가 힘들지 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그 얘기다. 그렇지만 아홉이라는 나이는 어쨌든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다가올 삶을 설계하기에는 좋은 나이다. 한번쯤 읽어 보면서 인생에 대한 다짐을 새로이 하는 것도 좋으리라.

  나는 한 번도 산동네에 살아 본 적은 없었지만 그 시절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신기하다. 아마 나이 탓이리라. 60~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그 때를 추억하며 삶을 돌이켜 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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