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끈 - 성장 그림책
이브 번팅 글, 테드 랜드 그림, 신혜은 옮김 / 사계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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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생을 달리한 소중한 사람을 추억하는 물건으로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보통 사진을 꼽는다. 혹은 그가 애지중지했던 물건들 등.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그들과 가졌던 아름답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책의 로라처럼.

  로라의 엄마는 3년 전에 돌아가셨다. 로라는 엄마를 추억하는 물건으로 예쁜 단추들을 모아 끈에 묶은 ‘기억의 끈’을 갖고 있다. 이 기억의 끈은 로라의 외증조할머니 때부터 간직해 오던 것으로서, 로라의 외증조할머니, 외할머니 그리고 로라의 엄마가 추억이 담긴 옷들에게서 떼어낸 단추들을 모은 것들이다. 특히 그 속에는 로라 엄마가 걸프전에 파병되었다가 무사 귀환한 로라 아빠를 기념하기 위해 뀌어 놓은 것도 있다.

  로라에게는 제인이라는 새엄마가 생겼는데, 로라는 아직은 그녀를 엄마로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래서 로라는 아빠와 새엄마가 베란다에 페인트를 칠하는 동안 일부러 마당에 앉아 기억의 끈을 들여다보면서 엄마를 추억하고 있었다. 그러다 고양이 때문에 기억의 끈이 끊어진다. 다른 단추들은 모두 찾았으나 엄마를 생각하게 해주는 아빠의 군복 단추만 찾지 못한다.

   이 일을 계기로 로라는 새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다. 제인은 로라가 아직은 자신을 새엄마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고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알고 로라는 제인에게 미안해진다.

 로라의 마음속에 있는 엄마의 빈자리가 쉽게 채워질 것 같지 않았는데, 이 일이 전화회복이 되어 앞으로는 로라가 제인을 편하게 들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도 소중하지만 현실의 중요함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재혼 가정의 아이가 겪는 되는 심리 상태를 잘 그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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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골 미륵이 사계절 아동문고 50
김정희 지음, 이선주 그림 / 사계절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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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제 강점기 말에서 해방을 거쳐 미군정 치하에 있을 때까지 야시골에 살던 미륵이의 가족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을 사람들 중 일부는 빨치산이 되고 또 일부는 경찰이 되어 서로를 죽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왜 우리 민족에게 이런 비극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여우가 많이 출현하고 깊은 산 속에 여우굴이 있다고 해서 야시골(야시는 여우의 경상의 방언)이라는 불리는 산골 마을에서 미륵이 가족은 감나무 집 할아버지의 산을 지키는 산지기로 산다. 이곳에서는 산지기를 갓지기라 부르면서 천시한다.

  미륵이라는 이름은 미륵불처럼 되라는 바람에서 할아버지가 붙여주신 이름인데, 미륵이는 제 이름보다는 ‘갓지기’라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마을에 살던 영대만이 미륵이의 이름을 불러주며 친구로 대해준다.

  야시골의 깊은 산 속에 있는 야시굴에는 일제의 징용을 피해서 마을 청년들이 숨어 살았다. 그런데 이들은 해방이 되고나자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한데 어울려 다녔다. 이들이 바로 우리 역사에서 ‘빨갱이’ 또는 ‘폭도’로 낙인찍힌 빨치산 1세대다. 미륵이 아버지도 그 중 한 사람이었고 감나무 집 할아버지의 아들도 그랬다.

  그런데 이들은 해방이 되자 미국에 빌붙어서 권력을 잡으려던 사람들에게 탄압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일본에게서 해방만 되면 자유롭게 잘 살 줄 알았는데, 해방이 되자 이제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갈라놓고 주인 행세를 하려 했다.

  이 책의 본문에서는 빨치산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산속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산속 사람인 미륵이 아버지는 간혹 집에 와서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미륵이에게 가족들을 당부하고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부탁한다. 미륵이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평등 세상을 꿈꾸지만, 미륵이는 가족은 산속 사람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끌려가서 매질을 당하고 나중에는 집까지 불 태워진다. 그 사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막내 동생이 죽는 일도 일어난다. 아버지 역시도 토벌대에 의해 산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당한다. 한편 삼촌이 경찰이었던 영대 네는 영대 네 대로 산속 사람들에 의해 피해를 입고 삼촌마저 목숨을 잃게 된다.

  이런 싸움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던가? 산속 사람이나 토벌대 모두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들에게 아픔만 남겨주었을 뿐이다. 미륵이 가족의 삶을 보자. 도무지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산다. 야시굴에서 짐승처럼 살기도 한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후에도 빨치산 가족들은 굉장히 고통스런 세월을 겪었다고 한다.

  지금도 종교 때문에 그리고 사상 때문에 전쟁을 하는 것을 보면 과연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우리는 잊고 사는 것 같다. 그 모든 것들이 사람을 위해 존재할진대 지금의 상황은 그것들이 우리는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본말이 전도된 이런 상황들을 빨리 인식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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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한 마리 - 적은 돈에서 시작된 큰 성공
케이티 스미스 밀웨이 지음, 김상일 옮김, 유진 페르난데스 그림, 강명순 감수 / 키다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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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테크 전문가들이 재테크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권하는 것이 바로 ‘종잣돈 만들기’다. 어떤 일에서든 준비자금이 되는 ‘종잣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탉 한 마리>는 아프리카 가나 중부의 쿠마시 근처 아샨티 마을에서 가난한 집에 태어난 콰베나 다르코 씨의 실제 어린 시절 이야기다.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어린 나이 때부터 가족을 돌보고 학교 수업료를 내기 위해 시장에서 자질구레한 것들을 파는 일을 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돈을 모으기는커녕 끼니를 잇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콰베나는 닭을 키우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이스라엘에 있는 대학에서 가금학을 공부한다. 졸업 후 고향에 돌아와 은행에서 대출금을 받아 양계장을 운영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종잣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콰베나는 가난한 이들에게 종잣돈을 빌려주는 ‘시나피 아바 트러스트’라는 단체를 만들고 가난한 이들에게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을 실시한다. 2006년에는 이 단체의 기금을 받은 가나 국민이 5만 명이나 되었다. 200달러 정도의 적은 돈이 대출되지만 이 돈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암탉 한 마리>는 코조라는 소년이 살고 있는 몹시 가난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집집마다 조금씩 돈을 내서 한 가족에게 빌려주어 작은 일이라도 하게 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런 기금을 받게 된 코조는 암탉 한 마리를 사고, 그 암탉을 잘 키워서 계란을 팔면서 점점 돈을 모으고 나중에서 큰 농장을 운영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해서 벌게 된 돈의 일부를 농장 직원들에게 빌려줌으로써 그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돕는다.

  굉장히 혁신적인 발상이다. 이런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을 시행하는 기구와 단체가 세계 여러 곳에 있다. 2006년에는, 이런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을 운동을 최초로 시행한 공로로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총재이자 경제학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가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부터 창설된 ‘신나는조합’을 필두로 사회연대은행, 사회복지은행, 기쁨과희망은행, 열매나눔재단 등이 운영 중이다.

  우리 속담 중에 ‘십시일반’이 있다. 밥 열 숟가락이 모이면 밥 한 그릇이 된다는 말이다. 밥 한 숟가락은 한 사람의 허기를 없애는 데 부족하지만 그게 모여 합 한 그릇이 되면 한 사람을 배부르게 할 수 있다. 이처럼 가난하다고 해서 그저 밥 한 술만 떠 넣어줄 것이 아니라 가난을 딛고 일어설 만큼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밥 한 그릇의 도움이 필요하리라 생각하는데 바로 그런 도움이 되는 것이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제도가 되겠다. 이것의 성공 사례로서 귀감이 되는 얘기가 바로 이 책 <암탉 한 마리>다. 무엇이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방법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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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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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후기 때 성행한 세책방과 필경사, 천주학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장이의 아버지는 책을 베껴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필사쟁이다. 그런데 천주교도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자 천주학 책을 베껴 썼다는 이유로 관아에 끌려진 모진 매를 맞고 풀려난다. 장이 아버지에게 일을 맡긴 책방 주인 최 서쾌(서적중매인)는 도주해 화를 면했는데 가난하고 힘없는 장이 아버지는 도망가지 못하고 화를 당한다.

  결국 장이 아버지는 뒤늦게 찾아온 최 서쾌에게 장이를 부탁하고 숨을 거둔다. 장이는 최 서쾌의 약계책방에서 책 배달을 하면서 필사일도 거둔다. 책 배달일을 하면서 홍 교리 같은 지체 높은 양반도 만나게 되고 도리원이라는 기생집도 알게 된다. 후에 알고 보니 홍교리와 도리원 식구들 모두 천주교 신자였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장이는 서 대감 집에 천주학 책을 배달하러 가다가 관원들이 그 집에서 천주교인들을 잡아가는 것을 본다. 이 사실을 최 서쾌에게 알리자 그는 장이에게 숨어있으라고 했지만, 장이는 목숨을 걸고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돕는다.

  조선 후기에 천주교가 박해를 받을 때 천주학 책은 금서였다. 어느 시대에건 시대적 이상에 맞지 않거나 사람들에게 불온한 사상을 물들인다는 이유로 읽기를 금했던 책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장이 아버지처럼 직업상 책을 베껴 쓴 것뿐인데 그것에 대해서도 죄를 물어야 하는가의 합당성 문제를 따져 보게 된다.

  건전한 사회 윤리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각 사람의 몫이므로 스스로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놔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다소 수준 있는 문제도 생각해 보게 만들지만, 이야기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

  조선 후기의 풍속이 눈에 보인다. 그때는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등 흔히 고전소설이라는 불리는 언문소설들이 상당히 유행했다. 그래서 세책방이라고 해서 지금의 책대여점 같은 곳이 성행했고, 그와 더불어 책을 베껴 쓰는 필경사의 일도 많았다고 한다. 책에도 나왔지만 기혼 여성들이 친정에 나들이 왔다가 책을 빌어다 밤새 읽는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책 읽기가 인기였는가를 잘 알려준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책을 통해 서로 인연을 쌓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다. 장이와 장이 아버지, 최 서쾌와 홍 교리, 도리원의 미적과 낙심이 등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 서로 도움을 주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서재를 두고 많은 책을 꽂아두기를 희망한다. 그렇기에 책과 노니는 집, 한자로 하면 서유당(書遊堂)이라는 서재 이름이 무척 근사하게 들린다. 서유당은 장이가 책 배달을 가서 만난 홍 교리 집의 서재 이름이다. 늘 책과 노닐 수 있는 마음 자세로 살아야겠고 그만큼 성숙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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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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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벼락이라는 말은 자주 써도 똥벼락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그런데 똥벼락이라니...도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했다. 똥벼락이라면 ‘흥부전’에 나오는 놀부 같은 못된 사람이나 맞았을 벼락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권선징악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똥의 거름으로서의 효용가치도 잘 알려준다.

  지금은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 똥의 가치를 논할 형편이 못되게 되었지만 옛날에는 똥이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존재였다. 똥만큼 거름으로서 귀한 것도 없었다. 아궁이에서 나온 재와 섞어서 밭을 비옥하게 하는데 사용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어딜 가든 아무리 급해도 참았다가 집에 와서 볼 일을 봤다고 하지 않던가?

  이 책의 주인공 돌쇠 아버지가 바로 그 예를 잘 보여준다. 집에 가서 볼일을 보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자 싸서라도 집에 가져가야겠다고 하는데 실수로 그만 똥을 뭉개 뜨린다. 그리고는 눈물마저 글썽거리자 이 모습을 본 도깨비는 기가 막힌다. 그래서 돌쇠 아버지를 도와주기로 하고 도술로 김 부자네 똥을 돌쇠네 집에 갖다 준다.

  이 덕에 돌쇠 네는 풍년이 든다. 그런데 그 똥거름 속에서 금반지가 나오지 않겠는가? 이것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김 부자네 집에 간 돌쇠 아버지에게 김 부자는 도둑이라고 몰아붙이며 매를 치고 똥값을 물어달라고 억지를 부린다. 이에 도깨비는 욕심쟁이 김 부자에게 벌로 똥벼락을 내린다. 통쾌한 이야기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옛날에는 똥이 거름으로 쓰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수세식 화장실 문화를 갖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그러니까 근 30년 전만 해도) 재래식 화장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때 내 외갓집에서는 똥거름을 사용했었다. 물론 지금은 시골에서도 똥거름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 운동 차원에서 예전의 자연친화적인 화장실 운동을 벌이는 곳도 아주 드물게 있긴 하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곳에 아이들을 데려가 우리나라의 고유의 화장실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합성 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문제 때문에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예전의 이런 똥을 통한 거름 문화를 다시 잘 활용해보면 어떨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아무튼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의 농사 풍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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