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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공부 -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3월
평점 :
말을 조리있게 잘 못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위축이 된다. 말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 이 시대에 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이를 극복하고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스피치 조언서는 아니다. 사기, 한비자, 설원, 여씨춘추 등 중국 고전에 나오는 말과 관련된 고사를 소개하면서 설득력 있게 말 잘하는 법을 안내한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이 글의 성격을 금방 알 수 있다. 촌철살인, 언중유골, 지피지기, 언어유희, 우화우언, 이류일추, 이심전심, 일침견혈, 선행후언, 일언천금이다.
나는 이 중 일침견혈 중에서 한고조(유방)가 한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고조가 신하에게 자신이 천하를 얻은 까닭과 항우가 천하를 잃은 까닭을 말할 때, 자신은 전장에서 승리하는 일에서는 장량만 못하고,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위한하며 전방에 식량을 공급하는 데서는 소하만 못하고, 백만 대군을 통솔해 승리하는 일은 한신만 못하지만, 이 뛰어난 세 사람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항우는 범증이라는 뛰어난 인물이 있었지만 믿고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유방은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사용하지 않고, 우둔한 사람은 장점을 사용한다'는 귀곡자의 지혜를 정확하게 알고 따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평했다. 나는 대부분 내가 알아서 하려다 보니 힘만 들고 효과는 많이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책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것은 말에 대한 조언이라기보다 행동에 대한 충고이긴 하지만.
이렇듯 이 책은 중국 고사를 이용해 설득력있고 효과적인 화법과 행동을 조언한다. 또한 이를 통해 중국 역사와 위인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 수 있다.
우리는 말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말 한 마디면 천냥 빚도 갚을 수 있다는 격언이야말로 자본주의 시대인 요즘에 새겨둬야 할 지침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것도 문제지만, 타인이 공감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도록 말하는 비법을 익히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기에 이런 책에 눈길이 간다. 잘 골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