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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평점 :
책의 표제가 된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라는 흥미로운 물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에 대한 답은 사람들이 홍대 앞을 홍익대의 앞이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젊음의 거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란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여서 이에 대한 답이 몹시 궁금했는데, 이를 유식하게 경제학 용어로 답하면 ‘인식경제학’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경제에 대해 소개해 놓았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디자인경제’라는 말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프롤로그를 보면 저자는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활용되던 디자인의 개념을 소비자들에게도 알려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고 밝혀 놓았다. 그러면서 8개 분야를 나눠 다양한 디자인경제 개념을 설명해 준다. 넓은 세상을 이로운 접근법인 디자인 경제를 비롯해 나라, 생활, 관계, 소득, 생각, 동네, 비즈니스 들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는데, 그동안 몰랐던 경제의 흐름 이면에 있던 이야기들이어서 무척 재미밌게 읽었고 각각의 움직임에 대해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한 그동안은 디자인 하면 예술적인 것만을 떠올렸는데, 사회의 움직임도 그렇게 흘러가도록 유도하거나 그것에 따라 새로운 흐름이 생겨난다는 점에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경제활동이라는 저마다의 이름을 붙인 경제학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경제학 책이라고 하면 전문용어나 그래프가 난무해 읽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 책은 요즘의 특징적인 경제활동의 동향들을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적인 움직임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분명 요즘 우리의 경제생활은 이전과는 참 많이 달라졌다. 음식도 배달앱을 통해야 시킬 수 있게 되었고, 중고물품도 개인이 얼마든지 팔 수 있게 되었으며, 드라마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볼 수도 있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서는 무엇이든 살 수 있게 되었다. 또 편의점이 이렇게나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게 될지 혹은 골목길이 관광 상품이 될지 등을 어떻게 알았겠는가?
나는 특히 6장의 ‘생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 경제’를 매우 관심 있게 보았다. 그 중에서도 85쪽의 공간경제학 부분의 “경제성이 없다면 제거되는 지금의 사회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젠 공간에 대한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남았다. 이 얘기는 물론 인터넷시장의 성장과 기계의 등장으로 유인점포의 감소에 대해 말하면서 공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말이었지만, 내게는 우리 사회의 경제의 흐름을 모르면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이다.
60년대에 태어난 나에게는 요즘의 사회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은 그 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살고 있기는 한데, 그런 변화에 보다 잘 적응하려면 이렇듯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잘 알려주는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 한 번 꼭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