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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집에 있어요 ㅣ 아이스토리빌 1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최연순 옮김, 한수진 그림 / 밝은미래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실직한 아빠를 모델로 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아이 눈으로 바라보게 된 아빠와 가사, 그리고 아이와 아빠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주인공 엘로디의 아빠는 실업자가 되기 전까지는 가정 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사람이었다. 일찍 출근해서는 늦게 퇴근했을 뿐 아니라 엘로디의 엄마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아빠는 전혀 거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실직을 한 뒤부터는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바뀌게 되었다. 이제는 엄마가 오전에 직장에 나가신다. 엄마가 오전에 일을 하고부터는 엘로디를 하교시키는 일을 르마르샹 아줌마가 돈을 받고 해주셨는데 이제는 엘로디의 아빠가 해준다. 그리고 이제는 청소도, 빨래도, 요리도 아빠가 직접 하게 되었다.
매일 학교로 자신을 데리러 오는 아빠가 부끄러워 엘로디는 친구들에게 아빠가 중병에 걸려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것을 빼면 엘로디와 아빠의 관계는 너무나 좋아졌다. 엘로디는 아빠의 요리 솜씨에 약간 불만이 있긴 하지만 열심히 숙제도 봐주고 함께 돌아주시는 아빠가 너무나 좋다. 그 전까지는 아빠가 이런 분일 줄 몰랐는데......그래서 심지어는 아빠가 취직이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까지 생긴다.
엘로디의 생일에 아빠는 엘로디의 친구들을 초대하는 근사한 파티를 열어 주었는데, 그 때 엘로디의 아빠가 만든 깜짝빵이 대히트를 쳤다. 이 일이 있고부터 생일파티에는 깜짝빵이 단골메뉴가 됐다나뭐라나...... 생일 파티를 잘 치른 뒤에 엘로디는 단짝친구인 카롤린에게 아빠의 불치병이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또다시 거짓말을 한다.
그동안 엘로디의 친구들은 불치병에 걸린 아빠를 둔 가려한 아이라는 생각에 엘로디에게 더 없이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그 덕에 엘로디는 인기 있는 친구 그룹에 속할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이제는 거짓말을 끝내기로 한다. 그런데 아빠가 그 일을 아셨는지 모르지만 실업은 불치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빠는 직장에 다니지 않고 집안일을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앞으론 오전에만 할 수 있는 일을 구해야겠다고 말한다.
요즘은 가정에서 주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아빠들이 간혹 볼 수 있다. 그런 경우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에서 남녀의 역할이란 게 꼭 아빠는 바깥일을 하고 엄마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이 아니라 형편에 따라서 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어서 좋다. 아이들이 이런 것을 인식하면서 가정 일은 집안 식구 모두가 나눠서 하는 일이란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