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경영 비법이라는 그 제목만으로도 솔깃해지는 책이다. 게다가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이라는 시리즈여서 더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전작 도서들에서도 봤지만 이 시리즈는 하루에 두 쪽씩 부담 없이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주제는 경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어린이 경제 도서로는 어떻게 용돈기입장을 쓰고 어떻게 하면 목돈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실전 어린이 재테크 책이나 경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을 설명해 주는 경제원론 같은 책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는 성공한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나 돈의 가치나 경제적인 관념을 일깨워 주는 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경제에 대한 테크닉 전수보다는 경제적인 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 될 것 같다. 그 중 이 책은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여러 민족이나 국가의 상술과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 그리고 성공한 기업가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우선, 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민족인 유대인의 상술과 경제관념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유대인은 미국의 2%에 불과하지만 최고 부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록펠러, 빌 게이츠,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소로스,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 등이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이처럼 유대인들이 돈을 잘 버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돈의 가치와 중요성을 배우고 혼자 살아가는 힘을 키우며 돈 버는 방법을 여러 모로 연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이 어떻게 그런 경제 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탈무드에 수록된 이야기나 초콜릿으로 유명한 허쉬 같이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재밌게 들려준다.
그 다음에는 작은 것의 미학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일본의 상술과 경제관념에 대해 알려준다. 일본의 경우는, 작은 라면 가게라 하더라도 그 전통과 맛을 중시하며 후손 대대로 가업을 이어오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들이 왜 그리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는지, 그리고 왜 작은 상품과 모방품을 잘 만드는지도 알려준다.
또, 예전에는 중국인 장수를 ‘비단장수 왕서방’이라 불렀는데 이게 타당한 말이었다는 설명과, 만만디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중국인의 상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특히 상업의 신으로도 모셔진다는 월나라의 범려의 얘기는 참 재미있었다.
이밖에도 무역 강국으로 발전한 네덜란드, 개척정신과 마케팅의 힘을 보여준 미국, 파격적 유행을 일으키는 영국, 패션 명품이 많은 이탈리아. 안전과 튼튼함으로 인정받고 있는 독일에 대한 상술도 들려주며, 우리나라의 개성상인(송상)의 상술도 알려준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저마다의 독특한 상술이나 경제관념이 있다니 참 재밌는 글이었다. 또한 많은 경제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는 돈에 대해 전과는 다른 생각이 들 것 같고, 보다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 같다.
우리는 현재 돈의 힘이 막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돈이 인간을 앞서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돈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이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선 문화를 갖고 있었음에도 발전이 늦은 이유는 역시 돈에 있었던 것이다. 좀 더 일찍 돈의 가치를 알고 상업을 일으켰다면 좀 더 빨리 발전했을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이 돈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세상에서 힘 있는 사람이 되고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으려면 돈을 장악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유대인들처럼 일찍부터 경제적인 관념을 익히고 돈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돈을 자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도 흔쾌히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선 부모들부터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