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
존 버닝햄 글.그림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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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카>, <검피 아저씨의 외출>, <우리 할아버지>, <알도> 등 좋은 그림책을 쓴 존 버닝햄의 책이다. 그래서 더욱 기대하면서 읽었다. 스티븐이라는 아이가 엄마 심부름으로 가게에 다녀오면서 생각하는 것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글이다.

  아이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가게에 가서 물건들을 제대로 사오지만 집에 오면서 곰, 원숭이, 캥거루, 염소, 돼지, 코끼리들을 차례로 만나는 바람에 사온 물건들이 종류별로 하나씩 비게 된다.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은 6가지 종류로 품목마다 일렬로 배열해 역삼각형 모양으로 나열돼 있다. 여섯 개짜리에서부터 하나씩 줄어들면서 밑으로 나열돼 있다. 그런데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각 층에서 한 개씩 사라진다.

  아마 그 물건들을 스티븐슨이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계란 한 개는 떨어뜨려 깨뜨렸을 것이고....재미있는 그림이고 이야기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가는 일은 즐거울 때도 있지만 하기 싫을 때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봐도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내 아이들도 그렇고. 그럴 경우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다면, 그 길이 보다 즐거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작가도 심부름이 싫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런 상상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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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꽃잎따라 웅진 우리그림책 4
김근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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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동화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그림책에 역사 동화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 얘기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절에 전쟁터로 끌려간 바우 형과 봉이 아저씨, 독립운동을 하러 떠난 아버지, 그 일 때문에 일본순사들에게 시달리다가 병이 난 어머니를 위해 바람이는 할머니와 함께 해인사에 불공을 드리러 왔다. 그러다가 팔만대장경을 보게 되고 큰 감명을 받게 된다.

  밤에 잠시 잠에서 깬 바람이는 벚꽃들의 이끌림에 의해 고려시대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버지가 대장경판의 글자를 새기는 각수 일을 하는 꽃잎이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고, 몽골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대장경판을 새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을 보면서 모두가 마음을 모은다면 반드시 일제의 지배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림이 참 멋지다. 작가 김근희는 순수 회화 작가로서 소박한 일상과 잊혀져가는 옛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비주얼 에세이 작업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미국에서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역시 일러스트레이터인 남편 이담 씨와 공동으로 그린 그림책 <폭죽소리>가 1996년 볼로냐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서>는 1998년 미국 학부모협회 선정 도서상을 수상했다. 어쩐지 <폭죽소리>의 느낌이 나더라니, 같은 작가였다. 이렇게 그림책 읽기에서는 작가를 아는 즐거움도 참 좋다.

  책 뒤에 지은이의 말을 보면 그녀가 팔만대장경을 2006년 추석에 국내에 와서 본 뒤 무척 감명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81,258장의 목판에 5,200만자를 한 사람이 쓴 것처럼 거의 동일한 필체로 새겨낸 고려인들의 열정을 보았기 때문에, 대장경판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자랑스런 조상들, 대장경에 깃들여진 고려인들의 숨결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뜻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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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안경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2
김성은 지음, 윤문영 그림 / 마루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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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자녀로만 구성된 핵가족이 보편화된 요즘 세상에서는 거의 볼 수 없게 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물씬 풍기며, 대를 이어 무언가를 전수한다는 것이 영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대를 이어 물건을 전달하는 것은 좋은 풍습인 것 같다. 나도 이다음에 늙으면 나만의 소중한 물건을 내 아이들에게 남겨야겠다.

  할머니를 잃고 홀로 되신 할아버지가 아이 집에 살러 오게 되면서 아이의 생활은 즐거워진다. 할아버지는 마당 구석구석에 꽃을 심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에도 길에까지 아이 마중을 나온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에는 자전거 뒤에 태우고 공원을 돌아보기도 하고, 함께 그림책을 읽기도 한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실 때 할아버지는 안경을 끼신다. 칠도 벗겨지고 한 쪽 다리에 테이프가 붙어 있는 아주 낡은 안경이다. 아이는 요새는 그런 안경을 쓰는 사람이 없다며 새 것으로 바꾸라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거쳐 아버지로 이어져 이제는 자신에게 대물림된 소중한 안경이라고 말씀하신다.

  아이는 할아버지 집에 안 계신 날 책장 위에서 연을 꺼내다가 그 안경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모르는 척 연을 들고나가 신나게 놀다 집에 오지만 걱정이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이미 그 안경을 고쳐서 쓰고 계셨다. 그러면서 괜찮다고 말씀하신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아이는  나중에 자기가 할아버지가 되면 안경을 쓰겠다고 한다.

  낡은 안경이 할아버지와 아이의 마음을 보다 끈끈하게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이가 할아버지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내 아이들도 그렇지만 요즘 조부모와 손주의 관계가 많이 소원한 것 같다. 아무래도 같이 살지 않다 보니 서로 간에 정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추억을 공유할 시간도 없고 서로 마음을 확인해 볼 시간도 없다. 이 안경 같은 매개물이 있어서 서로가 정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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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아기 양
엘리자베스 쇼 지음, 유동환 옮김 / 푸른그림책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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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아주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표지의 3/4이 양의 몸통이고 그 밑으로 가늘고 얇은 두 다리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표지 한쪽 귀퉁이에 ‘전 세계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아동문학의 고전’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하면서 보게 됐다.

  작가 엘리자베스 쇼는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났지만 동베를린에서 대부분 활동했다.  동화작가이자 풍가화가였던 그녀(1920~1992)는 <말괄량이 삐삐>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 유명한 동화작가들의 작품에 그림을 그렸고, 1963년부터는 직접 글을 쓰기 시작해 동화작가로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양치기 할아버지는 믿음직한 양치기 개 폴로와 산 중턱에서 양을 돌보며 살고 있다. 그는 뜨개질을 하며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폴로는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양들을 우리에 모는 일을 하는데 제멋대로 행동하는 까만양이 너무나 밉다. 까만양은 할아버지에게 폴로가 자기에게만 으르렁거린다며 눈에 안 띄게 하얀 털 스웨터를 짜달라고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가 까맣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다 비 오고 천둥치는 날, 까만양은 진가를 발휘해 양들을 무사히 지켜낸다. 그리고  양털을 깎는 계절에는, 할아버지가 그의 털에서 까만털을 뽑아내 하얀 양털 제품에 까만 무늬를 낼 수 있게 해줌으로써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준다.

  다름에 대해 이렇게 일찍부터 그림책에 다뤘다니 놀랍다.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이 결코 나쁜 것만을 아님을 알려준다. 다르게 생겼다는 것보다는 다른 것들과 얼마나 조화로우냐가 관건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세상에 진짜로 까만 양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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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의 백스테이지를 엿보다 - 아이디어를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
필 베이커 지음, 조창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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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보다는 ‘아이디어를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에서도 지적했지만 이제는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얼마나 잘 제품화하고 또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시키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 좋은 아이디어는 넘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실생활에 유용한 제품으로 구현하고 적정 값에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문득 얼마 전 텔레비전 방송에서 했던 특허와 발명에 관한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거기서 한 발명가가 아주 많은 발명을 했고 특허 출원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돈벌이가 안 돼서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키기 못했다며 발명가로서의 삶이 후회된다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아이디어만 좋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것을 잘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고, 또 잘 팔리게끔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가 기술의 변화를 가장 쉽게 실감할 수 있는 것은 휴대폰이 아닐까 싶다. 텔레비전 광고에서 가장 많이 바뀌는 것이 휴대폰 광고이다. 자고 나면 새 제품이 나오고 또 자고 나면 새로운 기능과 색상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 시장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제조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의 개발부서원, 마케팅 담당자, 해외협력팀 등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제품 개발, 생산, 홍보, 판매 더 나아가 A/S까지,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그들이 다 쓰고 버릴 때까지 제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알 수 있다. 저자 필 베이커는 애플컴퓨터의 예전 명성을 되찾아준 아이팟의 성공을 예로 들면서, 하나의 제품이 시장이 그야말로 대박이 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을 모두 고려돼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제품 및 시장 개발과 관련한 전 영역에 걸친 전문가로서, 특히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의 정보 기술 제품의 생산 및 전략적 제휴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아이팟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경험들을 들려주면서, 하나의 제품이 성공을 하려면 기업들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제품의 개발, 디자인, 외주생산, 협력사와의 공동 작업, 마케팅, 유통, 특허나 계약 같은 법적 사항 등 분야별로 조목조목 자세히  짚어준다.

  그래서 나와 같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 책은 재미없을 수가 있으나(우리나라 기업도 아니고 외국 기업들 얘기여서 더 그렇다),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져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알려주고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나름대로 유익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CEO를 꿈꾸는 청소년들이나 기업 경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듯하다. 기업 경영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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