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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꽃잎따라 ㅣ 웅진 우리그림책 4
김근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5월
평점 :
역사 동화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그림책에 역사 동화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 얘기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절에 전쟁터로 끌려간 바우 형과 봉이 아저씨, 독립운동을 하러 떠난 아버지, 그 일 때문에 일본순사들에게 시달리다가 병이 난 어머니를 위해 바람이는 할머니와 함께 해인사에 불공을 드리러 왔다. 그러다가 팔만대장경을 보게 되고 큰 감명을 받게 된다.
밤에 잠시 잠에서 깬 바람이는 벚꽃들의 이끌림에 의해 고려시대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버지가 대장경판의 글자를 새기는 각수 일을 하는 꽃잎이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고, 몽골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대장경판을 새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을 보면서 모두가 마음을 모은다면 반드시 일제의 지배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림이 참 멋지다. 작가 김근희는 순수 회화 작가로서 소박한 일상과 잊혀져가는 옛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비주얼 에세이 작업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미국에서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역시 일러스트레이터인 남편 이담 씨와 공동으로 그린 그림책 <폭죽소리>가 1996년 볼로냐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서>는 1998년 미국 학부모협회 선정 도서상을 수상했다. 어쩐지 <폭죽소리>의 느낌이 나더라니, 같은 작가였다. 이렇게 그림책 읽기에서는 작가를 아는 즐거움도 참 좋다.
책 뒤에 지은이의 말을 보면 그녀가 팔만대장경을 2006년 추석에 국내에 와서 본 뒤 무척 감명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81,258장의 목판에 5,200만자를 한 사람이 쓴 것처럼 거의 동일한 필체로 새겨낸 고려인들의 열정을 보았기 때문에, 대장경판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자랑스런 조상들, 대장경에 깃들여진 고려인들의 숨결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뜻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