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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는 수학의 달인 - 경주로 떠나는 수학 여행 ㅣ 수학과 친해지는 책 3
안소정 지음, 최현정 그림 / 창비 / 2010년 2월
평점 :
사실 그동안은 우리 민족이 수학과 친숙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뉴스에서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처럼 엄청난 수학 실력을 겨루는 대회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기사를 보면서도 우리 민족과 수학과는 그다지 친밀감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몹시 낯설었지만 그만큼 호기심도 생겼다. 이 책은 우리 선조들이 남긴 놀라운 유물 속에 감춰진 수학 원리들을 입증해 보여줌으로써 우리 민족이 얼마나 수학을 중시했던 민족이었나를 보여준다. 첨성대, 불국사와 석탑, 석굴암, 안압지에서 발견된 14면체 주사위인 주령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건축에서도 수학적으로 완벽한 조형미를 이룩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잘 알려준다. 석굴암은 완벽한 수학의 세계를 구현한 작품이며 불국사의 석탑들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의 석탑들은 비례식을 사용해 안정돼 보이면서도 하늘 높이 솟은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밖에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산가지나 산통 같은 셈을 위한 도구와 자나 저울 같은 도량 도구, 수표교와 해시계 등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수학적인 생활이 어떠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계산 막대를 이용한 곱셈과 문살 곱셈은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배우는 수학들은 서양의 수학자들에 의해 이론이 정립된 것이 많기 때문에 수학 하면 서양의 학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이 책에서 보니 약 2천 년 전 중국의 수학자 유희가 쓴 <구장산술>에는 분모, 분자, 방정 등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수학 용어들도 나오고 서양보다 훨씬 앞서 원주율, 분수, 소수, 음수를 다를 정도로 동양이 수학에서 서양보다 훨씬 먼저 발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수학을 ‘태학’이나 ‘국학’에서 가르칠 정도로 수학의 발전이 상당히 이루어졌으며, 고려시대부터는 과거시험에 산학과가 있을 정도였다고 하며, 세종대왕도 수학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동안 수학에 대해 얼마나 잘못된 편견을 가졌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민족성 자체가 원리 원칙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수학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먼 민족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이 남긴 수학의 원칙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유물들을 보니 다시금 우리 조상들의 지식과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고 깊이 사유하고 의미를 담아놓은 우리 조상들이 더욱 존경스럽고 그들이 만든 많은 유물들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