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개정증보판
신병주.노대환 지음 / 돌베개 / 2005년 7월
평점 :
어떤 문학 작품이든 시대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저자 자체가 그 시대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거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것도 그 시대에 집필된 역사서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 미술 작품, 음악 작품 등을 비롯한 많은 예술작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머의 <오딧세이>나 <일리야드>를 통해 고대 그리스 시대를 짐작해 볼 수 있듯이 <홍길동전>이나 <사씨남정기>를 통해서도 당시의 역사를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작품처럼 저자가 분명해서 시대적 배경이 명확한 작품들뿐 아니라 <흥부전><심청전>처럼 작가 미상의 작품에서도 그것이 주로 읽혔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본래도 역사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은 누가 읽어도 재미있게 느낄 주제다. 문학 작품 속에서 역사를 찾아본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문학 작품도 깊이 알고 역사 지식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책에는 20편의 고전작품에 대한 문학적이고도 역사적인 설명이 들어 있다. 금오신화, 설공찬전, 전우치전, 임진록, 홍길동전, 계축일기, 박씨전, 사씨남정기, 장화홍련전, 인현왕후전, 한중록, 춘향전, 옹고집전, 허생전, 은애전, 홍경래전, 배비장전, 흥부전, 채봉감별곡, 심청전이다.
이 중에서 <설공찬전>과 <은애전>은 이름도 처음 듣는 작품이었다. <설공찬전>은 중종 때의 학자 채수가 지은 것으로 조선시대판 귀신 이야기다. 이 책은 귀신을 소재로 했을 뿐 아니라 화복이 윤회한다는 허황된 이야기로써 백성을 현혹한다는 이유로 금서가 되었다.
<은애전>은 정조 때 전라도 강진 지방의 김은애라는 여자가 저지른 살인 사건과 전라도 장흥 지방에서 발생한 신여척 살인 사건의 판결을 기록한 글인데, 정조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살인범이었지만 살인하게 된 동기가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였는데, 정조는 바로 이 둘의 동기를 기리기 위해 이 글을 쓰게 했다. 그 동기야 어떻든 정조가 명백한 살인자들을 두둔하면서까지 사람의 도리를 강조한 것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원한을 풀기 위해 자신이 한 일들을 정당화하기 위함이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에는 20편의 고전소설 속에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술술 읽히게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그저 옛이야기처럼 읽혀졌던 우리 고전소설에 감춰진 깊은 뜻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며 역사 지식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