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잘 잊어버리는 고양이 모그 - 3~8세, 개정판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2
주디스 커 글.그림,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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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보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골목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끊일 날이 없었고 도둑고양이도 아주 많았는데...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림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모두 다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이 책의 모그도 그렇다. 뚱뚱한 몸통이 왠지 미련스러워 보이지만 사랑스럽다. 게다가 이 고양이는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것이 특기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나도 나이를 먹다 보니 무엇이든 잘 잊곤 한다. 모그는 어찌나 깜박깜박 잘 잊는지 밥 먹은 것을 잊을 때도 있고 자신이 날 수 없다고 것조차 잊어버려서 높은 데서 무모하고 뛰어내릴 때도 있다. 물론 고양이들은 높은 곳에서도 잘 뛰어내리지만 모그는 뚱뚱해서 그게 쉽지 않다. 또한 모그는 부엌문에 마당으로 나가는 고양이문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마당에서 집안에 들어오려면 꼭 부엌 유리창을 박박 긁으며 시끄럽게 울어댄다. 그러니 사랑받을 수 있겠는가? 

  모그의 주인 가족은 이런 모그를 ‘성가신 고양이 녀석’이라며 핀잔을 준다. 그러나 모그의 이런 특성 때문에 어느 날 집에 든 도둑을 잡게 된다. 그날 이후 모그는 경찰서에서 ‘용감한 고양이’라는 메달은 받게 되고 이제는 가족들에게 칭찬을 받는 입장이 된다.

  전화위복이다. 또한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요즘 연예인들을 봐라. 못 생겨서 더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고 노래를 못해서 더 튀는 경우도 있다. 개성 시대다. 단점을 단점으로만 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 봐야 한다. 성공한 이들 중에는 자신의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이들이 얼마든지 있다. 용기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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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비룡소의 그림동화 64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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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렉>이 영화로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림책 작가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 중에 <슈렉>이 있었다. 어찌나 놀랍고 반갑던지...즉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왔다.

  윌리엄 스타이그는 원래 만화가였다. 그림책 작가로는 60세에 등단했다. 그러니 그가 <슈렉>의 원작자라는 것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고, <슈렉>이 세계적으로 히트해서 속편이 이어서 나오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서 더욱 놀랍고 반가웠다.

  이전에 읽은 그의 작품 <엉망진창 섬>에서도 그는 육지와 물 속, 공중에 사는 온갖 이상한 괴물들을 창조해냈다. 그래서 그것들에 비하면 슈렉은 점잖다고 할까, 아니면 꽤 반듯하다고 할까. 아무튼 괴물성이 다소 줄어든 느낌이다. 그러나 괴물에 대한 설명에서는 슈렉이 더 자세하고 훨씬 괴물답다.

  슈렉은 엄마, 아빠보다도 못 생겼고 입으로는 불을 뿜고 귀에서는 연기가 솟는다. 역겨운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나무나 풀이 길을 비켜줄 정도다. 이런 슈렉이 못된 짓을 하러 세상으로 나오다가 마녀를 만나고 마녀에게 자기 운명에 대해 묻는다. 마녀는 슈렉에게 당나귀를 만나게 될 것이고 그 당나귀가 만나게 해 준 기사를 물리치면 공주와 결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공주는 슈렉보다 훨씬 못생겼단다. 그런 말에는 아랑곳 않고 슈렉은 공주라는 데만 주목한다.

  슈렉은 마녀의 예언대로 당나귀를 만나고 성 앞에서 갑옷의 기사를 물리치고 공주를 만나서 결혼한다. 그냥 줄거리를 말한다면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이야기다. 전통적인 공주와 기사 이야기 또는 공주와 왕자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슈렉과 공주의 모습을 본다면, “으악!”하고 저절로 비명이 나온다. 더 재미있는 것은 슈렉과 공주는둘 다 자신들이 못 생겼고 더럽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첫눈에 반해서 결혼을 한다. ‘사과잼 롱롱’, ‘꼬끼오 꼬꼬’라는 요술 주문의 힘 때문일까? 이 주문들이 둘이 만났을 때 외치는 주문이다. 이 주문 때문에 눈에 콩깍지가 쓰인 것도 아니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제대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한 것이다.

  이 그림책의 공주에 비하면 영화 <슈렉>에 나오는 피오나 공주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이고 공주다운 분위기다. 이 책의 공주는 새도 아닌 것이 입은 부리처럼 생겼고 마녀 같기도 한 아주 끔찍한 모습이다. 기괴스런 분위기지만 웃음이 난다. 유머가 있는 책이다. 당나귀만이 <실베스터와 요술조약돌>이라는 작품에 나온 당나귀 실베스터를 연상시킨다. 이 당나귀를 통해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 풍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유난히 무서운 이야기를 무지 좋아하고 미지의 것에 대해 흥미를 보이는데 그럴 때 있으면 좋겠다. 괴물의 모습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영화 속 슈렉의 이미지가 떠올라 슈렉을 좋게만 보게 되지만 이 책의 슈렉의 모습에 주목한다면 영화 속 슈렉을 까맣게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사랑은 어디에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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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기본영어 (2020년용) -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소원석 외 지음 / 천재교육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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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재미있는 문제집이다. 초밥.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쉽다. 의미도 좋다. 初BOB. ‘고등학교 영어의 시작’이라는 의미의 처음 초에다 Best Of Basic의 줄임말인 BOB를 붙인 것이다. 제목만 봐도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제목이 독특하기도 했지만 강남구청의 인터넷수능방송 강의교재라는 점에도 매혹돼 이 책을 구매하게 됐다. 이제 중3이 되는 딸과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서 영어 공부를 한 딸과 좀 더 깊이 있는 문법 공부를 위해 이 책을 구입했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 아직 강남구청의 인터넷수능방송은 들어보지 않았지만 그 유명세를 알기에 교재 내용에 신뢰가 간다.

  또, 아이가 설명이 장황한 책을 싫어하는데, 이 책은 핵심만 정리가 잘 돼 있다. 그리고 문제가 많다. 토익, 토플, 토셀, 텝스 등 영어 자격 인증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제와 내신에서 잘 나오는 문제가 따로 정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해 문제는 수능 시험 문제처럼 나와 있으며 유형을 짚어주기 때문에 문제 유형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 수록 어휘 수 및 문제 난이도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지문을 빨리 읽는 연습을 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어떤 수준의 문제에서 어려움이 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앞의 핵심정리에서 소개된 문법 사항을 ‘Sentence Review'에 또 다시 정리해 놓은 것이 흠. 차라리 그 자리에 어휘나 숙어 정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정답 풀이집인 ‘Answer Key'는 구성이 아주 잘 돼 있다. 문제에 사용된 주요 문법이나 어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이고 ’오답피하기‘라고 해서 오답문장의 잘못된 점도 지적해 주기 때문에 해당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

  대체로 고등영문법의 기초 마련에 유익한 교재다. 생각보다 분량이 작은 것이 아쉽지만, 영어문장을 만드는 기본 법칙과 응용 법칙에 주안점을 두고 문법 설명을 배치함으로써 영어 문장의 구조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영어문법을 배우는 목적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고등 영어 문법 공부의 첫걸음으로 초밥을 선택했다면, 잘 한 것이다. 
 

 

 

 

 

 

 

 

 

 

 

 

 

 

 

 

 

 

  

토익, 토플, 토셀, 텝스 등의 영어 인증 자격 시험 문제와 내신 문제 구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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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 어린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
웬디 앤더슨 홀퍼린 그림, 카린 케이츠 글, 조국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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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치료를 배우고 나서 책의 치유적인 기능을 알게 되었다. 책에는 재미와 정보 외에도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바로 독서치료이다. 물론 독서치료를 배우기 전에도 책을 통해 위로받은 적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특히 우울하거나 슬플 때 간혹 찾아봤던 시집을 통해 책의 마음치료 기능을 느끼긴 했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내게는 마음 치료면에서는 책보다는 노래가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러나 독서치료를 배운 뒤부터는 책을 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관점에서 찾아낸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책 제목부터 힘이 된다. 부제로 ‘어린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라는 표현이 달려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슬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인공 롤리는 자기가 가고 싶어 간 곳이지만 부모님이 자기만 이모네 놓고 떠나가자 슬퍼진다. 사실 이런 슬픔은 슬픔 축에도 못 든다. 그러나 처음 부모와 떨어져 밤을 보내야 하는 아이에게는 이런 또한 슬픔이리라.

  우울해하고 슬퍼하는 롤리에게 이모는 다락방에서 <슬픔을 치료해주는 비밀 책>을 갖다 준다. 다락방에서 있던 상자 속에서 꺼낸 그 책은 아주 낡았으며 여러 곳을 돌아다닌 흔적이 보였다. 또한 꼬불꼬불한 글씨에 손으로 직접 꿰맨 책이었다. 그 책에는 슬픔을 몰아낼 수 있는 7가지 처방이 적혀 있었는데 주의사항이 한 가지 있었다. 밤에 부엉이가 울기 전까지 해야만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즉 슬픔을 다음날까지 가져가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처방들은 누구나 쉽게 실행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며 효과도 좋은 것들이다. 이 처방들만으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면 아주 좋겠다. 한 번 해 보시라. 분명 효험이 있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이 책에 나온 처방을 따라해 봐도 재미있을 테고, 자신만의 처방을 적은 비밀 책을 새로 만들어보는 독후작업도 할 수 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다. 슬픔을 나누고 마음에서 덜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가 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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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밤 여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4
헬메 하이네 지음,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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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매일 하는 여행이 바로 이 신비한 밤 여행이다. 그렇다. 잠과 꿈에 대한 이야기다. 잠과 꿈을 이렇게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사람의 상상력이 놀랍다.

 나는 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어두운 것이 싫기도 하지만 잠이 많아서 일찍 자기 때문에 낮과는 다른, 밤만이 주는 푸근함이라든가 신비로움 등을 못 느낀다. 밤은 내게 그저 휴식의 시간, 즉 충전의 시간의 의미만 있다. 낮 동안 열심히 사용해서 방전된 배터리를 다시 채워야 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도 10시 이후에는 엄마 배터리가 다 떨어졌으니까 엄마 를 쓸 생각하지 말라고 요구할 정도다.

 그러니 밤이 되면 생기가 돌아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들을 한다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 보일 정도다. ‘신비한 밤 여행’이라고 하니까 왠지 날밤 새는 이들에게 잘 맞는 여행처럼 느껴지겠지만, 이 밤 여행은 오히려 나와 같은 주행성 사람들에게 더 잘 맞는 여행이다. 왜냐하면 잠으로의 여행이니까.

  밤 여행에는 가방이나 돈, 여권 등의 특별한 준비가 필요치 않다.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 리고 하품을 한 뒤 맨발에 잠옷 차림이면 된다. 그가 낮에는 간호사, 아코디언 연주자,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으로 살아가더라도 밤 여행에서의 차림은 잠옷이면 된다. 또한 교황이든 여왕이든 해적선의 선장이든, 어린 아이든 지위나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 똑같은 차림이다.

  그럼 이 밤 여행의 가이드는 누굴까? ‘잠이’라는 달초롱을 든 아이다. 이 잠이가 우리를 어떻게 신비한 밤 여행으로 이끄는지는 책에 잘 그려져 있다. 밤으로의 여행이라 그림의 바탕이 온통 까맣다. 그래서 그림이 더 환상적이고 그림의 핵심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멋진 그림 꼭 한 번 보시길!

  그러고 보면 이 밤 여행을 나 같이 주행성인 사람들에게 딱 맞는 특별한 여행이다. 이런 여행이 있기에 우리는 내일을 즐겁게 맞이하고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 밤에 안 자고 놀기만 하려는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주면 행복하게 꿈나라로 갈 수 있겠다. 남편은 아내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 보니 아이는 부모 하기 나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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