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밤 여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4
헬메 하이네 지음,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매일 하는 여행이 바로 이 신비한 밤 여행이다. 그렇다. 잠과 꿈에 대한 이야기다. 잠과 꿈을 이렇게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사람의 상상력이 놀랍다.

 나는 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어두운 것이 싫기도 하지만 잠이 많아서 일찍 자기 때문에 낮과는 다른, 밤만이 주는 푸근함이라든가 신비로움 등을 못 느낀다. 밤은 내게 그저 휴식의 시간, 즉 충전의 시간의 의미만 있다. 낮 동안 열심히 사용해서 방전된 배터리를 다시 채워야 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도 10시 이후에는 엄마 배터리가 다 떨어졌으니까 엄마 를 쓸 생각하지 말라고 요구할 정도다.

 그러니 밤이 되면 생기가 돌아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들을 한다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 보일 정도다. ‘신비한 밤 여행’이라고 하니까 왠지 날밤 새는 이들에게 잘 맞는 여행처럼 느껴지겠지만, 이 밤 여행은 오히려 나와 같은 주행성 사람들에게 더 잘 맞는 여행이다. 왜냐하면 잠으로의 여행이니까.

  밤 여행에는 가방이나 돈, 여권 등의 특별한 준비가 필요치 않다.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 리고 하품을 한 뒤 맨발에 잠옷 차림이면 된다. 그가 낮에는 간호사, 아코디언 연주자,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으로 살아가더라도 밤 여행에서의 차림은 잠옷이면 된다. 또한 교황이든 여왕이든 해적선의 선장이든, 어린 아이든 지위나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 똑같은 차림이다.

  그럼 이 밤 여행의 가이드는 누굴까? ‘잠이’라는 달초롱을 든 아이다. 이 잠이가 우리를 어떻게 신비한 밤 여행으로 이끄는지는 책에 잘 그려져 있다. 밤으로의 여행이라 그림의 바탕이 온통 까맣다. 그래서 그림이 더 환상적이고 그림의 핵심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멋진 그림 꼭 한 번 보시길!

  그러고 보면 이 밤 여행을 나 같이 주행성인 사람들에게 딱 맞는 특별한 여행이다. 이런 여행이 있기에 우리는 내일을 즐겁게 맞이하고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 밤에 안 자고 놀기만 하려는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주면 행복하게 꿈나라로 갈 수 있겠다. 남편은 아내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 보니 아이는 부모 하기 나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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