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씨와 거북이 양 - 영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5
베키 블룸 지음, 김세실 옮김, 파베우 파블락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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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솝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 이래로 토끼와 거북이 함께 등장하는 동화들이 많다. 이솝의 <토끼와 거북이>는 누구나 알다시피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지만 자신만만했던 토끼가 자는 바람에 거북이가 승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 이래로 토끼와 거북의 상반된 특성을 토대로 해서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 책도 <토끼와 거북이>의 변형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숲 속에 토끼 씨와 동물들이 살고 있었는데 토끼 씨의 이웃들은 걸핏하면 티격태격 다퉜다. 비버와 오리는 연못 때문에 싸웠고, 두더지와 오소리는 굴 때문에 다투고, 부엉이와 다람쥐는 나무 때문에 아옹다옹하고, 곰과 수달의 강가에서 말다툼을 했다.

  하지만 토끼 씨는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달리기 연습만 했다. 달리기 챔피언이었다. 신문을 읽고 낮잠을 즐기며 달리기 연습만 했다. 하지만 토끼의 진짜 달리기 실력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토끼의 집에 있는 메달과 트로피도 시내의 벼룩시장에서 산 것이었다. 웃기는 이야기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으니 이렇게 속여도 쉽게 믿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거북이 양이 이사 오면서 완전히 바뀐다. 처음에는 모두가 거북 양의 출현에 긴장한다. 자신들이 대적할 또 한 명의 적이 왔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토끼 씨만 예외다. 다른 동물들의 걱정과 상관없이 토끼는 웬 호들갑이냐며 오히려 다른 동물들을 흉본다.

  그런데 거북이 양이 우려와는 다른 동물들과 친해진다. 거북이 양이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그런 거북이 양은 달리기를 시작하자, 이제 토끼 씨가 긴장하게 되었다. 매번 거북이 양이 이겼고 다른 동물들도 달리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토끼 씨는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이 덕분에 모두가 더욱 친하게 되었고 토끼 씨는 진짜로 달리기에서 1등을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세상이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을 의식하거나, 누가 먼저 시작하겠지 미루지 말고 먼저 친절을 베풀라는 이야기다. 거북이 양처럼 묵묵히. 흔히 하는 말이지만,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의 정신으로 살아야겠다. 그게 바로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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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최은희 지음 / 우리교육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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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치료를 배우면서 그림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 그림책 하면 유아들이나 초등 저학년이나 보는 책이라는 선입견이 강한데, 그 간결함과 그림에서 보이는 상징성 때문에 독서 치료 자료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난 독서 치료를 배우기 전부터 그림책의 매니아였다. 그림 보는 재미도 좋고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은 뜻을 간직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림책은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기에도 좋다.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며, 그림을 통해 더욱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의 그림은 글의 내용을 단순히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글과 어우러지긴 하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림책의 그림은 본다고 하지 않고 읽는다고 표현한다. 그림책의 그림만으로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림책의 그림 읽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나도 열심히 본다고는 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이래서 난 독서 치료를 배우기 전부터 그림책을 열심히 봤었다. 그런데 독서 치료에서 좋은 그림책들이 많이 활용되는 것을 보고 그림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 최은희는 대안학교인 충남 아산 거산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읽으면 좋을 그림책들을 소개하면서 그것이 주는 가치도 아울러 설명한다. <강아지똥>, <지각대장 존>, <무지개 물고기>, <돼지책>, <아기 늑대 삼 형제와 못된 돼지> 등 17편의 그림책이 소개돼 있다.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책 선정에 고심하는 사람들이 보며 좋겠다. 저자는 교사로서 국업 수업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시작했단다.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 대신에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작품으로 시작하고 싶어서였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으면서 저자도 그림책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단다. 그래서 이 책에는 아이들과 함께 한 수업내용이 담겨있다. 이것을 보면 독서교육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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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에서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8
수 레딩 지음, 이미영 옮김 / 마루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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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속 사람들이 마치 레고에 들어있는 장난감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더 흥미로워 보인다. ‘수 레딩’이라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산업 디자인과 부교수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그의 직업 때문인지 화풍이 여느 그림책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세상의 위아래를 한꺼번에 살펴보는 재미있는 시각의 이야기다. 우리 눈에는 땅 위의 모습만 보이지만 같은 시각 땅 속에서도 분명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단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땅 위와 땅 속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바로 그런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 이 이야기다.

  땅 위의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 주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땅 아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림의 상하로 나눠서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를테면, 땅 위에서 가족들이 하루를 시작하느라 분주한 시각에 땅 속에서는 생쥐 한 마리가 잠을 자고 있다는 식이다. 땅 위에서는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고, 그 아래서는 진행 요원들이 무대와 의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곳에서의 위와 아래에서의 활동들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그려 놓았다. 얼마나 많은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준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활동이 없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간혹 그림책에 보면 건물 전체를 통째로 보여주면서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들이 있는데, 나는 이런 그림도 좋다. 통합적인 관찰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도 그런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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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놀이터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0
김태호 글.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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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부터 아빠의 정이 물씬 느껴진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몸이 놀이터가 된다.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말처럼 기어가기도 하고 누워서 발등에 아이를 올려놓고는 비행기를 태워 주겠다고 하는 등 재미있게 놀아주었던 일이 떠올랐다. 물론 아빠들도 이런 역할을 같이 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렇게 부모가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최고로 즐거운 일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이렇게 부모와 몸을 부비고 노는 것보다는 또래와의 놀이를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유아 때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참 중요하다고 한다. 이때 형성된 애착 관계가 성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바쁘더라고 짬을 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겠다. 아이들도 사랑을 받은 만큼 줄 줄 안다. 존경받는 부모, 사랑받는 부모가 되려면 부모 먼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표현해야겠다.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데 준비물은 필요 없다. 그저 아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아빠의 몸이 놀이터가 되어 주면 되는 것이다. 어떤 놀이터? 아빠 팔은 철봉이 되고 아빠 등은 말 잔등이 되면 된다. 아빠 발과 팔은 비행기를 만들어 주면 된다.

  이 책의 아빠도 몸이 놀이터가 되어 아이와 신나게 놀아준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토끼에서부터 점점 커져 코끼리, 공룡까지 등장한다. 아빠의 몸은 철봉도 되고 미끄럼틀도 되고 목마도 되다가 악당도 되고 침대도 된다. 하지만 나중에 코끼리와 공룡이 등장할 때에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된다. 이런 위급한 순간에 엄마가 집에 돌아오는 바람에 아빠는 구원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어린이 책이라기보다 아빠들을 위한 책 같다. 아이랑 놀아주는 것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즐겁게 같이 놀아주면 되는 것이다. 요즘 아빠 노릇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렇게만 한다면 힘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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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이 어루만짐, 후스르흐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6
김성희 글 그림 / 한솔수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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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의 전통악기인 마두금의 유래를 담은 이야기인 <수호의 하얀말>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그림은 <수호의 하얀말>과 다른 느낌이지만, 별이 총총한 사막의 밤 하늘 아래에 몽골의 전통복장을 한 남자가 마두금을 연주하는 모습에서 금세 몽골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저 멀리 엄마 젖을 빨고 있는 아기 낙타의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 보인다.

  예전에 서울 서초동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여러 나라의 대사관의 직원들을 초청해 해당 국가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나라의 지리적 위치, 화폐, 생활풍습 및 의상 등에 대해 쉽게 알려 주는 것이었는데, 그때 참여한 곳 중 하나가 몽골이었다. 그래서 몽골이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가 <수호의 하얀말>이기도 하고.

  <후스르흐>의 주인공은 낙타다. 처음 새끼를 낳는 낙타 중에는 자신을 아프게 한 새끼가 두려워서 새끼를 낳자마자 새끼를 멀리하는 어미가 있다고 한다. 젖을 안 주고 새끼를 피하기만 한단다. 그만큼 산고가 어떨지 짐작이 갈 것이다. 몽골에서는 이 때 마두금을 연주해 주고 어미 낙타의 등을 따스하게 쓰다듬어 준단다. 그러면 어미 낙타의 아픈 마음이 풀려 어미가 새끼 낙타를 찾아 젖을 물리고 돌본다고 한다. 몽골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이러한 전통을 ‘후스르흐’라고 한다.

  작가 김성희는 2008년 여름 내몽골 차깐노르에서 마두금 소리를 듣고 이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몽골사람들이 언제부터 이런 방법으로 낙타의 마음을 어루만졌을까 궁금해 하면서, 인간과 동물이 정을 나누고 살고 있는 모습에서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썼단다.

  동물을 자기 몸처럼 아끼는 사람들을 간혹 본다. 나이 들어 걷지 못하는 개를 업어주는 사람 등 동물을 사람 못지않게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동물들 역시도 귀중한 생명을 타고 나는 것이고,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때 그들 역시도 그만큼의 보답을 하는 것 같다. 정을 나누는 것은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 모든 것에서 정을 나누고 교감하는 일이 가능한 것 같다. 나누면 나눌수록 힘이 되고 훈훈해지는 것이 정이다. 정을 나누면서 살자. 마두금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해 궁금하다. 해금 소리와 비슷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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