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 놀이터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0
김태호 글.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5월
평점 :
제목에서부터 아빠의 정이 물씬 느껴진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몸이 놀이터가 된다.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말처럼 기어가기도 하고 누워서 발등에 아이를 올려놓고는 비행기를 태워 주겠다고 하는 등 재미있게 놀아주었던 일이 떠올랐다. 물론 아빠들도 이런 역할을 같이 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렇게 부모가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최고로 즐거운 일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이렇게 부모와 몸을 부비고 노는 것보다는 또래와의 놀이를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유아 때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참 중요하다고 한다. 이때 형성된 애착 관계가 성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바쁘더라고 짬을 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겠다. 아이들도 사랑을 받은 만큼 줄 줄 안다. 존경받는 부모, 사랑받는 부모가 되려면 부모 먼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표현해야겠다.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데 준비물은 필요 없다. 그저 아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아빠의 몸이 놀이터가 되어 주면 되는 것이다. 어떤 놀이터? 아빠 팔은 철봉이 되고 아빠 등은 말 잔등이 되면 된다. 아빠 발과 팔은 비행기를 만들어 주면 된다.
이 책의 아빠도 몸이 놀이터가 되어 아이와 신나게 놀아준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토끼에서부터 점점 커져 코끼리, 공룡까지 등장한다. 아빠의 몸은 철봉도 되고 미끄럼틀도 되고 목마도 되다가 악당도 되고 침대도 된다. 하지만 나중에 코끼리와 공룡이 등장할 때에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된다. 이런 위급한 순간에 엄마가 집에 돌아오는 바람에 아빠는 구원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어린이 책이라기보다 아빠들을 위한 책 같다. 아이랑 놀아주는 것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즐겁게 같이 놀아주면 되는 것이다. 요즘 아빠 노릇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렇게만 한다면 힘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