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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선생 죽이기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0
로이스 던칸 지음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청소년문학에 속하는 책이라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이다. 제목에서처럼 그리핀이라는 이름의 선생님을 납치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리핀 선생님은 고등학교의 영문학 담당 선생님인데 무척 깐깐하다. 과제 검토도 엄격하게 하고 시험도 어렵게 내며 아이들에게 점수도 엄청 짜게 준다. 이것 때문에 졸업을 못하고 한 학기를 다시 다녀야 할 학생이 생길 정도다.
이런 점 때문에 몇몇 아이들은 그리핀 선생님을 굉장히 싫어한다. 하지만 그리핀 선생님은 드러내지는 않지만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으며 교사로서의 사명감도 높은 사람이다. 스탠포드대학교를 졸업했고 대학 교수로 재직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형편없는 작문실력을 보여주는 학생들에게 실망했고 이런 것들이 모두 고등 교육이 잘못돼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전업을 한다. 얼마나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멋진 교사인가? 우리 사회에는 이런 교사가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리핀 선생님의 이런 사명감과 마음 깊은 사랑을 모른다. 오로지 자신들의 점수를 깎아내리려 하며 자신들이 형편없다고 비하하는 것 같은 생각만 든다. 그래서 급기야는 그리핀 선생님을 납치해다 자기들 앞에서 벌벌 기는 모습을 보겠다는 충격적인 생각을 해내고야 만다.
그러나 그리핀 선생님은 어떤 고난에서 자존심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협심증이라는 지병이 있었다. 이런 것을 모르는 아이들은 결국 선생님을 죽게 만든다. 여러 아이들이 가담한 이 사건은 그리핀 선생님의 죽음을 감추려다 보니 더욱 커져만 간다. 그 후로 또 한 번의 살인과 방화가 일어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들에게 야박하게 군다고 감히 선생님을 납치해 협박할 생각을 하다니, 그저 끔찍하기만 했다. 이런 책을 청소년들이 읽어 놔둬도 될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요즘 교권이 많이 떨어졌다. 방송에서 자주 보지 않는가. 툭 하면 교사를 고발하는 일들이 생기는 것을. 물론 진짜 잘못을 저지르는 교사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오해인 경우였다.
이 책에서는 사건의 주동자인 마크를 사이코패스로 규정하고 있다.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감히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이 범주에 넣음으로써 이들의 불가해한 행동을 마치 일반인들에게 이해시키려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자주 쓰인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이런 인간들이 생겨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에서 보면 다른 아이들이 너무나 쉽게 마크에게 동화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인성교육이 취약하다는 얘기가 아닐까? 어떻게 선생님을 납치하고 협박하자는 데 동의하는 아이들이 생겨날까? 인간 사회의 근간인 인성교육에 보다 치중해야 할 때임을 실감케 하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