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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 권력의 늪에 빠진 실패한 혁명가 ㅣ 아이세움 역사 인물 14
브렌다 하우겐 지음, 류한수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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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상 유명한 독재자를 꼽으라고 하면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 등이 가장 먼저 뽑힐 것이다. 그 중에서도 스탈린은 20세기의 세상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양분한 냉전시대에 있어서 공산진영의 최고 우두머리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던 역사적 인물이다. 그것이 내가 스탈린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다. 소련 공산당의 최고 당수로서 독재를 일삼았다는 정도까지가... 이 책에는 스탈린이 태어나서 자라고, 러시아 혁명에 참여해서 최고 권력자가 되고 죽기까지의 일생들이 담담하게 소개돼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위인들도 참 많은데 굳이 이런 독재자의 이야기까지 읽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임에는 틀림없고 우리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은 인물이어서 관심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스탈린은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을 계기로 소련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 그가 권좌에 오르기 전 러시아는 같은 유럽권이지만 이미 산업화와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서유럽과는 달리 니콜라이 2세의 지배를 받는 절대 군주 국가이자 가난한 농업 국가였다. 가난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개혁하고자 하는 레닌이 이끄는 볼세비키당이 그 당시 유럽을 지배했던 또 하나의 이념인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에 입각해 1917년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하면서, 러시아는 소련으로 바뀌고 서서히 공업화를 추진하게 된다. 특히 소련 안팎에서 공산주의 혁명가로 이름을 드높여 가던 스탈린이 레닌 사후에 뛰어난 정치 수완으로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한 뒤 1928년 소련 최고의 권력자로 우뚝 서게 되면서 소련은 절대적인 사회주의 국가의 길을 걷게 된다. 스탈린은 최고 지도자가 된 뒤에 공업화를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 실시하고 농업의 집단화를 추진함으로써 소련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미국을 도와 큰 힘을 발휘함으로써 세계무대에 대국으로 등장하게 된다.
게다가 스탈린은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1930년대 중반에 일본이 소련 동쪽 지역을 침공하자, 연해주에 이미 정착해 있던 조선인들을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이주시킨다. 또한 우리나라가 일제 탄압에서 해방될 때에도 만주에서 일본군을 물리침으로써 세계 2차 대전을 종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공로로 우리나라 38도 이북 지역을 신탁통치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분단의 비극을 겪는 참담한 지경에 처해 있다. 스탈린이 사망한 1953년에 한국전쟁이 끝난 것도 그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증거다.
모든 독재자들이 권력 유지를 온갖 횡포를 자행했지만 특히 스탈린은 권력을 유지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다. 또한 자신의 이름이 언제까지 역사에 남기를 바라 도시에는 자신의 이름을 붙여놓고 소련의 역사책에도 평화주의자로 기록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역사는 당대에는 평가할 수 없다고 한다. 스탈린이 소련의 공업화에 기여한 점도 있다 해도 지금 세계의 역사를 볼 때, 또한 러시아가 변모해 온 상황을 볼 때 스탈린은 역사에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혁명가였다. 그가 가진 혁명가로서의 재능이 좋은 곳에 사용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