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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러브 존
서석영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3년 4월
평점 :
중고생 여학생들은 로맨스 소설을 많이 찾는다. 요즘은 대부분의 학교가 남녀공학이라 남자친구를 사귈 기회도 많고 실제로 이성 교제를 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그래도 여학생들은 로맨스 소설을 찾는다. 아마 여자가 더 사랑에 대한 낭만을 가져서일까?
어쨌든 이 책도 그런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 읽게 됐다. 중학교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청소년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 청소년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예전보다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에 관한 책은 드문 편이어서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주인공 선우는 기숙사가 있는 남녀공학에 진학한 고등 1학년 여학생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보니 여기저기 커플투성이다.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돌파구의 하나로 이성 교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공부에만 몰입하겠다던 학년 초의 다짐과 달리 선우도 우연찮게 많은 여학생이 사귀고 싶어 하는 전교 1등에다 의사 집안의 아들이며 의대 진학을 노리는 명석이를 사귄다. 처음에는 그런 행운을 잡게 되었다는 것에 어떨떨해 하지만 그 만남을 통해 성적도 올라 좋아한다. 하지만 명석이는 바른 인간이 아니었다. 결국 선우는 명석이로부터 큰 상처만 받고 다른 학교로 전학까지 가게 된다.
많지 않지만 학창 시절에 좋은 이성 친구를 만나 원하는 대학에도 들어가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같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서로 응원하는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서도 말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학창 시절의 이성 친구야 추억만 주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만 끝나면 좋겠지만, 이 책에 그려진 남학생들처럼 자기의 성적 욕구를 풀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에다 성폭력까지 가하는 나쁜 인간들도 있다.
이렇듯 이 책은 학생들에게 좋은 만남이 되면 좋겠지만 이렇게 나쁜 인간들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와 그런 인간들과의 만남으로 피해자가 받는 고통,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애써야 하는지도 들려주며 나아가 그런 인간들이 더 이상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하려면 피해자의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뉴스를 통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 사건 등을 자주 들어서 우리 학생들도 이성 친구를 사귈 때 조심하겠지만 다시 한 번 글을 통해 주의를 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 학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쉽게 쓰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