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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 요즘도 과거시험을 보면서 살고 있는 아이들 ㅣ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4월
평점 :
평소에도 역사책 읽기에 관심이 많지만, 이 책이 특히 내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얼마 전에 아들이 수능이라는 큰 시험을 치렀을 뿐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진로로 공무원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고 이제 얼마 안 있어 직장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우리 아이의 진로로도 공무원을 생각해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고 과거 시험과 관련하여 알아야 할 많은 역사 상식을 담고 있었기에 더욱 재미있게 보았다. 얼마나 재미가 있었으면 책을 읽다가 저자를 확인해 보았겠는가. 저자는 의외로 역사학자가 아니라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쓴 이상권 작가다. 어쩐지 책 내용 중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자주 눈에 띄더라니...역사학자가 아니고 문학가임에도 과거시험에 관련된 다양한 역사 지식을 풀어 놓아 감탄이 날 정도였다.
이 책은 저자가 지후와 소연이라는 학생들에게 과거시험과 관련된 유물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내용인데, 그와 함께 그 유물이나 과거풍습과 관련된 사항을 여러 고전 문학작품 속의 묘사와 함께 들려주기 때문에, 역사 공부를 하면서 문학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나도 박물관에서 과거시험 합격자에게 주는 확인증인 백패와 홍패를 보고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이 책은 전부 7장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시험에 의해 옛날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부터 시작해서 과거시험이 양반 계층에 진입할 수 있는 신분상승을 위한 시험이었으며, 그 합격자 수와 합격한 뒤의 풍습, 중인을 위해 시험에 대한 소개, 조선사회가 인문학을 중시했던 사회라는 것까지 과거시험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글들을 통해 박물관에서 모른 채 지나쳤던 유물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점은 조선 시대 역시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처럼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있던 사회’였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전까지는 역사서에 나온 시대는 쉽게 말해서 죽은 사회로만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조선 사회는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부모들이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바라면서 자녀 방에 책거리를 펼쳐 놓는가 하면, 과거시험장에서 좋은 자리를 위해 새벽같이 줄을 선다든가, 신분 상승을 위해 홍패를 위조하는 경우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조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역관의 시험을 소개하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는 어학 공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주제별 집중 탐구가 된 역사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이 책의 후속편으로 과거시험 후 정계에 진출한 내용을 담아 조선의 공무원의 세계를 상세히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