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이용한 마녀 사냥

백설 공주 살인 사건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8년 1월

일본의 여성 추리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 <고백>을 몇 년 전에 너무나 재미나 읽었기에 이 작가의 작품 여러 편을 찾아 읽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고백>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그녀의 신작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목도 흥미롭게 <백설공주 살인사건>이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작가에게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나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를 접속한 용의자 추적 방식이나 주간지인 <태양>과 <예지>의 객원 기자의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한 사건 추적 방식도 새로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처음부터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는 시로노 미키는 범인이 아닐 거라고 예상했지만, 진짜 범인이 누군지는 전혀 예측도 할 수 없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측대로 진짜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었고. 그가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도 책 말미에 있는 범인의 블로그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런 특수한 구조로 되어 있어 정말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내용도 요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외모 중시 풍조와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나 개인 정보 보호의 차원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다. 피해자가 백설공주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는데, 그녀는 외모 덕에 사내의 다른 실력 있는 여성들에 대해 우대를 받고 있었다. 이런 부조리한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화가 난다. 또한 처음에 용의자로 지목된 시로노 미키가 정황상 용의자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한 사람이 SNS를 통해 수상하다고 말하자 그녀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과거까지 들춰 가면서 그녀를 범인에 꿰어 맞추는 모습 역시도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거라서 씁쓸했다. 그야말로 마녀사냥이 따로 없었다. 나중에 진범을 잡긴 했지만, 용의자라 지목돼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된 시로노 미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녀가 받은 상처와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까?

SNS를 통해 얼굴도 잘 모르는 타인과 친구가 되어 자기 속내까지 공유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타인으로부터 위로도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자기 삶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도 생기는데, 이 둘의 균형을 잘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 이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SNS에서도 직접적인 만남에서처럼 예의를 지켜야겠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것은, 살해된 여성은 백설공주와 같은 빼어난 미모 때문에 죽게 된 것이 아니라 미모만큼의 내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 못해서이다. 그리고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외모가 큰 자신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이야기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 외모만을 무기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내적인 아름다움도 겸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