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오거서 > 클래식 음악 감상, 브람스 교향곡 제 3 번 - 클렘퍼러
재작년 가을이 한창 깊어가는 즈음 있었던 일이다.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날은 아내가 대구에서 상경한 친구를 만났다. 내가 저녁에 귀가하니 아내는 평소와 다른 어조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브람스 교향곡 3 악장, 집에 있어요?˝
˝뭐, 뭐요?˝
평소 아내는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고 했다. 내가 알기로, 소품이 아닌 교향곡을 찾아서 감상한 적은 없었다.
˝친구를 만나서 오후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작은 음악감상회에 갔었어요. 감상한 곡 중에 정말 아름다운 곡이 있었어요. 그래서 곡명을 외웠는데… 브람스 교향곡 3 악장.˝
아내가 외웠다는 곡명이 비록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곡을 말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마음 속으로 제 3 번의 3 악장을 짚었다. 브람스 교향곡 전집 세트를 꺼내 놓고서,
˝브람스가 교향곡을 모두 4 곡 작곡했는데 몇 번인지 중요해요. 1 번부터 4 번까지 다 3 악장이 있어요. ˝
˝1 번 3 악장인가… 이런 선율이었는데… 들려 줄게요. ˝
흥얼흥얼. 아내가 선율은 제대로 외우고 있었다.
˝브람스 교향곡 제 3 번의 제 3 악장일 거야. 유명하거든. ˝
브람스 교향곡 제 3 번이 수록된 CD를 꺼내서 CD플레이어에 넣고 3 번 트랙부터 플레이 하도록 맞춘 다음 볼륨을 높였다.
˝맞아요. 이 곡이에요! 정말 아름답지 않아요?˝
˝아름다운 곡이지요. 브람스가 이런 감동을 줄 지 몰랐네.˝
나는 맞장구를 치면서 내심 반가웠다. 그리고, 아내가 아름다운 심성을 지녔음을 새삼 보았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다가 아내는 다짐하듯이 말했다.
˝3 번 3 악장을 꼭 외워둬야겠네. 삼삼으로 외우면 되겠다!˝
그 날 이후 브람스 교향곡 제 3 번은 아내한테도 나한테도 ˝삼삼˝ 교향곡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