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이 떠진 아침이었다. 본격적으로 출근을 준비하기 전까지 남는 시간 동안 모처럼만에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북플 회원님들이 밤새 올린 댓글을 들여다보고, 별점이 달린 책들도 챙겨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음악을 크지 않게 들으면서 책을 펼쳐 들었을 텐데 요즘 그러지 못한다. 책을 읽지만 내용이 머리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상한 경험을 겪은 후로 좀처럼 책을 읽지 않고 있으니까. 대신 클래식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 ^^;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다. 어제 내린 눈이 밤새 녹았지만 군데군데 쌓여 있었다. 밤을 새고나서 눈길이 얼음판으로 바뀌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아이와 아빠로 보이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등굣길을 챙기는 아빠의 모습이지 않을까. 아이가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내딛는 발걸음은 바로 옆에서 같이 학교로 향하는 아빠의 주문인 것 같다. 아이가 학교 가기가 싫다고 앙탈부리는 것인지 아빠의 자상한 모습인지 모르겠다. 그저 흐뭇해보이는 장면의 주인공 젊은 부자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늘 아침, 이런 풍경이 눈에 띄다니.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면서, 고단하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