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리스본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상카를루스 극장에서 베르디의 〈멕베스>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제 옆에 중년 커플이 앉아 있었는데, 세련되고 외모도 멋져 보였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팸플릿을 뒤적거리더니 ˝아니, 〈멕베스〉인데, 영어가 아니야? 이탈리아말로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오지랖 넓게 ˝이탈리아말로 해요˝라고 슬쩍 말했습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원작이지만 오페라는 베르디의 작곡이니, 이건 이탈리아 오페라고 이탈리아말로 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눈이 똥그래지면서 저에게 이것저것 묻는 것이죠.]
클래식 음악은 유럽에서 유래하였고 서양 음악을 음악 자체라고 여긴다고 들었기 때문에 서양인은 클래식을 모르는 이가 없을 줄로 알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구나. 나만 클래식 음악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게 위안이 되고… ㅎㅎㅎ 클래식을 듣는 즉 공부하는 의지를 북돋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