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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의 뇌구조 - 마교수의 위험한 철학수업
마광수 지음 / 오늘의책 / 2011년 8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 머리에 피 좀 마르기 시작할 무렵의 나이 쯤 되는 사람 중에 ‘마광수’라는 이름 석 자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는 시, 소설,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실력을 발휘한다. 분명히 이 정도만 해도 마광수라는 사람이 유명한 이유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그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런 다능한 것이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기 보다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를 그저 변태, 외설작가 등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로 그를 매도하고, 그의 문학은 그리 대중적이라 할 수 없다. 그가 왜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각인되었을까. 아마 세계 최초로 외설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질서와 욕망에 억압이 가해지지 않는 시기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는 않았다. 조선시대 엄숙한 유교적인 전통 속에서도 어우야담이나 고금소총 같은 외설적인 내용의 문헌이 존재했고 서민들의 판소리나 풍속화, 민요 속에 나타나는 성적인 묘사는 엄숙한 이성주의에 냉소를 보내고 있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일 뿐 아니라 감정과 욕망체계로 이루어진 존재이기도 하다. 성적인 자유를 외쳤던 많은 문학들은 당대에는 외설로 지탄받고 법정에 서기도 했다.
1991년 간행된 『즐거운 사라』는 주인공인 미대 여학생 '사라'가 생면부지의 남자와 갖는 즉흥적 동침, 여자 친구와 벌이는 동성연애, 적나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자위행위, 스승과 벌이는 부도덕하고 음란한 성행위 등을 묘사하고 있는 퇴폐적인 성애 소설로서 각인된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즐거운 사라’로 한 때 센세이션을 일으킨 마광수 교수. 하지만 일반인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마광수는 실로 많은 문학 장르의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우리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처음 우리에게 풍격을 준 에세이에서 시, 그리고 ‘즐거운 사라’ 같은 소설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지식과 열린 사고를 솔직하게 글로 표현한 진정한 문학 작가라고 생각된다. 부조리한 우리사회와 규제된 현실 속에서 그의 문학은 하나의 새로운 출구를 보여줌으로서 가능성을 제시하고 색다른 표현을 시도함으로서 갇혀 있던 우리의 생각들을 와장창 깨주었다.
인간의 소유욕과 파괴욕, 그리고 지배욕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인간의 모든 활동을 추진시켜 나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지금 발표되었더라도 그렇게 큰 논란과 재판으로 이어졌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어느 천재 작가가 앞을 멀리 내다보고 글을 썼다고 해서 창작의 자유를 욕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똑같이 걸어 발 맞추어 나가기를 우리 사회가 강요한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분노하며 앞으로 우리 현대 문학에 좀 더 폭 넓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서 좋은 작가와 작품들이 우리사회에 희망을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