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장 이야기
송영애 지음 / 채륜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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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제목과 같이 식기장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식기장'은 식기를 비롯한 갖가지 식도구를 보관하는 장이다. 이 책은 전통 식생활과 관련된 도구들을 정리해서 묶었다. 책에는 절구, 바가지,신선로, 제기, 체,떡살 등  30여가지의 식도구와 식생활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너무나 소박하고, 평범해서 관심 받지 못했던 물건들. 그다지 찬란하게 아름답지도, 골동품으로서의 값어치도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이제 점점 사라져가는 물건들. 대개는 고유의 세시풍속과 집안 대소사에 갖춰 쓰는 용도로 생활의 필요에 의해서 손수 깎고 다듬고 역어서 짜낸 것들로 소박하고 투박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 있어 더욱 애정이 가고 정겨운 살림살이들이다. 너무나 일상적으로 대해 왔고 또 너무나 흔해서 관심 밖의 대상이었던 것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종가전시가 열렸다. 웬일인지 운조루 쌀뒤주는 보이지 않았다. ‘쌀뒤주는 빌려주는 물건이 아니다, 전시하는 석 달 동안 쌀뒤주를 밖으로 내놓을 수도 없다, 운조루 쌀뒤주는 예전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집안 종부의 의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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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일상의 불편을 눅이며 쉼 없이 진보해왔고, 더불어 공간의 풍경도 끊임없이 변천했다. 그 변화의 진폭이 가장 크게, 또 다채롭고 섬세하게 구현된 공간이 아마도 부엌일 것이다. 식도구에 대한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관련 한시부터 속담, 신라시대 음주문화까지폭넓게 다루고 있다..

조상들의 생활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대접, 종지, 수저 등 식기류와 두부틀, 조리용 도구 등은 불과 30년 전 만해도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것들이지만 지금은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것들도 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던 우리 어머니들의 사랑이 온몸으로 전해 지는 조리에 필요한 기구들이다. 책을 읽으며 넉넉하지 못한 살림 속에서도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던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의 손때와 남모르게 흘렸을 눈물과 한숨이 배어 있는 살림살이들은 모든 이들에게 문화적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물건들이 많았다.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생활의 규모와 제도는 바뀌었지만 지난 시대의 사상과 생활상을 오래도록 간직한 선조들의 유품 가운데 식기들은 상당히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이제는 생활에서 쓰이지 않아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식기들의 특성과 쓰임새, 종류, 사용된 나무의 재질, 제작 기법과 연장 등 식기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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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5-01-23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