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꼬마 괴물 (양장)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미스 반 하우트 글.그림, 김희정 옮김 / 보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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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방학을 해서 아이들 둘이 줄곧 하루를 함께 한다.

둘이 노는 걸 좀 보고 있으려니 놀다 다투다 어느새 또 다시 히히덕거린다.

이렇게 둘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닮은 책, <행복한 꼬마 괴물>이다.


이 책에 나오는 꼬마 괴물들은 서로 다른 괴물들이 두 마리씩 짝을 지어 등장한다.

<행복한 물고기>에서는 물고기가 한 마리씩 등장해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만 이 책에서는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보인다는 차이가 있다.

꼬마 괴물들은 서로 잘 놀다가 어느 순간 한 마리가 약을 올려 다투고 울다 다시 화해하고 웃다가 안아주게 된다.

우리 두 남매도 사이좋게 놀다가 다른 누군가가 놀리거나 건드려 다툰다. 그럼 꼭 하나는 아쉬운 소리를 하며 이르고 운다. 마음이 상해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어느새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금새 웃음을 터트리며 쿵짝맞게 논다.

한 장 한 장 그림을 보다보면 주인공이 꼬마 괴물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같다. 내 아이나 아이의 친구들 혹은 내 이웃,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진다. 

 

'괴물'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 법한데 이 책에 나오는 괴물들은 험상궂고 흉악한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꼬마 괴물들은 이름처럼 작고 귀엽고 앙증맞다. 

귀여운 생김새 말고도 이 책의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그림들은 시선을 사로잡게 마련이다.

까만 바탕에 화려한 원색들은 꼬마 괴물들의 개성을 더 살려낸다.

어떤 장난이라도 다 받아줄 것처럼 서로 바라보는 눈길에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의 '놀아요'나 심드렁하게 누운 큰 괴물과 괴물의 꼬리에 축 처져 있는 작은 괴물의 '지루해요'는 나른한 표정의 절정판이다.

깐죽깐죽 큰 괴물을 약올리는 작은 괴물과 손과 다리를 모으고 잘못을 뉘우치는 작은 괴물들은 너무 귀여워 털인형이면 좋겠단다. 서로 눈치를 보며 등을 돌리고 있는 괴물들에게는 '기다려요'란 글자가 쓰여 있고 눈을 감고 배꼽이 빠져라 웃는 괴물들은 금방이라도 데굴데굴 구를 것 같다. 괴물들의 눈에 담긴 표정이나 몸짓을 보자면 아이들의 감정상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양면 페이지 가득 두 괴물들은 서로 엎치락뒤치락 놀다나 약올리고 또 울다가 화해하고 웃고 안아준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추측은 독자 스스로의 몫이다. 

'놀아요', '지루해요', '약올려요', '다퉈요', '울어요', '멀어져요',

'뉘우쳐요', '기다려요', '화해해요', '믿어요', '웃어요', '안아주어요' 

꼬마 괴물들 옆으로 위에 쓰여진 감정 글자들이 다라 글이 없는 그림책이나 다름없다.

사실 글이 별로 없는 그림책은 다른 책에 비해 손이 덜 가지만 내용과 글이 먼저가 아닌 그림에서 내용을 보는 것도 그림책의 참맛이자 묘미가 아닐까 싶다.

아이의 눈높이로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그림을 읽어본다. 

그림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에 집중하면 절로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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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물고기 (양장)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미스 반 하우트 지음, 김희정 옮김 / 보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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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바탕에 크레파스로 그린 듯 알록달록 화려한 물고기 그림이 시선을 끈다.

'행복한 물고기'라는 제목처럼 이 물고기는 정말 활짝 웃고 있다.

자기가 왜 웃고 있는지 금방이라도 재잘재잘 떠들어댈 것처럼 눈빛과 표정으로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표지에 그려진 물고기 말고도 이 책에는 스무 마리의 물고기가 더 있다.

생김새도 다르고 표정과 몸짓도 모두 제각각인 물고기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마리씩 나타난다.

그리고 물고기가 그려진 반대편 페이지에는 그 물고기와 연관된 감정들이 쓰여져 있다.

궁금해요, 떨려요, 용감해요, 수줍어요, 놀라워요, 슬퍼요, 화나요, 자랑스러워요, 샘나요, 사랑에 빠졌어요,

심술나요, 기뻐요, 어지러워요, 흐뭇해요, 무서워요, 당당해요, 깜짝이야!, 얼떨떨해요, 지루해요, 행복해요.

스무 마리의 물고기들과 스무가지의 마음들은 "내 마음이 지금 이렇거든요."하고 말하는 것 같다.

 

물고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보자면  옆에 써진 감정단어들에 딱 맞다.

궁금한 물고기는 눈에 호기심이 가득 들어 있고 용감한 물고기는 작지만 다부지다. 슬픈 물고기는 금방이라도 딸꾹하며 울것 같고 화가 난 물고기는 찌뿌린 눈쌀로 글씨도 흐트러져 써 있다. 샘이 난 물고기의 모르쇠표정이며 심술이난 물고기의 앙다문 입과 눈은 정말 못되 보여 사랑에 빠진 물고기의 편안한 표정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쭈뼛쭈뼛 비늘이 서고 눈이 튀어나올것 같은 깜짝이야 물고기는 얼마나 놀랐는지 이까지 떨어져 나갈 기세다.

척 보면 알겠다 싶은 이 그림들을 위해 미스 반 하우트 작가는 몇 주간에 걸쳐 수백 마리의 물고기를 그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보고 자신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계속 선택하는 방식의 작업을 계속 반복하였다 한다. 

책을 보면서 한글 글씨는 누가 썼을까 정말 궁금했는데 글씨 또한 작가가 직접 한글을 연구하고 연습해서 썼다고 한다. 단순히 뜻을 전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글씨에도 그림처럼 선과 색에 변형은 물론 감정을 표현하려 애쓴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검정색 바탕에서 도드라지는 선명한 색색깔의 그림들에서는 생기발랄함이 느껴진다.

당장 크레파스를 찾아 따라 그려보고 싶게 매력적이고 감각적인 물고기들이다.

또 아이들 눈높이의 그림들이라 각각의 표정을 가진 물고기들을 보며 아이들도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감정이 어떤 말로써 표현되는지 쉽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고기들의 천진난만한 표정들을 보면 꼭 아이들의 표정같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게 아이들의 마음이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현재 자기의 감정이 어떤지 물고기 그림을 이용해 대화를 나누어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 책은 표지의 '행복한 물고기'로 시작해 '행복해요' 물고기로 끝이 난다.

아이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건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도 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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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달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4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외 지음, 이연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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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 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던 것을 언제부터 멈추었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매일매일 양치를 마치고 책을 읽는 것이 잠자리에 드는 수순이었는데 아이들은 이제 책을 읽어 달라 조르지도 "한 권만 더"하고 외치지도 않는다. 지금은 어쩌다 먼저 읽어주겠다 나서면 반응이 시큰둥할 정도다.

며칠 전, 아빠가 야근을 하느라 셋이서 함께 자리에 누웠다. 미리 챙긴 이 책을 꺼내드니 어인 일이냐는 표정이지만 예전 책을 읽었던 때처럼 곁으로 파고든다.

창밖으로는 달과 별이 빛나는 밤, 초록색 방안에 벽난로의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표지그림이 시선을 끈다.

이 화려한 방의 주인은 누구일까?

표지를 열면 이 벽난로 방 주인의 정체를 알 수 있다.

바로 침대 위에 파란 줄무늬 잠옷을 입고 있는 꼬마 토끼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려나 했는데 가만보니 시계바늘은 이제 겨우 일곱시를 가리킨다.

 

초록, 노랑, 빨강.. 원색의 화려함이 방안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꼬마토끼의 아기자기한 방안 구경을 하다보면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늘어간다.

한참 갖고 놀았을 빨간 풍선은 천정에 매달려 있고 집게에 걸린 벙어리 장갑과 양말을 보면 한바탕 눈놀이라도 했던가 보다.

조그만 장난감 집과 고양이 두 마리, 그리고 그 주변을 맴도는 생쥐 한 마리.

아! 침대 옆 탁자 위에는 '잘 자요, 달님'이라는 책도 있다.  

따로 글이 없어도 꼬마토끼의 하루가 그려지는 듯하고 그래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해진다.

 

방안의 풍경들 다음으로 "쉿" 나지막이 속삭이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이쯤이면 아직 잠들고 싶지 않은 꼬마토끼와 재우려는 할머니의 모습이 상상된다.

"잘 자요. 초록 방, 잘 자요. 달님, 잘 자요. 달을 뛰어넘는 암소, 잘 자요. 스탠드, 잘 자요. 빨간 풍선, 잘 자요. 작은 곰들...."

꼬마토끼는 방안의 모든 것들에, 심지어는 아무나와 소리들, 먼지에까지 잘 자라는 인사를 건내기 시작한다.

나같음 벌써 "얼른 안잘래?" 열 번은 말하고도 남았으련만 꼬마 토끼가 편히 잠들 때까지 기다려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시계는 어느새 8시 10분을 가리키고.. 꼬마 토끼도 잠이 들고 달은 더 높이 떠오른다.

1시간 10분이 지나는 동안 꼬마토끼의 방안은 어스름하게 어두워졌다.

표지에선 화려한 색채였지만 한톤 가라앉은 본문의 색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두워진 분위기가 편안하고 아늑하게 만든다. 

원색이 가득한 방안 풍경은 흑백으로 클로즈업된 방안의 사물들과 서로 번갈아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마지막 순간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방안을 보게 된다. (아직 잠 못이루는 작은 친구 하나만 빼고..^^)

 

우리 남매들도 어느새 꼬마 토끼처럼 방안의 옷장과 화장대, 시계, 전등, 스탠드에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 토끼처럼 점잖게 "쉿"해보지만 흥이 난 아이들은 엄마의 엉덩이, 엄마의 눈, 창에 비친 불빛과 먼지, 소리들로까지 장난스런 인사가 이어진다.

벽난로의 따뜻한 온기와 잠들기 아쉬워 모든 것들에 인사를 건네는 꼬마 토끼의 예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잘 자요. 우리 아가들" 소곤소곤 읽다보면 마음까지 동화처럼 잔잔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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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의 특별한 도전! - 건강 편 초등학교 생활 교과서 14
유지은 지음, 김미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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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좋은책어린이의 초등학교 생활교과서시리즈의 열네번 째 책이다.

읽기 쉬운 내용과 적당한 글밥 그리고 익살스런 그림 구성 등은 그동안 읽던 저학년문고시리즈와 별로 다르지 않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생활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룬다는 차이가 있다.

초등 입학준비에서부터 안전, 친구사귀기, 선생님, 발표하기, 바른 식습관, 공부습관, 정리정돈과 청결편 등 다양한 주제가 있는데 이책은 그중에 건강편이다.


우리 삶에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듯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있어서도 건강의 중요성은 빠지지 않는다.

더욱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갓 입학한 아이들과 학년이 바뀐 새학기 초반의 아이들은 건강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일단 길어진 수업시간과 많아진 학습량, 숙제, 학원, 학습지 등으로 인해 아이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어진다.

2학년 동준이네 교실 풍경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몸이 튼튼해야 뭐든지 잘 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줄넘기를 제안하신다.

동준이네 반 아이들은 2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운동장에 나가 줄넘기를 한다.

선생님 시범을 보고 아이들은 따라하기 시작하는데 평소에 몸을 움직이는 게 귀찮아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동준이는 하나도 넘지 못한다.

가장 친한 지후는 쌩쌩이도 거뜬히 하고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 성공해 가는데 자기는 매번 실패를 하니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다.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껑충 뛰다 엉덩방아까지 찧고.. 친구들에게 창피를 당했다 생각한 동준이는 이제 줄넘기가 싫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엄마와 동생 지아의 격려를 받으며 동준이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 천천히 따라 해보며 첫 번째 넘기 성공을 한다.

첫 번째의 성공이 아이들에겐 얼마나 큰 자신감이던가! 

딱 한 번이었지만 그 짜릿함과 통쾌함이 동준이에겐 큰 자신감이 된다.

그리고 아프고 난 후에 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지후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동준이도 건강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면 자신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준이처럼 큰아이가 1학년때 줄넘기를 시작하며 힘들어했던지라 동준이 기분이 공감되었다.

아빠까지 나서서 자세를 잡아주고 시범을 보여도 세 개를 넘어서기 어려워 결국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줄넘기를 배우러 태권도를 시작했었다. 관장님이 해준 자세 교정으로 아이 실력은 금새 늘었고 지금은 특급수준이지만, 그때 아이가 흘렸던 눈물을 생각하면 패배감과 열등감이었던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쉽게 하는데 나만 되지 않는다는 패배감은 줄넘기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생활에서도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엄마와 동생의 격려, 선생님의 차분한 지도가 동준이에겐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이라는 점이다. 동준이가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통해 줄넘기 대장이 되었던 것처럼 그 과정을 본 아이들도 '힘들고 어려워도 연습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동준이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동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곰돌이의 특별한 도전>에는 줄넘기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비법들이 실려 있다.

꾸준히 운동하기, 골고루 먹고 인스턴트 음식 줄이기, 외출후 손발 깨끗이 씻기,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등이 그것인데 아이들 스스로가 실천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에겐 체력이 더 필요한데 공부와 학원시간에 쫓겨 오히려 운동시간이나 휴식시간은 줄어든다.

수학문제 몇 개를 더 푸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그 문제를 푸는데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더 중요하다.

몸이 건강해야 뭐든지 잘할 수 있다!!

요즘 수영하러 가기 싫다 하는 딸아이에게 읽어주며 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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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이의 오늘의 날씨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9
김해등 지음, 권송이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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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뽀글 머리를 하고 고양이와 놀고 있는 아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왕산만'이다.

'산만'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듯 산만이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산만하다는 이유로 구박을 듣는다.

엄마의 물음에 대답을 안하고, 등교시간에 고양이를 챙기느라 지각하고, 수업시간에 뜬금없이 일어나 돌아다니니.. '딴짓 마왕'이란 별명도 무리는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산만이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금붕어를 살피느라 엄마의 이야기를 못들었던 것이고 고양이들의 행동을 보고 비가 올거란 생각에 우산을 가지러 도로 집에 다녀오느라 늦었던 것이다. 또 다육식물이 잘 자라도록 햇빛이 드는 곳에 화분을 두려고 일어섰다는 산만이의 이야기를 듣고 보자면 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산만이의 경우처럼 겉으로 보여지는 행동만 가지고 쉽게 '산만한 아이'라거나 혹은 '돌발행동을 하는 아이', '부모님 상담이 필요한 아이', '문제아'로 평가되곤 한다. 

하지만 여태껏 누구도 산만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산만이의 행동보다 더 큰 문제였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시간에 동물에 관련한 주제로 동시쓰기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이 무얼 쓸까 고민하는 동안 산만이는 자기 경험을 동시로 술술 풀어쓴다.

선생님은 지레 주제와 다른 제목만 보고 산만이가 엉뚱한 글을 썼을거라 생각하고 산만이에게 발표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또 기요미가 우는 이유를 선생님께 말하려 할 적에도 선생님은 "딴짓만 하는 널 어떻게 믿니?"하며 불신한다.

선생님의 편견이 아이에게 불신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상황을 보면서 과연 누가 더 문제인지 생각하게 된다.


'단점이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장점'이라고 한다. 산만이의 경우에 꼭 맞는 말이다.

산만이는 남의 이야기를 못들을 만큼의 높은 집중도와 동물의 이상행동을 관찰하고 날씨를 예상할 정도의 과학상식을 가졌다. 

길 고양이를 챙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고 학기초 선생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또 맞벌이가정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우산을 챙길 줄도 안다.

단점 뒤에 숨어있던 장점을 본다면 누가 '산만하다', '딴짓한다' 하며 뭐라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산만이의 장점을 '부럽다', '잘한다' 하며 칭찬하지 않을까 싶다.  

기요미의 치마단추를 계기로 산만이는 요미의 숨겨진 흑기사가 된다.

그리고 동시 발표를 하면서 선생님과 친구들은 산만이가 가진 특별한 호기심과 관찰력을 알게 된다.

남들이 쉽게 지나치고 기억하지 않는 것들을 그동안 산만이는 유심히 관찰하고 기억해 왔다.

친구들의 식성까지 파악해 챙기는 산만이를 두고 더이상 친구들은 '딴짓 마왕'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왕산만 놀이'를 따라하는 2학년 1반 친구들처럼 다른 사람의 단점에서 장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편견없이 열린 생각과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모습을 존중한다면 단점이 장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상대 또한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다가올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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