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이의 오늘의 날씨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9
김해등 지음, 권송이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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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뽀글 머리를 하고 고양이와 놀고 있는 아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왕산만'이다.

'산만'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듯 산만이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산만하다는 이유로 구박을 듣는다.

엄마의 물음에 대답을 안하고, 등교시간에 고양이를 챙기느라 지각하고, 수업시간에 뜬금없이 일어나 돌아다니니.. '딴짓 마왕'이란 별명도 무리는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산만이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금붕어를 살피느라 엄마의 이야기를 못들었던 것이고 고양이들의 행동을 보고 비가 올거란 생각에 우산을 가지러 도로 집에 다녀오느라 늦었던 것이다. 또 다육식물이 잘 자라도록 햇빛이 드는 곳에 화분을 두려고 일어섰다는 산만이의 이야기를 듣고 보자면 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산만이의 경우처럼 겉으로 보여지는 행동만 가지고 쉽게 '산만한 아이'라거나 혹은 '돌발행동을 하는 아이', '부모님 상담이 필요한 아이', '문제아'로 평가되곤 한다. 

하지만 여태껏 누구도 산만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산만이의 행동보다 더 큰 문제였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시간에 동물에 관련한 주제로 동시쓰기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이 무얼 쓸까 고민하는 동안 산만이는 자기 경험을 동시로 술술 풀어쓴다.

선생님은 지레 주제와 다른 제목만 보고 산만이가 엉뚱한 글을 썼을거라 생각하고 산만이에게 발표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또 기요미가 우는 이유를 선생님께 말하려 할 적에도 선생님은 "딴짓만 하는 널 어떻게 믿니?"하며 불신한다.

선생님의 편견이 아이에게 불신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상황을 보면서 과연 누가 더 문제인지 생각하게 된다.


'단점이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장점'이라고 한다. 산만이의 경우에 꼭 맞는 말이다.

산만이는 남의 이야기를 못들을 만큼의 높은 집중도와 동물의 이상행동을 관찰하고 날씨를 예상할 정도의 과학상식을 가졌다. 

길 고양이를 챙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고 학기초 선생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또 맞벌이가정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우산을 챙길 줄도 안다.

단점 뒤에 숨어있던 장점을 본다면 누가 '산만하다', '딴짓한다' 하며 뭐라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산만이의 장점을 '부럽다', '잘한다' 하며 칭찬하지 않을까 싶다.  

기요미의 치마단추를 계기로 산만이는 요미의 숨겨진 흑기사가 된다.

그리고 동시 발표를 하면서 선생님과 친구들은 산만이가 가진 특별한 호기심과 관찰력을 알게 된다.

남들이 쉽게 지나치고 기억하지 않는 것들을 그동안 산만이는 유심히 관찰하고 기억해 왔다.

친구들의 식성까지 파악해 챙기는 산만이를 두고 더이상 친구들은 '딴짓 마왕'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왕산만 놀이'를 따라하는 2학년 1반 친구들처럼 다른 사람의 단점에서 장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편견없이 열린 생각과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모습을 존중한다면 단점이 장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상대 또한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다가올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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