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령 식민지 마르티니크 출신으로서 1863 년 당시 파리거주했던 아프리카 여성에 대해 마네가 그토록 조심스레 구축사회적 · 역사적 특수성은 고갱에 의해 남김없이 제거되었다.
는 그가 그 아프리카 여성을 어두운 여성(dark lady)으로 바꾸고나서, 그림에서 엎드려 있는 여인의 상상 속에나 있을 법한 망령이나 영혼, 유령으로 만듦으로서 이루어진 셈이다. 이러한 변경은 흑인성(blackness)을 암흑(darkness)이나 죽음으로 슬며시 연결시키는 유럽 중심주의적 담론의 연쇄적인 설전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갱은 이 인물을 죽은 이의 영혼이라고불렀다. 피카소가 등장하기 10여 년 전, 고갱은 유럽의 인류학서적과 국제적인 식민지 전람회 등을 보고 고안해 낸 ‘열대(Tropics)라는 문화적 형식에 죽음에 대한 자신의 환상을 혼합시켰는데, 그 문화적 형태는 고갱의 유럽적 감수성에 비추어 인종적 차이와 성적 차이를 가장 생생하게 의미했던 것이다. 식민적인식과 ‘차이‘ 의 투영은 유럽 문화에 대항하여 차용된 하나의 미적 차이의 형태가 되는 것인데, 실상 이 전자의 유럽 문화에서 고갱은 하나의 예술적 저자로서, 또 하나의 미학적 상품으로서의 ‘고갱‘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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