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중간 중간 차를 멈추고 일자리가 있는지 물어보면서 이동을 하였다. 마침내 어렵게 일꾼이필요한 목화농장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주인은 목화 따는 일과 살 곳을 마련해 주었다. 앞으로 우리가살 곳은 일렬로 줄지어져 있는 여러 개의 암갈색 텐트 중 하나였다. 일꾼들의 숙소는 마치 군대 막사 같았다. 우리는 차에서 짐을 내리고 더러운 바닥에 두꺼운 마분지를 깔아 그 위에 넓은 매트리스를 놓았다. 밤만 되면 텐트 안으로 찬바람이 스며들어서 너무 추웠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아빠, 엄마, 로베르토, 트램피타, 토리토, 루벤, 그리고 나는 매트리스 위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잠을 잤다
- P97

새벽에 우리 형제들은 신발 옆에 놓여있는 선물을빨리 보려고 서로 앞다투어 일어났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물 포장지를 천천히 뜯었다. 거기에는사탕 한 봉지가 들어 있었다. 로베르토 형과 트램피타, 토리토 그리고 나는 슬픈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 형제 모두 사탕 한 봉지를 선물로 받은것이다.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엄마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엄마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가득 고여 있었다. 그 때 엄마 옆에서 담배 연기만 길게 내뿜고 계시던 아빠가 담뱃불을 끄고 일어나셨다.
아빠는 매트리스 한 쪽 귀퉁이를 들어올리시더니 그밑에서 자수가 놓인 흰 손수건을 꺼내셨다. 그리고 엄마에게 건네 주시면서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메리 크리스마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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