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만 올려봐요.
예를 들어가며 설명도 하고 여러 언어학자 ,기호학자 들도 소개하고 있어요.
저도 마저 읽어봐야겠네요.^^

기호학이란 뭘까요?
심리학이 인간 심리를 다루는 학문이고 역사학이 역사를 다루는 학문이듯, 기호학은 기호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사실, 이렇게 간단히 정의하기는 쉽지만, 정작 기호학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려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만큼 이야기할 것이 많습니다. 이것은 비단 기호학의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의 어떤 분야든 가장 먼저 문제시되는 것은 역시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용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기호(號)‘란 무엇인지, ‘학(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합해진 ‘기호학‘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일은 분명히 쉽지 않을 겁니다. 혹 기호학에 입문하려는 사람이 기호학 전문서적에 나오는 수많은 전문용어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다면 그것은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처음 만난 상대를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너무 쉽게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것과 마찬가지로 학문에서도개념을 너무 쉽게 정의하고 그 정의를 의심 없이 진실처럼 받아들이지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기호‘나 ‘기호학‘이라는 용어를 이해하는 데 그저 백과사전을 찾아보거나 하루 만에 끝내는~‘ 이라는 방식으로만들어진 책을 읽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개념들은 쉽게 정의할 수 없기에 스스로 탐구하여 자신이 알게 된 만큼 이해하고 활용하면 됩니다. 이 책은 그렇게 기호학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 P17

첫째, 이 세상을 기호로 본다는 것은 이 세상을 표현된 것과 표현한것의 관계로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관점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곧 인간의 문화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자연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 거기에 문화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수만 년 동안 갈고 닦인 바위 하나가 숲 속 어디엔가 있다고 합시다.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자연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문화의 일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기호로 볼 수 있을까요? 언젠가 기호가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 기호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요. 적어도 우리가 어떤 것을 기호라고 부를 때에는 대상 자체에 표현하는 성질이 있거나, 우리가 그것을 표현하는 성질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관점과 대상의 문제를 말하면서 밝혔듯이 표현하는 성질이 있다.
는 것과 표현하는 성질로 인식된다는 것은 결코 분리된 관념이라 할 수 없습니다. - P23

프랑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브리콜라주(bricolage)라는 말로 구조의 성질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처럼 바위가도구적인 의자도 될 수 있고, 정신적인 명상의 매개도 될 수 있다는 유연한사고를 보여줍니다. 바위의 본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바위가 놓여 있는 상황의 맥락에서 어떻게 쓰이는가가 중요한데, 바로 거기에서 기호로서의 성질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바위가 그러할진대, 인간이 앉으려고 의도적으로 만든 의자니 종교적 숭배를 위해 세운 성상 같은 것이 내포한 기호학적 성질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요. 의자는 성상이든 어떤 목적을 위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을 창조했다면, 이야말로 각각의 독특한 표현을 갖춘 문화적 산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문화라면 이런 문화가 생성되는 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 어떤 논리를 찾아낼 수 있을 터인데, 그것이 바로 기호학이 하는 일입니다.
- P25

둘째, 기호학은 모든 것을 기호로 치환함으로써, 그 모든 것을 서로 연관 짓게 하는 논리를 만들어냅니다. 문학을 설명하는, 그림을 설명하든, 음악을 설명하든, 아니면 영화를 설명하든, 이들을 기호학적으로 설명하는 언어는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면 기호학은 기호로서 이들의 공통된 성질을 탐구하기 때문입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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