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다 중
42-5
사람 사는 곳에 오두막 엮었으나,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럴 수 있는지,
마음 멀어지니 땅은 절로 외지노라.
수레와 말의 시끄러움 없구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고,
유연하게 멀리 남산을 바라보네.
산기운은 해 저물면서 아름답고,
날던 새 서로 더불어 돌아오누나.
이 안에 ‘참된 뜻이 있으니,
말하려 하나 이미 말 잊었노라.
- P361

잡시

49-11,
내가 길 떠나 아직 멀지 않았을 때,
고개 돌려 바람 차가운 것 슬퍼했지.
봄 제비가 계절에 맞춰 날아올라,
높이 날다 먼지 낀 들보를 스치네.
변방의 기러기 머물 곳 없음을 슬퍼하며,
갈마들고자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건만,
떨어진 곤계는 맑은 연못에서 울며,
여름을 건너고 가을 서리를 겪었네.
수심 겨운 나는 말하기 어렵거늘,
아득하고 아득하게 봄밤만 길구나.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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