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에는 한계가 있다. 현행 교통법으로는 자신의 사랑하는 남편을 죽게한 여자를 처벌할 방법이 없어 같은 방법으로 보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
이 상황은 법률이 그녀에게 아군이 되게 하는 것일까?

삶을 살면서 우리는 타자에게 의도치 않은 해를 입힌다. 어쩌면 함께 사는 공동체 안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 도로 위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무심코 창밖으로 던진 커피캔이 뒤따르는 차에 탄 사람을 실명하게 하고, 무단횡단이 급브레이크를 밟게 해서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

살아가면서 나의 어떤 선택과 태도와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며 조심하는 태도는 도로 위 주행과 관련지어 생각되었다. 차 안이라는 장소는 개인적인 공간인 것 같지만 다른사람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다. 음식을 먹기도 하고, 화장을 고치기도 하고, 두사람이 언성을 높이기도 하는 등 개인적인 행위와 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같은 도로를 주행하는 차들은 주춤거리기도 하고, 급브레이크를 밟기도하고, 내 뒤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차들의 행렬 끄트머리에서는 연쇄추돌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차를 배려하는가는 준법정신를 넘어서 그 사람의 평소 윤리의식을 평가하는 잣대가 아닐까? 평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의 태도와 별개의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이런 의식으로 살아간다면 아야코처럼 자신의 몸을 던져 과연 법이 내편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보는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리는 일이 사라질까? 줄어는 들겠지.


세라는 아야코의 얼굴을 떠올렸다. 법률은 조금만 어긋나면 때로는 적이 되기도 하고 아군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내던져서 법률의 분리대를 넘은 것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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