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로 하늘이 예쁘게 물드는데 건물에 가로막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

유성이 떨어지는데 너무 순식간일 때.

무지개가 떴는데 너무 빨리 사라졌을 때.

너무나 예쁜 꽃이 활짝 폈는데 향기까지 좋을 때.

파란 하늘에 하트 구름이 둥둥 떠있을 때.

.

.

.

 

이렇게 멋진 순간들은 왜 이리 짧기만 한 걸까.

혼자 즐기기엔 너무나 아까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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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기 위해서,

어떤 곳은 자동문인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곳은 회전문인 경우도 있다.

혹은 두꺼운 유리로 된, 엄청 엄청 무거운 문.

이럴 때는 밀거나 당겨야 하는데

이게 참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고마운 순간이 있었으니,

앞사람이 나가면서 손으로 문을 잡아주었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남기고 지나치기는 하지만,

사실 마음속은 말랑말랑해지면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별것 아닌 거 같은데도 되게 고맙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서 다짐하게 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줘야겠다고.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도 따뜻함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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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소풍
양은숙 지음 / 조선앤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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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세상은 다양한 꽃들로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이윽고 강렬한 햇빛, 뜨거운 열기의 여름이 시작되고, 이제는 못 버티겠다며 잔뜩 지쳐있을 때쯤에야 가을은 시원한 바람을 데리고 우리 곁을 찾아온다. 뒤이어 겨울에는 한동안 세상 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릴 것 같은 추위가 이어지지만, 괜찮다. 우리는 알고 있다. 눈이 녹으면 다시 봄이 찾아온다는 것을.
나의 계절은 대개 그러했던 것 같다. 여름과 겨울은 너무 길어서 힘들고, 좋아하는 봄과 가을은 너무 짧아서 아쉽다고. 그래도 오감을 통해 최대한 느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사실 지나가는 시간 안에서 무언가를 담아낸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임을 살짝 고백해본다.

 


그런데 글쓴이는 어쩌면 이리도 계절의 생동감을 선명히 담아냈는지,
일 년 열두 달이 이렇게나 흥미진진하고 풍성할 수 있음을 잘 알게 해주었다.
어느새 그녀의 시선, 그녀의 생각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는데 페이지마다 숲의 바람소리, 계곡의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올 것만 같다.

 

 

 


도심지역에서는 눈이 내리면 하얗고 아름답기보다는 오염물질과 먼지 때문에 금방 까맣게 되고,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게다가 바람은 왜 이리 매서운지 혹독하게 느껴질 정도. 그러나 그녀가 사는 숲은 다르다. 눈이 쌓인 전나무 숲은 아늑함과 포근함이 감돌고 쌓인 눈은 천연 설빙고가 따로 없어 식혜를 묻으면 살얼음이 생긴다.
화롯불에 고구마와 가래떡, 그리고 직접 만든 얼음 동동 식혜 한 사발.
아, 손을 쑥 내밀어 사진 속의 식혜를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라 사계절이 깃든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철 나물과 직접 키운 채소로, 각각의 시기마다 자연이 내어주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는 것이다.
노란 치잣물로 밥을 짓고 붉은 동백꽃을 우린 물로는 떡을 찐다.
마당에 자란 쑥으로는 쑥버무리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쑥개떡을 해먹는다.
들판의 봄나물의 잡채의 재료가 되며, 여름 무렵의 보리수, 앵두, 오디와 같은 열매들은 설탕에 절여 시원한 음료로 마시거나 우유나 연유를 넣어 얼려 먹을 수도 있다.

 

 

 


꽃은 그릇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장식이 되고, 초록 잎사귀와 함께 끈으로 묶으면 어여쁜 부케도 된다. 어디 그뿐이랴. 꽃밥이라든가 샐러드, 디저트로도 만들 수 있으며 또는 잘 말려 차로도 우려낼 수 있다. 때로는 그릇이 될 수도 있는데, 옥잠화 꽃 끝을 벌려 속을 채우는 요리를 보고는 그 아이디어의 신선함에 얼마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덩달아 기분이 산뜻해졌던 죽단화 리스를 잊을 수 없다. 이 꽃은 황매화라고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 더욱 기억에 남았다. 샛노랑의 소담한 꽃송이가 얼마나 예쁜지, 거기에 은은한 향까지 있어 사람을 무척 기분 좋게 한다.

 

 

 


계절소풍이라는 제목처럼 정말 각각의 달을 소풍하는 기분.
게다가 별명이랄까 수식어랄까 글쓴이가 달마다 붙여준 말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사월은 ‘들녘 프러포즈’, 시월은 ‘다락에 모아 두고 싶은 볕’이라고 되어 있다.
시월의 채소를 널어놓은 사진을 보니 그 별칭이 딱이다 싶다. 게다가 깨끗한 공기가 있는 곳에서 햇볕을 이용해 그대로 건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부럽기도 하다. 깨끗한 환경도 환경이지만, 단순히 수분만 날아가는 게 아니라 건조되는 동안 햇빛에너지를 알차게 저장하고 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재료들은 나중에 물에 불려 요리를 할 때, 들기름에 소금 간만 살짝 해도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만약 열두 달이 한자리에 모인다면 와글와글 기뻐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봤다.
글쓴이가 허투루 보냄 없이 하나하나의 개성을 다 발견해준 것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아래 소제목들 또한 말랑말랑 동화 같은 느낌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동글동글하고 흐뭇한 기분이었다.
그녀만의 사계절 스타일링 북처럼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사계절을 담아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마지막으로 글쓴이에게 한마디 전해본다.
계절소풍! 덕분에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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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나서 기다렸다는 듯, 별거 아니라고,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내가 다 안다는 식으로 충고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절대 잘 들어주는 게 아니다.

정작 용기 내어 자신의 약함, 고민을 얘기하는 그 사람의 상처를 후벼파는 일일뿐.

 

 

그것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당사자에게는 가장 큰 고통일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본인에게는 간단한 문제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상황, 환경, 얽혀있는 인간관계 때문에 그렇게 녹록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가벼운 말투로 그 사람을 나무라듯, 못났다는 듯 훈계하면 그 말이 더 상처가 된다. 

내가 맞아, 내가 다 알아, 넌 잘못했어. 내가 알려줬어.라는 식의 느낌을 담아

오늘도 난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줬어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뿌듯해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착각하지 말기를.

단순한 '듣기'와 '들어주는 것'에는 엄청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참고로 알려주고 싶은 것이 하나.

누군가 말하는 것을 머뭇거린다면 그건 정말 정말 힘들어서 말하기 힘들거나, 어떠한 사정이 있거나 등등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적어도 그쪽은 아니라는 거. 

그럼에도 자꾸만 말해보라며, 자신의 호기심과 잘 들어준다는 자만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뭔가 캐내려 하지 말 것.

본인의 사람 대함이 꽝인 걸 모르고 자꾸만 질문 공세를 하지 말기를.

안 알려준다고 숨긴다느니 대단한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러냐느니 억지를 쓰며 몰아가지 말기를.

그렇게 뭔가를 캐고 싶다면 차라리 산에 가서 돌을 캐거나 광물을 캐거나 해서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

단언하건대, 그 정도 열정이면 충분히 프로 광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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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는 힘 - 처음 시작하는 관점 바꾸기 연습
이종인 지음 / 다산3.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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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고민, 갈등처럼 문제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인생은 크고 작은 파도가 연이어 일어나는 바다와 닮았다고.
물론 잔잔한 순간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안 그런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하나를 넘었다 싶으면 다시 하나가 다가오니, 아마도 문제들은 삶이 이어지는 한 끊임없이 파도처럼 밀려올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큼이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게 또 있다. 바로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 때이다.
이것은 마치 커다란 바위가 자신의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 답답함을 안겨준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여러 문제,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이 책의 글쓴이는 ‘트리즈’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트리즈는 러시아의 알츠슐러 박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법’”으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근원적인 모순을 찾아 해결책을 유출해내는 사고 원리”라고 한다.
즉, 트리즈는 관점을 전환해 다르게 보기를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관점을 바꿔 문제를 의심하면 같은 문제도 새롭게 보일 수 있고 거기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야구장에서 삼겹살을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경우는 야구장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을 따로 마련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미 인천 문학구장에서 하고 있다고 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먹고 싶은데 양 때문에 부담이라면?
그래서 요즘에는 대형마트에서 소량으로 나눠 파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회사 왕따 문제,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갈등, 적반하장과 뻔뻔함으로 골머리를 아프게 했던 세입자 문제 등 여러 문제를 다루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제주산 원두, ‘COREA COFFEE’에 관한 부분이었다.
커피나무가 추위에 약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제주에서 커피나무를 키우기엔 인건비와 난방비가 많이 든다.
그러나 김익철 선생은 글쓴이에게 정말 커피나무가 추위에 약한지에 대해 의심해보라며 관점의 오류에 대해 알려준다.
그래서 글쓴이는 1주일 단위로 온도를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고 거기서 살아남은 커피나무를 보며 적응할 시간만 있다면 생물은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난방을 줄이면서 무사히 겨울을 넘기는 방법 찾아내게 된 것이다.

 


사실 아직까진 트리즈가 낯설고 문제가 가진 양쪽의 모순을 극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문제를 뒤집어서 바라볼 것, 당연한 사실도 의심해볼 것, 문제도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사람의 문제는 여러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며, 앞으로는 문제 앞에서 너무 경직되지 말고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문제가 문제로만 남을 수 있고 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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