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OST
조희순 지음 / 삼호ETM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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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상과 예쁜 의상,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인데 이 OST 앨범은 그런 여운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아요. 깊어지는 가을, 피아노로 편곡된 음악을 듣다보면, 다시 장면 하나하나 그때의 감정과 감동이 되살아날 것 같습니다. 피아노초보자이지만 연습에 도전을 외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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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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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이란 게 참 무섭다. 사람들의 입을 타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간다. 그런데 이것도 시대가 바뀌니 방법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온라인상의 공유, 퍼가기, 댓글 등. 직접 얼굴을 보고 얘기하지 않아도 이것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원인, 하다못해 의심할 무언가라도 있으니 그에 관련된 말이 나오는 거 아니겠냐며 너도 나도 그 흐름에 탑승해버린다. 문제는 그것이 정말 그러한지 확인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사실인지 아닌지 전혀 관심도 없어 보인다. 우선은 무조건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인 것 마냥, 동조하기 바쁘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자신들의 잘못된 믿음을 사실이고 진실이라 여기기까지 한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건 따로 있다. 그 말과 그 믿음이 없는 실체도 만들어낸다는 점, 그래서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도 있지만, 글쎄, 이제는 아닌 땐 굴뚝에도 연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람 아닌가 싶다. 칼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거나 악의적인 댓글들은 넘쳐나는 세상이다. 결국 그 댓글들이 모여 예리한 날을 세우니, 누군가는 거기에 깊숙하게 찔릴 수도 있음이다.

 


  『댓글부대』에 등장하는 ‘팀-알렙’은 인터넷 여론조작 업체이다.
팀-알렙의 멤버로는 삼궁, 01査10, 찻탓캇이 있다. 이들은 실시간 검색 순위 조작, 업체를 상대로 상품평이나 구매 후기를 가짜로 작성해주는 일, 청부 사이버 공격 같은 일을 하며 돈을 벌었는데 업체, 학원 강사, 기업, 정치인이 이들의 고객이었다.
  그러던 중 W전자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죽고, 그것을 다룬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서 합포회라는 조직이 팀-알렙에게 어떤 의뢰를 맡기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국기기관, 경제단체, 수수께끼 민간인들. 그리고 이철수라는 사람과 회장님으로 불리는 노인의 등장.
  소설은 팀-알렙이 어떻게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무력화시키는가와 찻탓캇이 신문기자와 인터뷰하는 내용이 맞물리며 점점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큰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러나 더없이 현실을 넘나드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소설 속 커뮤니티 회원들 간의 싸움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실제로도 온라인상에서도 종종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소설처럼 누군가 커뮤니티를 와해시킬 목적이 있어서가 아닌, 그런 일들은 의외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그 생생한 묘사에 깜짝 놀랐을 정도다. 그리고 가짜 상품평 후기도 충분히 공감하는 바다. 어디 그뿐이랴. 가짜 블로그며 맥락 없는 게시글과 댓글은 실제로도 존재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책, 『댓글 부대』는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에는 정치적 암흑세력과 돈과 권력을 가진 자,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댓글부대들이 등장한다. 물론 작가는 이 소설이 전적으로 허구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다 믿을 수는 없다고. 그만큼 이야기는 현실감이 있었고 진행되는 호흡은 마지막까지도 늘어짐 없이 잘 연결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힘을 가진 세력도 세력이지만, 팀-알렙의 세 명의 멤버가 좀 더 무서운 존재라고 느껴졌다. 그것도 그럴 것이, 커뮤니티를 무너뜨렸던 것은 댓글 부대가 아닌, 바로 이 세 명이었던 것이다.
  물론 팀-알렙 멤버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해 천재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해외가상사설망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것들이 주어지긴 했다. 하지만 꼭 그런 조건만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댓글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것도 사람을 교묘히 건드리는 그런 댓글 말이다.
  어떤 말이 상대를 분노하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킬 것인가. 삼궁, 01査10, 찻탓캇은 이런 것들에 빠삭했고 끝내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몰아갔다. 이들이 불씨를 만들고 뒤로 빠지면 그 후는 늘 똑같다. 저들끼리 물고 뜯으며 맹렬히 싸우는 온라인 이용자들. 팀-알렙은 그런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그저 재미있게 관람할 따름이다.
 

-논리야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그만이죠…… 타이밍이 중요해요 (p.77)
-어디 스트레스 풀 데 없나 하고 인터넷을 헤매던 하이에나들이, 배운 여자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었던 상어 새끼들이, 저리 가라고 해도 알아서 몰려듭니다.(p.78)
-저희가 두 가지 점에서는 초등학생보다는 뛰어났죠. 가슴 후벼 파는 거, 그리고 집요한 거.
그거 두 개면 다 됩니다. (p.81)

 


  삼궁, 01査10, 찻탓캇을 보니 머릿속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럿이 말하면 참말이 되어 버린다는 뜻이다.
부디 현실에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 더불어 자신도 모르게 그 삼인성호 중 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우리 또한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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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으로 난 길 - 동아시아 쪽빛을 찾아 떠난 예술 기행
신상웅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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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자 하늘이 높아졌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하늘은 점점 더 깊은 색으로 짙어지는 듯하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하늘을 보면 자꾸 욕심이 난다.
하얀 천을 가지고 그대로 물들이고 싶다,라는 생각이 종종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과 표지가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쪽빛으로 난 길』. 이 책은 쪽빛의 푸른색과  전통 화포를 찾아 떠나는 어느 염색가의 여행기다.

 


흰 무명에 처음 푸른색이 스며들던 순간을 기억한다. 색도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올과 올 사이를 밀물처럼 파고들던 색의 움직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올과 색소의 결합은 마치 흰색과 푸른색의 강렬한 소용돌이처럼 짜릿했다. (p.6)

 


글쓴이는 푸른색에서 울림 혹은 떨림, 짜릿함이 전해져 온다고 한다.
쪽이라는 식물에서 어떻게 이런 색이 나올 수 있는 걸까.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흰 꽃무늬 화포. 화포는 쉽게 말해 물을 들이지 않는 부분이라 보면 된다.
우선 녹인 밀랍 용액으로 천에 무늬를 그린 뒤, 푸른색으로 물들인다.
물들이는 과정을 반복 한 다음 끓는 물에 천을 넣으면 밀랍이 녹아내린다.
그럼 푸른색 위에 하얀 꽃송이가 피어난다. 그것이 바로 화포다.  

 


글쓴이는 구이저우 성 오지의 먀오족 마을에서 진하게 쪽물을 들인 푸른색 천으로
옷을 지어 입는다는 문헌을 읽고 바사 마을을 찾는다.
거기서 바사 민속관의 주인 '조강'을 만나게 되고, 조강의 고향인 샤오황으로 가 화포와
마주하게 된다.

 


흐름이 느린 물길이 마을 가운데를 지났다. 물길 옆으로 좁고 긴 골목이 있었고 골목이
끝나는 지점인 여기도 푸른 천이 깃발처럼 펄럭였다. 푸른색이 이토록 흔한 것이었다니
반갑기도 했지만 낯선 것도 사실이었다. 중략 마을 전체가 푸른색의 계절이었다.
나무통 속에서는 쪽물이 익어갔다. (p.42)

 


그리고 펑황고성에서는 화포를 물들이는 장인 유 노인을 만날 수 있었다.
먀오족이 밀랍으로 화포 무늬를 그렸다면, 유 노인은 밀랍 대신 석회와 콩가루를 섞은
방염제로 무늬를 만들었다. 나중에는 몽족의 화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먀오족이 화포를 녹인 밀랍을 찍어 그리는 방식이라면 몽족은 규격화된 나무틀을 이용해
동일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전에서는 깃발처럼 나부끼는 푸른 화포를 만나게 된다.
지붕보다 높은 장대에 걸린 희고 푸른 화포가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고 하니 그 얼마나 장관이었을까.
잠시나마 저 사이를 지나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어쩐지 손끝으로 푸른색이 잡힐 것만 같은 기분이다. 

 


글쓴이의 발걸음은 중국, 태국,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일본으로 이어진다.
책 속 중간중간 사진도 좋았지만 글쓴이의 문장은 더 좋았던 책.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색이 주는 울림과 무늬가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개구리 장식에 관한 의미라든가 축제, 설을 앞둔 시장의 풍경, 최부의 『표해록』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라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푸른색과 화포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으니, 앞으로는 쪽빛을 만나면 기분 좋은 설렘으로 두근거리지 않을까 싶다.

 


유 노인이 화포를 들고 마당으로 나간다. 무슨 일일까 따라 나가는 나를 돌아보고는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그러고는 하시는 말씀이 화포는 멀리서 봐야 좋단다.
나는 전시장 입구에 서고 그는 마당 가운데 선다. 두 손을 들어 화포를 펼친다.
노인은 화포 뒤로 사라지고 나는 푸르고 흰 빛에 눈이 시리다. 푸른 쪽빛은 햇살 아래
가장 선명하고 푸르다는 것을 나도 경험으로 안다. 저렇게 색과 공기와 햇볕이 만날 때
색은 두께를 가진다.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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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저녁때면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꽤 많다.

걷는 사람도 있고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 농구하는 사람 등등.

특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앞의 사람에게 자전거가 지나가고 있음을 차임벨을 울려 미리 알리기도 하는데

그중에는 열심히 발을 굴려 세발자전거를 타는 꼬마도 있었다. 대략 어린이집에 다닐 연령 정도나 되었을까.

사실 아직 너무 어려 아무리 빨리 페달을 밟아도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 엄마는 아이에게 조곤조곤 자전거 매너를 가르친다.

 

"사람이 앞에 있잖아. 그럼 자전거가 지나가고 있다고 따르릉 알려줘야지."

 

한마디로 자전거 손잡이에 달린 벨을 누르라는 뜻.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이내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릉~"

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것도 아주아주 열심히 큰 소리로.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벨이 울리겠거니~했는데 힘찬 노랫소리가 들려와서.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아이는 자신이 아는 따르릉으로 자전거가 지나가고 있음을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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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더 미드와이프
제니퍼 워스 지음, 고수미 옮김 / 북극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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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 번의 세계대전, 그리고 대공황과 대공습을 겪은 영국.
『콜 더 미드와이프』는 1950년대 런던 빈민가 이스트엔드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한 조산사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이 책의 저자 제니퍼 워스는 당시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노나터스 하우스에서 조산사로 일한 당사자다.
그래서 책 속 이야기는 그녀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로 더욱 현장감 있게 전달되고 있었다.

 


그 시절 도클랜드 지역 주민들은 대개 열에서 열두 명의 대식구가 두세 개의 방에서 살았다.
여기저기 비행기 폭격으로 폐허가 된 곳도 많았으나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터였다.
길거리 싸움은 흔했고 거리는 지저분했다. 제니는 자전거를 타고 공동주택을 방문했는데 그녀는 조산사로서 출산 전부터 후까지, 산모들이 안전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부인과에 가고 예전보다 발달한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다지만, 그럼에도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당시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책에 의하면 많은 여자들은 임신과 출산에 무지하고 무관심했으며, 산고를 견디다 끝내는 죽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게다가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생각조차 못했으니, 조산사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조산사의 지식과 기술, 경험은 산모에게 무척 중요했다. 물론 조산사들은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 싶으면 의사를 부르고 병원 입원을 결정하는 빠른 판단력까지도 갖추고 있었다.
    

 

조산사는 우선 집에서 가정 분만이 가능한지 사전 방문을 통해 위생과 환경을 체크한다.
그리고 분만 전후 작업은 물론 아기를 낳은 뒤 최소 14일 동안은 날마다 방문하는데 사실 각각의 과정에는 쉬운 게 전혀 없어 보였다.
사전 방문만 해도 그렇다. 빈민가에서는 공동주택의 좁은 집에서 많은 가족들이 함께 살았고 집 안은 오물과 쓰레기가 뒤범벅되어 악취를 풍겼다. 제니는 이 냄새 때문에 무척 힘들었음을 털어놓는다. 안 그런 가정도 있겠지만 대개의 집이 비위생적이었던 것.
19세의 산모 몰리 피어스도 그중 한 명이었다. 게으르고 지저분한 몰리는 살림에 관심이 없었고 먼저 태어난 두 아이들도 그런 집에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리고 남편인 딕은 아내와 아이를 때리는 나쁜 놈이었다. 몰리의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려가려 했지만 경찰은 아이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면 데려갈 수 없다고만 한다. 그것이 그 시절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화나고 답답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이런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니는 우리에게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은 역시나 경이롭고 숭고하며 대단한 일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실 여성이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엄청난 모성애로 아기를 위해 모든 고통과 위험을 감내한다. 구루병에 걸린 브렌다는 39주에 성공적인 제왕절개 수술로 딸을 출산했다. 그녀는 무척 행복해했고 딸을 그레이스 미러클이라고 불렀다.
베티의 아기는 역위 자세였지만 제니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태어나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크리스마스의 기적인 셈이다.
가장 감동적인 탄생은 콘치타 워렌의 스물다섯 번째 아기가 아닌가 싶다. 산모도 아기도 둘 다 위험했지만 콘치타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를 위해 힘을 냈고, 병원 의사들에게 아기를 보내는 대신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고 돌보는 것을 선택한다. 물론 아기는 사랑과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커갔다.

 

콘치타의 아기는 절대로 혼자 있지 않았다. 아기는 엄마의 아늑함, 손길, 냄새, 부드러움, 수유와 함께했다. 아기는 엄마의 심장소리와 목소리를 들었다. 아기는 엄마 젖을 먹었다. 무엇보다도 엄마의 사랑을 받았다. (...중략...) 나는 현대의학이 인간 생명의 신비를 다 알지는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p.482)

 


노나터스 하우스의 책임자이자 누구에게나 다정한 줄리엔느 수녀님.
깐깐하고 거칠지만 환자들을 웃게 만들고 그들을 진실하게 대하는 에반젤리나 수녀님.
우아하고 지적이지만 아이 같은 면도 있으신 모니카 수녀님.
188센티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항상 명랑하고 씩씩하며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처미.
노나터스 하우스의 보일러공이자 일꾼인 프레드와 주방에서 늘 맛있는 음식과 간식을 만들어주는 비 부인 등등.
그리고 이스트엔드의 지역주민들까지. 그들 덕분에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 따뜻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훈훈한 여운을 뒤로하며, 세상의 모든 아기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행복하기를.
항상 소망하고 또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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