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의 기억력을 훔쳐라 - 한국 최초 국제 기억력 마스터가 전수하는 "기억력"와 "두뇌 개발"의 모든 것!
정계원 지음 / 베프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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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 이 추리소설은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여전히 전 세계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셜록 하면 왓슨 역시 떠오르지만, 그래도 셜록이란 인물이 독자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사로잡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특히 셜록은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다. 한 번 본 것은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하여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꺼내 쓰는 능력을 보여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이며, 우리도 셜록의 기억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다름 아닌 이 책을 쓴 저자가 그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셜록을 드라마 감상으로 끝내지 않고 직접 도전하고 연습하고 노력해 2015년 세계 기억력 대회에 참여하여 국제 기억력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책에는 기억력 스포츠 대회 준비 과정과 실전 경험담,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지 노하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기억의 궁전'이라는 '장소 기억법'은 과거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쓰이던 기억 방식이라고 한다. 기억력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다들 각자의 머릿속 안경을 통해 다른 이미지로 해석하고 있다. 여정법, 로먼룸, 기억법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장소 기억법의 핵심은 장소에 기억해야 할 대상을 이미지화하여 그 장소에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글쓴이가 여러 번 강조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의미 부여’다. 기억에 남으려면 조금이라도 다르고 특별한 의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인상적이면 다른 것들 보다 기억이 더 오래가는 법이다. 그러니 좀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이미지화를 넘어서서 오감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 중간중간에는 <기억법 레슨>들이 실려 있는데 ‘원카드 시스템 한글 자음 모음 활용 예시’라든가 ‘몸이 기억해야 하는 기억술의 문법들, 변환의 기법’같은 부분처럼 중요 포인트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장소 기억법을 활용해 장기 기억이 되기 위해서는 친숙한 장소가 도움이 되겠지만, 글쓴이는 사실 무엇이든 장소가 될 수 있으며, 꼭 실제 장소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어도 상관없다고 말이다. 글쓴이는 오픈 월드라는 컴퓨터 게임을 통해 게임 속 장소를 자신만의 기억의 장소로 만들었다고 한다.
글쓴이가 알려주는, 기억의 궁전을 만드는 네 가지 단계는 다음과 같다.
1)큰 부분으로 나누기->2) 흐름 만들기->3)장소 포인트를 번호로 정리하기->4)장소에 감정담기

 


  우선은 실제 자신의 집을 대상으로 연습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익숙해진 뒤 차근차근 반경을 넓혀나가 장소의 수를 늘린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만의 멋진 기억이 궁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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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맛있게 먹는다거나,
풍경이나 영화처럼 어떠한 장면을 좋게 바라보고 감동과 여운을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사람이 잔뜩 부정적인 말과 불평불만으로 재를 뿌리면
자신의 기분도 어쩐지 살짝 탁해지는 느낌이다.

 

함께하면 더 즐겁다고 하는데
그건 비슷한 입맛, 가치관, 취미 성향을 가졌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아니면 정반대의 성향이라고 해도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다른 것을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줄 아는 누군가와
함께 했을 때나 즐거운 거다.

 

사람의 시선이,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다른 의견을 내놓는 것이 아닌, 부정적 감정을 내쏟기만 하면
그것만큼 머쓱해지고 어색해지는 게 없다.


그러니 혼자 무언가를 한다면,

그것은 외로운 것이 아닌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두자.
충분히 원하는 만큼 그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시간,
사색을 하고
내 안을 채우는 그런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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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든 연인이든 동료든.
그것이 지금은 지나간 인연이었더라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때 사람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야.라고.
살다 보면 종종 느낀다.
당시의 기억이, 상대방과의 소소한 대화가 참으로 큰 위안이 되었음을 말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 역시 종종 꺼내보아도 참 많은 위로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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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고마움을 느끼고 행복이라고 여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그러한 것이 전혀 안 느껴지고, 그런 생각이 소용없을 때가 있다.

힘든 무언가가 파도처럼 나를 덮쳐올 때면, 솔직히 평소의 것들을 하나도 못 느끼겠다.

행복이란 게 도대체 어떤 느낌이지? 이렇게 말이다.

 

그럴 때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마음을 놔두는 게 상책이다.

일부러 긍정적인 것들을 스스로 강요할 필요는 없다.

좋은 부분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면 모를까,

'억지'라는 느낌이 계속 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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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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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최고의 언어 마법사’라고 불리는 존 밴빌. 『바다』는 부드럽고 유려한 문장, 살아 숨 쉬는듯한 풍경 묘사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처연한 슬픔을 자신만의 문체로 아름답고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존 밴빌의 특유한 분위기, 감각적인 언어에 푹 빠지게 되는 느낌이다.


  주인공 맥스는 아내 애너를 병으로 잃은 뒤, 슬픔을 달래기 위해 어린 시절 여름휴가를 보냈던 바닷가 휴양지를 찾는다. 무려 50여 년 만이지만, 그레이스 가족(칼로 그레이스와 그의 부인, 쌍둥이 남매 클로이와 마일스. 보모인 젊은 여자 로즈)과 처음 만났던 그 집, 시더스는 그 자리에 그대로다. 현재 그곳은 바버수어 양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되어 있었으며 맥스는 시더스에서 잠시 머무르기로 한다. 어렸을 적 만났던 그레이스 씨네 가족과 보낸 여름, 아내가 살아있었을 때, 그리고 현재. 이야기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생생한 시선으로 한데 잘 어우러진다.

 


  주인공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니 소금기를 머금은 공기와 해변의 바스락거리는 모래가 나의 여름은 어땠느냐고 물음표를 던져오는 것 같다. 그런데 쉽게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는다. 하다못해 바로 일주일 전, 아니 엊그제라도 어떤 일이 있었나 되짚어보지만 가물가물한 느낌만이 머릿속을 맴도는 걸 보니 기억은 그새를 못 참고 공기 중으로 휘발되었나 보다. 어쩌겠는가 그저 어깨를 으쓱하는 수밖에.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렸을 때의 어떤 기억들’은 꽤 선명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마치 다시 눈앞에 재생되는 것처럼.


  그날의 온도, 하늘의 색감, 손끝에 닿았던 물건들의 질감, 주변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나 웃음소리 등등. 어찌 보면 평범하고 소박한 기억의 조각들이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햇빛에 반짝반짝하는 나뭇잎처럼 특별하고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된다.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 맥스도 그해 여름 바다에서 보냈던 시간이 그렇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맥스는 이내 깨닫는다. 바닷가 마을은 그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더 이상 예전의 그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더스는 변한 게 없는 것 같지만 세세히 보면 많은 것들이 변했으며 자신 역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말이다.

 

 

 

내 머릿속에 있는 이 집의 모형이 원본에 적응을 하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계속 완강한 저항에 부딪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약간씩 균형을 잃었고, 모든 각도가 약간씩 어긋나 있었다. (...중략...) 현실, 지독하게도 자족적인 현실이 내가 기억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휘어잡은 뒤 마구 흔들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형태로 맞추자 나는 거의 공황 상태에 이를 뻔했다. 뭔가 귀중한 것이 해체되면서 내 손가락들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빠져나가도록 방기해버렸다. 과거, 그러니까 진짜 과거보다는 우리가 내세우는 과거가 더 중요하다. <『바다』中에서>

 

 

  그래도 바다는 맥스에게 쌍둥이(클로이, 마일스)와 함께 매일같이 시간을 보냈던, 어렸을 적 추억의 장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곳은 주인공에게 있어 두 아이가 바다로 걸어 들어 간 뒤 보이지 않게 된 곳이기도 하기에, 아내의 죽음과 더불어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한다.


  이 소설은 왠지 크고 작은 파도가 계속 이어지다가 잔잔하게 수그러들며 차분하게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기분을 자아낸다. 순수함이 사라졌든, 아니면 어른의 눈으로 진짜 현실을 보게 된 것이든 어렸을 적 즐거웠고, 호기심에 가득 찼고, 좋았고, 재밌었던 것들이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안다는 건 조금 슬픈 일이다. 어쨌든 너무 과거에만 매여 살아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도움 안 되는 것으로 여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과거에서 위안과 위로를 얻지 않던가. 아이러니하지만 현재의 아픔이나 상실감을 다독여주는 것은 과거의 추억일 때가 많다. 아마도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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