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릉(宣靖陵)에서 본 제수진설도(祭需陳設圖) 사진을 톡방에서 받았는데 음식 이름들이 명확하지 않다. 낯선 이름이고 정확해야 하기에 도서관에서 찾아 보았는데 왕릉 책에 없어 선정릉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메일로 사진을 받았지만 이 역시 불분명하다.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의 저자 이정근 선생님께 연락했더니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 등이 있는 동구릉 사무소에 부탁해보라 하신다. 사진으로 받는 자료는 선정릉에서 받은 것과 다르지 않을 듯 해 연락하지 않았다.
선정릉에서는 진설도가 포함된 소책자를 무료 배포한다고 하니 가볼까? 시험 하루를 남겨둔 내일, 그럴 수 있을까? 가을 벌초를 하러 산에 오르는 기분으로? 아니면 눈부신 진설을 상상하며? 조선을 배우는 시간은 혼(魂)과 백(魄), 묘(廟)와 능(陵)과 원(園)과 묘(墓) 즉 죽음 아니 그 이후 된 신(神)들을 배우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매력(魅力)이란 말에도 귀신을 뜻하는 단어(귀: 鬼)가 들어 있다. 북촌에서 본 회화나무의 회(槐)에도 귀(鬼)가 선명하다. 귀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