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 낭송회 참여해 신용목 시인의 ‘제일(祭日)‘을 읽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또 듣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겁게 놀다가 잘 돌아왔습니다.

어쩌면 시를 읽는 것보다 낭송 후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는 것이 하이라이트일 것입니다.

시 낭송회이기에 시인, 소설가, 문학담당기자 등 문학계 인사들이 오신 것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건축 관련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분,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 출신의 연극배우 등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질문이 많은 저는 건축 관련 영화를 제작하시는 분께는 건축학도들이 종묘를 찾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프로파일러를 몇년 하다보니 왠만큼 흉악한 사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고 말투는 공격적(취조하듯)이 되고 감정의 소모는

심해지더라는 말을 한 연극배우에게는 니체는 괴물을 상대하다가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을

했고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반쯤 괴물이 되지 않고 어떻게 괴물을 상대하겠는가, 란 말을 했는데 두 말 중 어떤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시느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제 건축 질문에는 건축학적 가치가 있어 건축학도들이 종묘와 병산서원을 자주 찾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프로파일링 관련 질문에는 둘 다 맞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럴 것입니다. 괴물을 상대하면 어느 정도는 그런 모습을 닮게 되기 때문에 니체가 괴물을 상대하다가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을 한 것이겠죠.

참 단파 라디오 아시죠? 30 ~ 300Mhz의 주파수대역을 가지는 라디오이죠. 조선 왕릉은 10리 이상 100리 이내의 거리에 있었지요. 썰렁한가요?

단파 라디오는 비상사태시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국제통신수단이랍니다. 단파 라디오 수신기를 갖춘 분들은 방송을 들었음을 인증하는 QSL 카드를 주고 받지요.

단파 라디오는 아니지만 제 재미없는 톡 글에 열심히 QSL카드(댓글)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은경 선생님과 이명아 선생님은 제 어제 글이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셨지요. 영광입니다. 웃으며 살아야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고생물학자인 고(故) 스티븐 제이 굴드는 파리가 되어서라도 가서 듣고 싶은 모임으로 몇몇 사상의 거장들이 가진 모임을 들었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마스 제퍼슨/ 레닌과 트로츠키/ 뉴턴과 핼리(핼리혜성의 그 핼리)/ 다윈과 토머스 헉슬리 등이 만난 곳들입니다.

특히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 철학자 데이비드 흄, 과학자 제임스 와트가 사교모임에서 토론을 벌인 곳은 빼놓을 수 없다고 하지요.

굴드처럼 부러워할 곳이 있지만 우리 단톡방을 보면 굳이 그런 부러움을 가질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 앞에서 말씀드린 연극배우는 프로파일러를 하다가 갖게 된 트라우마 같은 것을 연극으로 치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유산해설일도 자기치유의 하나로 볼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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