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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평점 :
<나를 찾아줘>
푸른숲에서 출간된 영미소설. -아마존 종합베스트 1위,뉴욕타임스 소설 베스트 1위, 오프라 매거진 선정 2012 최고의 소설 선정, 리즈 위더스푼,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화 예정,아마존 리뷰 8,500개,2013년 에드거 상 후보! - 오프라 윈프리가 올해 최고의 스릴러라 칭했으며 이 밖에도 참 다양한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인가보다 싶었는데, 일독 후 왜 이런 찬사들이 터져나왔는지 알것도 같다. 함께 사는 사람일지라도 그 속마음은 알 수 없는데 책을 읽다보니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마도 한 번 읽고, 두 번은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기도 하다. 나도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빈 말을 가끔씩 던진다. 그 빈 말들은 나만의 반어법적 표현일수도 있고, 그냥 무의식적인 발언일수도 있고, 또는 불편한 상황으로 부터의 회피를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였을수도 있는데,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의 결실로 결혼하여 아내와 남편으로 엮어진 한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질리언 플린 작가의 손끝에서 스릴러로 만들어졌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할 때는 단점은 수면 아래 놓아두고 장점을 내세워 상대의 환심을 사고 싶어하는게 일반적인 만남의 형식이지만 가면의 지속은 계속될 수 없기에 단점도 드러나고 ,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고, 드러내지 않았던 많은 것을 체험하는 시기가 결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그런 극단적인 형태는 아닐지라도 에이미와 닉의 어긋남은 세상 모든 부부들이 겪어가는 일들이 아닐까 싶었다. 때론 허물을 덮어주고, 때론 서로를 향해 불신을 드러내어 파국을 맞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이 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냥저냥 적응하며 새롭지는 않지만 익숙한 형태의 또다른 사랑 내지는 정으로 함께살고있지 않을까..
이 소설의 시작은 에이미의 일기와 닉의 현재 상태가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초반부의 에이미 일기를 읽다보면 닉은 세상에 둘도 없는 나쁜 남자로 인식되지만 소설의 진행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새로운 형태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어메이징 에이미.. 엄친딸... 모든 것에서 우월하고 외모 마져도 아름다운 에이미와 닉은 첫눈에 반해 만남을 가졌고 결혼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혼 5주년이 되던 날 에이미가 사라졌다. 집안은 싸움의 흔적을 나타내듯 어지러웠고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들은 남편 닉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듯이 나 또한 남편 닉을 용의자로 지목하면서 읽어갔던것 같다. 에이미가 보여주고 싶었던 일기들 말고, 진짜 에이미의 속마음이 등장하는 중반부 까지...
에이미의 부모가 그러했듯 에이미와 닉 또한 결혼기념일에는 보물찾기 형태의 전통을 가졌나보다. 하나의 단서는 또다른 단서로 이어져 기념일 선물로 안내하는 과정이 낭만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에이미가 실종된 후 닉은 에이미가 남겨놓은 단서를 따라 움직이는데...결혼생활의 파국 직전에 있었던 그는 에이미가 남겨놓은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녀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샘솟고, 노력하기를 멈추었던 자신을 책망하지만 종국에는 그 단서들 또한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었으니... <나를 찾아줘>는 세 번의 큰 반전이 있는데 책으로도 좋았지만 영화로 보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질리언 플린의 또다른 작품으로는 <그 여자의 살인법>,< 다크 플레이스>가 있다.
-영혼이 쭈그러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이미는 이번 보물찾기로 우리 사이가 다시 가까워지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 단서들을 쓰는 동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미, 왜 좀 더 일찍 이렇게 하지 않은 거야? 우리는 한 번도 타이밍이 좋았던 적이 없다. - 164p-
-" 네가 정말로 그 애랑 데이트를 한다면, 그 앨 정기적으로 보고, 그 애랑 살게 되면 그 애가 너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뭔가를 발견하게 될 거라는 거 알아? 너의 뭔가가 자기를 미치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 앤 네가좋아하지 않을 요구들을 하겠지. 그 애가 너한테 화가 나면? " -239p-
- 그때 닉이 짠맛이 나는 입술로 내게 키스했고, 나는 생각했다. 난 정말 행운아야. 이 사람이 내 남편이라니, 이 사람이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될 거라니. 우린 정말 행복하게 살 거야.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지 모른다. 아주 많이 잘못 생각한 것인지 모른다. 가끔씩 그가 나를 보는 방식... 그토록 다정하던 해변의 남자,내가 꿈에 그리던 남자, 내 아이의 아버지가... 감시하는 듯한 눈길로, 벌레의 눈길로, 계산만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