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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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박하익 작가는 한국 추리 소설계에서 주목 받는 작가라고 한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는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12인12색>,< 살아있으라 - 2009올해의 추리소설> 등 단편 소설집에 참여했으며 , 전자책으로 미스터리 단편 <화면 저편의 인간>을 출간했고, 장편 소설로는 <종료되었습니다>가 2012년에 출간되었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선암여고라는 큰 줄기를 따라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소녀들이 사건을 수사하고 해결해나가는 추리 소설이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각각 다른 주제로 어어지는 단편 형식인데 ,각각의 단편들을 조금 더 보완하여 중편 소설 시리즈로  출간했었어도 괜찮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 권의 책속에 담겨진 여러 이야기들의 임팩트가 아주  강렬했고,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이 선암여고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며 등장인물들 안에 품고 있었으니 책을 읽어가는 내내  이런 생각이 저절로 싹트듯 내려앉았다. 

 

어느날 문득 뉴스와 신문에 등장한 사건들이 생각난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고 버렸던 여고생의 이야기, 낙태 현장, 잊을만 하면 보도되는  학교폭력과 자살.. 무거운 뉴스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드는데 세상이 왜 이렇게 각박하게 변해가는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넓게는 한국 추리 소설로 분류되었고 작게는 청소년 추리 소설이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아픈 내용들이었기에 참 괜찮은 작품을 쓰는 작가로구나~ 하는 마침표를 찍어본다. 

 

선암여고의 개성 넘치는 다섯 아이들이 탐정단을 만들었다. 채율은 천재 오빠 채준의 그늘에 가려져 갖은 스트레스로 하루를 살아가며 공부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으로 공부에 매진했지만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외고 입시에서 낙방했고, 선암여고 1학년으로 입학을 했다.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공부만 하던 채율에게 어느날 문득 선암여고 탐정단 대장 미도와 비서실장 예희,행동대장 성윤,감식반 하재는 채율 앞에 나타나 자신들의 탐정단에 가입할것을 권한다.

 

원치 않았지만 탐정단 일원이 된 다섯 소녀들은 채율과 여러 명이 당했다던 신종 변태 '무는 남자'의 사건을 해결하고,  선배의 핸드폰 고리를 강탈해간 사건,  의문의 죽음으로 이어진 선배가 괴짜 선생인 하쌤과 맞닿아있다는 실마리를 잡고 해결하려 이리저리 동분서주 하는데 , 때론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에 가슴이 아파 울적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 소설은  재미 있었고, 스릴러적 요소를 복선으로 깔아두어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현장감 있게 그려내었고, 부모와 사회가 종종거리며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뛰어난 스팩을 강조하며 아이들을 다그칠 때 아이들의 가슴에는 어떤 멍울이 천천히 자라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이 밖에도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된 학교폭력에 관한 진실과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이 모호해진 학교폭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며 가슴이 아팠다. 아프면서도 진중하고, 진중하면서도 설레이고, 설레이면서도 가슴 짠한 이야기들이 담겨진 <선암여고 탐정단>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박하익 작가의 다른 작품이 도서관에 있는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은 겉만 보고 모르는 법이지만 진권은 효조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성격이 이상해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따돌림은 개인의 기질 문제가 아니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이나, 성격이 이상한 학생들은 얼마든지 존재했다. 하지만 그때에는 이렇게까지 반 전체가 똘똘 뭉쳐 한 학생을 징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느 선에서 반드시 제동을 거는 아이들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아이들이 사라졌다. 모두 눈치를 보기 바빴다. 어째서인지 알 수 없었다. - 184p-

 

-여자아이들이 이렇게 분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입술로 표현된 미움은 날카로우면서도 유치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그런 작은 상처들을 불쏘시개로 삼아 서로 험담을 하고, 미움을 확장시켰을 터였다. - 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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