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신화 - 쾌락적응, 생존에는 유리자히만 행복에는 불리한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이지연 옮김 / 지식노마드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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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신화>

- 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그렇지 못하고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 상황에서도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나오는가? -

 

저자 소냐 류보머스키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로 '우리 마음속에 굳건히 들어앉은 행복에 관한 믿음을 '행복신화'라고 부른단다. 행복신화라..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어한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는 많은 돈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 믿고, 실제로도 원하는 만큼의 돈을 가지면 행복해지고, 간절히 원하던 일을 성취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행복함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속적인 행복감 보다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결핍에 시달리고 무엇인가를 성취했더라도 그 행복감은 지극히 짧다.

 

경제적 풍요도 그렇고, 일에서의 성취도 그렇듯이.. 이러한 것들은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쾌락적응 때문이라는데 공감이 간다. 그렇다면 행복의 지속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세상에는 타인과 무수히 많은 비교들이 존재한다. 내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알게모르게 형성된 환경에서  행복과 결핍 사이를 왔다갔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냉소적인 관찰자 내지는 참여자가 되어 살아간다. 그 가운데서 행복감 느끼고, 결핍감 또한 느껴간다. 돈이 많다면 행복해질거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한다면, 원하는 차를 가진다면, 승진을 한다면 행복해질거라 믿는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고.

 

그렇다면 쾌락에 적응하지 않고 행복을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해야 할까? 다소 진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행복의 신화>를 읽어가며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  '환희와 비탄은 빈틈없이 직조되어 있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순수의 전조>에 나오는 이 시구는 새옹지마의 교훈을 우아하면서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행복의 신화가 왜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한다. -  우리 삶에서 좋은 일과 불행한 일은 전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단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의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이런저런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삶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형태이기도 하고.

 

<행복의 신화>는 크게 짝, 일과 돈 ,나이듦 으로  나누어졌다.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하고 평생의 짝을 선택하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런저런 삶의 환희와 비탄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는 평범한 사람의 일생을 생각하면 이 책의 세 부분은 곧 하나로 귀결됨을 뜻한다. 결혼과 행복의 신화, 독신주의자들의 삶 두가지 유형 모두 행복의 신화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그것을 결정짓는 일은 오로지 자기자신 밖에 없음을 깨닫고 , 더 많이 행복하기 위해서 각자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부분들에 열정을 다한다면 그것이 곧 행복으로 이어지는것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 일과 돈의 신화는 직장생활과 경제여건에 집중한 여러가지 실험 결과들을 보았다. 원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 때문에 평생이 괴롭고 힘들다면 바꾸면 된다. 생각을 바꾸고,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일, 즐거운 일을 찾아 과감한 결단을 내릴 때 가능한 이야기인데, 그 열정의 끝을 보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봐야만 한다. 그렇게 이루어낼 끈기와 용기가 없다면 불평과 불만 사이의 외줄에서 내려와, 다르게 생각하는 노력을 더해야 한다.  - 쾌락의 첫바퀴의 노예가 되지 말라. 행운에도 어두운 이면이 있으며 ,특별히 끈질긴 사람이거나 운 좋은 사람이라면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행복을 살 수 있는 핵심 열쇠는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인가가 아니라 성공을 가지고 뭘 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소득이 얼마나 큰가가 아니라 소득을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 227p

 

<행복의 신화>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행복의 조건? 혹은 이것이 있으면~ 이렇게 하면 행복할 것이라 믿었던 것들의 실체를 다양한 실험으로 꺼내보이고 있다. 행복에 관한 연구를 해왔던 저자가 말하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행복과 쾌락 적응에 상관관계와 과거 그리고 현재, 그리고 막연히 이러면 행복해질것 같다라는 믿음을 헤아려보았던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라 할 수 있었다.  

 

-무언가가 나를 영원히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들 거라는 믿음이 삶의 도전이나 변화에 대한 내반응을 완전히 지배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어떻게 해야 행복과 번영,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선택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눈만 깜빡이지 말고 생각하라. 본능에 기대지 말고 이성에 의존하라.  행복의 신화들을 모두 날려버리고 나면 행복을 위한 마법의 공식도, 비참해지도록 정해져 있는 길도 없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인생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기쁨을 주거나 비참함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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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시간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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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시간>

우연한 기회에 읽었던 리 차일드의 < 추적자>를 무척 재미있게 봤던터라 작가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의 새로운 작품을 만났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작가 이름만 보고 선택했는데 표지마저도 마음에 쏙 ~ 든다. 흑백의 강렬한 조화, 눈이 흩날리는 것 같기도 하고 오래된 필름이 영사기로 돌려지듯 표현된 까만 아스팔트 도로 위에 쓰여진 61 시간~~ .

 

액션 스릴러 주인공들은 모두 멋있다. 고로 잭 리처 또한 멋있다.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상상속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실존할것만 같은 친근함, 영화에서~ 소설에서 그려지는 명석한 두뇌, 빠른 결단력, 따뜻한 감성까지 두루두루 갖춘 인물로 <61 시간>에서도 잭 리처의  종횡무진 활약상은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만 ,  재미있으면서도 약간 식상함도 함께 가져왔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책들을 너무 많이 읽었던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육군의 비밀스러운 부대에서 근무했던 잭 리처는 퇴역 후 일정한 거주지 없이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미국 전역을 돌며 여행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관광버스 이방인으로 동승하게 되었다. 노인들이 관광객의 전부인 버스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모두의 발목을 잡았고 그는 평화롭고 조용한 그 마을에서의 분주한 움직임에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경찰서장 톰 홀랜드와 부서장 피터슨과 함께 마약 밀매 현장을 본 증인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나 조용했던 마을에서 또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은 점차 일파만파 커져만 가는데 잭의 행보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의심가는 존재들이 몇몇 눈에 띈다.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나름대로 추리를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이 눈앞에 다다르는데 <61시간>은 제목에서 풍기듯 사건의 발생과 결말까지 시간대 별로 움직직이며 소설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첫 61시간에서 부터 시작해 위험한 사건이 하나씩 발생할 때마다 줄어드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냉전시대에 쓰였던 의심스러운 건물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추적자의 히어로인 잭 리처 시리즈 중 한 권이며 , 작가는 일년에 한 권씩 출간하여 지금까지 열 일곱권의 잭 리처 시리즈를 출간했다.  랜덤하우스의 <추적자>와 오픈하우스에서 출간된  <61 시간> 까지 두 권을 읽었는데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책이 국내에 소개 되어 있었다. <잭 리처의 하드웨이>,< 악의 사슬>,< 원 샷>,< 사라진 내일>,< 탈주자> 등등등~~ 여건이 될 때마다 한권씩 찾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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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정현정.오승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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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드라마 소설 : 로맨스가 필요해>

누구나 사랑을 하면 함께이고 싶은게 당연한데 소설 속의 주인공인 석현과 열매는 일곱 번 만났고 일곱 번 헤어짐을 겪는다. 서로 깊이 사랑하면서도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보지 않아도 그려졌다. 소설이 워낙 디테일하게 그려져 열매와 석현의 감정은 물론이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마음, 심지어 표정까지 눈앞에 그려질 정도였다. 석현을 너무나 사랑해서 늘 함께할 수 있는 결혼이란걸 하고 싶고, 두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은 열매와, 함께 하는 삶은 좋지만 어떻게든 결혼을 피하고 싶은 남자 석현.

 

- '야, 윤석현. 12년이나 사귀었는데 당연히 결혼하는 거 아냐?'

넌 결혼이 하고 싶니? 주변을 한번 둘러봐. 결혼했는데 아직도 사랑한다는 커플, 봤어? 못 봤짆아."

"지금 이대로 좋잖아, 우리." - 60p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뒷걸음질하는  남자와 사랑하기 때문에 언제나 그의 자리를 만들어 놓는 여자의 밀고 당기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초반에는 약간의 식상함으로 비춰졌는데 ,석현과 열매의 주변 인물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사각구도가 형성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 열매의 빈자리를 서서히 느껴가는 석현과 석현을 좋아하는 또다른 여인의 등장은 첨예한 갈등으로 달려가며 볼거리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힘들 때면 기대지도 않고 아픔을 말하지도 않는 그가 밉기보다 안타까웠고, 속상하기보다 서운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서 나도 외롭고 그도 외로웠다. 함께 이겨내는 것을 모르는데, 함께 견뎌내는 것을 모르는데,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68p-

 

석현의 진심이 결혼과 함께 사라지는 사랑의 유효기간이 무서워서 도망가는 걸까 ? 그럼 누누히 함께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여자의 진심을 외면하는 것이 석현의 사랑 방식인걸까?  석현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기에 열매의 갈등은 깊어만 가는데... 후반부에 가서야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석현의 속마음이 드러나고, 새로운 사랑에게 이별을 고해야하는 열매의 아픈 마음이 전이되듯 독자에게도 전달될듯하다...

 

-사랑 안에서 다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할퀴고,할퀴어지는 시간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언제나 울타리의 문만 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길을 헤매다가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사랑으로 서로가 서로를 감싸안아 주리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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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세트 - 전3권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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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1,2,3>

말랑한 중국 역사소설인 이 책을 쓴 동화 작가는 중국은행에서 금융 분석 업무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200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보보경심>,< 대막요>,<운중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들>,< 이미 허락하였네>등의 베스트셀러 로맨스소설 시리즈를 출판하였다. 그 중 여러편이 영화와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다는데, 그녀의 여러 작품들 중  <보보경심>은 중국에서 입소문으로 120만 부를 판매하며 화재가 되었고, 뒤이어 2011년 9월 호남위성 tv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물 다섯의 아가씨 장효는 현대 중국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는 평범한 시민이었지만 ,어느날 예기치못한 교통사고로 인해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깨어난 곳은 300년 전 청나라 강희제가 다스리는 시대였고, 그녀는 강희제의 여러 아들들 중 팔황자 윤사의 열 세살 처제 약희의 몸으로 깨어났다. 21세기의 스물 다섯 살 장효이자 300년 전 마이태 가문의 둘째 딸 약희의 신분이 된 그녀는  현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실에 적응해나가고 , 비록 친 언니는 아니지만 약희의 언니이자 팔황자의 측복진 약란을 친언니 처럼 따르게 된다. (정실 부인이 정복진,측실 부인은 측복진)

 

-장효는 옹정제를 좋아했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황위 쟁탈전에서도 경쟁자들을 모두 죽여야만 자신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적에게는 아량을 베풀망정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사람이었다. 팔황자와 구황자가 옹정제를 죽이려고 하자 결국 감금하기는 했지만 더 심한 짓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그 결말을 거부하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진짜 마이태 약희인 것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시간이 나를 바꿔 놓은 것이다.- 1권 263p-

 

팔황자는 첫눈에 반해 약란과 혼례를 올렸지만 약란은 이미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팔황자의 지시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그를 못잊어 팔황자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간다. 약란의 마음을 얻지 못했지만  어린 처제의 좌충우돌 사고를 부드러운 미소로 지켜주며  점차 약희의 매력에 빠져들고 , 약희는 팔황자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면 질수록 그와 멀어지려 하고, 강희제의 여러 아들들인 황자들과 우정을 나눈다. 

 

역사를 배웠기에 여러 황자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약희는 어떻게든 정쟁의 소용돌이를 피해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 하지만 , 그녀가 피하면 피할수록 상황은 그녀를 사건의 중심으로 데려다놓고, 결국 장효는 몸의 원래 주인이었던 꼬마 아가씨 약희의 운명에 따라 수녀 선발에 들었고 ,황제의 차를 담당하는 궁녀가 되었다. 현대인의 재기발랄함으로 똘똘 무장한 약희는 금방 황제의 신임을 얻었지만 , 그녀가 피하려했던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찌할바를 모른다. 사황자가 강희제 다음으로 황제에 등극한다는 것을 알고있던 그녀는 애써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 하지만 , 그녀의 조심은 오히려 사황자의 눈에 띄며 결국 사황자 또한 약희를 마음에 품게된다. 또 한편으로 팔황자는  약란과 사랑을 키워가면서 사랑과 권력 모두를 가지기를 원하지만, 역사책에 쓰여진 대로라면 팔황자의 것이 될 수 없는 권좌였기에  그녀는 사랑과 용상 중 하나만 택하라고 종용하고 결국 그는 권좌를 택했다. 팔황자를 사랑했지만 사랑은 그녀의 뜻과는 무관하게 어긋나고, 세월이 흐르듯 사랑의 마음도 흐르고 흘러  사황자를 마음에 품는다. 하지만 그 사랑은 결국 그녀의 평생을  아프게만 하는데...

 

-나는 늘 팔황자의 최후만 걱정했지, 그 최후가 내 손에서 시작될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없었다면 팔황자가 사황자를 모해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모든 것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십삼황자가 수년간 힘들게 살아야 했던 것도 나 때문이었다. 녹무도 그랬다. 나만 아니었다면 십삼황자가 감금되지도 않았을 테고, 녹무도 그와 함께 지낼 일 없이 영원히 멀리서 그를 지켜보기만 했을 것이다. 그러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강물에 몸을 던져 자결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대체 뭘 한 걸까? - 3권  280p-

 

<보보경심>의 큰 줄기는 위와 같다. 역사 로맨스 소설로 분류되지만 , 작가는 사랑에 치중하기 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러 왕자들의 권력 다툼과 그들의 곁에서 온몸으로 햇빛과 비바람을 맞아야 했던  한 여인의 위태로운 줄타기에 더 중점을 둔듯하다. 사랑도 있고, 역사도 있고, 권력을 향한 남자들의 욕망이 약희의 눈으로 그려지는 역사 소설로 재미있는 사극 한 편을 본듯 했고, 예전에 방영되었던 <동이> , <정조대왕 이산>을 즐겨봤던 시청자라면 청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보보경심> 또한 재미있게 읽을것같다. <보보경심>3권 세트를 시간가는줄모르고 읽었지만 서너군데서 이해할 수 없는 ,매끄럽지 못한 설정이 난데없이 툭툭~ 튀어나와 약간 멈칫거림이 있기는 했지만 , 술술~~잘 넘어가는 가슴 아픈 소설이기도 하다. 중국 역사 드라마 <측천무후>도 많이 생각났으며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오래전에 읽었던 <의천도룡기> 같은 무협지도 많이 생각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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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의 지혜 - 한 세기를 살아온 인생 철학자, 알리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희망의 선율
캐롤라인 스토신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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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의 지혜>

111세의 알리스 헤르츠좀머는 세계 최고령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피아니스트로 살아오셨단다. 할머니의 어머니는 교육을 많이 받은 여성으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은  인물들과 교류를 했고,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자녀들은 문학과 음악에 심취했고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피아노에 관심이 없으며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쌍둥이 자매와 성향이 달랐던 알리스는 낙천적인 성격이었으며,  어린시절 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보였고, 자신의 이름을 건 음악회를 개최할 정도의 실력 있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그리고 사업가인 레오폴트 좀머와 결혼해 아들 라피를 얻어 행복한 삶을 꾸려가던 어느날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 정책에 술렁이던 유럽 주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고향 체코슬로바키아는 바람 앞의 촛불 마냥 흔들리고 , 그녀의 부모님은 수용소로 끌려간다. 이웃은 밀고자가 되어버렸고, 끊임없는 유혈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 잠 들기조차 버거운 눈앞의 참담한 현실을 견뎌내야만 하는 그들 모두의 절박함이 내게로 와닿는다.. 수용소로 끌려가는 칠십이 넘은 부모님의 구부정한 등을 바라봐야 하는 자녀들의 비애를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마는 혹독한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생존자들의 회고록이 넘치도록  출간되었기에 여기서 또 한 페이지의 아픔을 보태어 본다.

 

-알리스는 연달아 음악회에 참여하면서, 나치 병사들이 강등 뒤쪽이나 창밖에서 음악을 귀감아듣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번쩍이는 부츠와 나치 표장이 달린 회색 재킷 차림의 청년들에게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에게는 죽음을 뜻하는 나치 표장을 단 병사 중에는 가끔 아름다운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사람들일까? 왜 이들은 여기 있을까? 어떻게 음악을 사랑하면서 , 나치 표장을 달고 악마를 섬길까? 그들이 정말로 유대인을 증오할까? 이들은 자원했을까, 아니면 강제 징집되어 끌려왔을까? 그들은 나치의 선전을 믿을까? 아니면 그들 역시 그녀처럼 살아남아서 집에 돌아가기만을 바랄까? - 53p-

 

 

음악이 그녀 자신이 되었고, 그녀 자신이 음악이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던 극한의 고통을 넘어왔던 할머니의 회상과 현재의 삶이 교차되며  진행되는 에세이 <백 년의 지혜>는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수히 많았던 삶의 고비들이  알리스 할머니의 발자국으로 살아나 책 속에서  꾹 꾹 눌려지듯 눈앞에 그려진다. 너무 선명해 지워질 수  없을것 같고, 세월의 풍화 작용에 의해서도 사라지지 않을 화석으로 남아있을  발자취들을 따르다보면 우리가 처한 현실, 현재의 고통, 얽힌 매듭, 눈앞의 아픔에 좌절하고,절망하며 주저앉고 싶을 때,, 할머님의 주름진 손등이 내게로 와닿을것만 같다. 인생은 선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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