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고백 - 김영민 단문집
김영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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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기도 가볍기도 한 삶에서 완전한 희망에도 절망에도 치우치지 않고 절묘한 통찰을 끌어내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아포리즘집.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7년간 써내려간 문장을 선별해 엮은 단문 365편이 담겼다. 인생의 불전완함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뜻한 사유, 세계의 진부함을 파헤치며 이면을 들추는 김영민식 위트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문장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독자의 심장에 가닿는다. 몇 문장에 인간사와 세상사를 담기란 가히 어려운데 그것을 능히 성취한 책이다.

《가벼운 고백》은 김영민 교수가 최초로 선보이는 단문집으로, 총 3부 〈마음이 머문 곳〉 〈머리가 머문 곳〉 〈감각이 머문 곳〉으로 나뉘어 주제별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발문〉에서 그는 자신의 아포리즘 일부를 ‘드립’으로 표현하는데,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하며,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그 술잔”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독자를 격려한다.

책 표지는 30여 년간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업한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 〈풋사과〉를 입혀 시각적 촉각적 청량감을 더했다. 풋사과처럼 시큼하면서 달달한 우리네 인생 조각을 품은 《가벼운 고백》을 찬찬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라는 허상에 집착해서 쉴 새 없이 자신을 찾아대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마침내 찾을때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무엇을 위해 고단함을 견뎌야 하는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이 인생의 전모를 논리적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한다.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술잔이다. p12

취약함은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취약함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취약하므로, 인간에게는 울어도 될 곳이 필요하다. 그곳을 성소(聖所)라고 부른다. p21

애타게 바라는 것은 대개 오지 않기에,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관건은 무엇을 기다리느냐는 것이다. 무엇을 기다리느냐에 따라 기다리는 동안 하는 일이 달라지고, 기다리는 동안 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사람 인생이 달라진다. 가장 한심한 것은 남을 흠잡고 싶어서 남이 잘못하기를 기다리며 사는 인생이다. 차라리 고도를 기다르는게 낫다. p29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으로 한꺼번에 번식공동체, 대화공동체, 육아공동체, 일상공동체, 농담공동체, 생존공동체 그리고 스파링 파트너를 만들고자 한다. 그 많은 것이 한 방에 다 성공할 리 있겠는가.

Q:결혼이란 무엇인가.

A: 봉사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p46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을 가리키는 다양한 비유를 만난다. 마음은 때로 무엇을 비추는 거울이며, 갈아야 할 밭이기도 하고, 흐르는 물이기도 하다. 오늘, 마음의 비유를 묻는다면, “매립지”라고 대답하겠다. 시간이 지나면, 묻은 많은 것이 썩으리라.

형체도 없으리라. 그래도 빛을 발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돌려주겠다. p100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건 삶을 더 잘 누리기 위해서다. 허겁지겁 살 때 누리지 못한 삶의 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삶의 깊은 쾌락은 삶의 질감을 음이하는데서 온다. 그러니 공부가 어찌 쾌락이 아닐 수 있겠는가. p107

초심(初心)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종 초심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깊은 성찰 없이 건국한 나라도 건국 정신을 말해야 할 때가 있듯. 제발 초심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주게. 다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라고. p133

어젯밤 자기전, 생일을 자축하는 차원에서 <원더풀 라이프>(1999)를 보았다. 천국으로 가기 전 잠시 거주하는 림보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장 행복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려야만 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이 그러한 기억을 찾는데 애를 먹거나, 찾았을 경우도 그들이 평생 추구했던 과업과는 거리가 먼 사소한 어떤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감은 무엇보다 '순간'에 깃드는 것이었다. 영화에 따르면, 그 사소한 순간에 맞닿는 찰나에야 비로소 영원으로 떠날 수 있다. p205


〈라이프 오브 파이〉(2012)는 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 오랜 표류 기간을 견뎌 살아남았는가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뗏목에 호랑이와 함께 탔기 때문이다. 호랑이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그 긴장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강함이 그로 하여금 대양을 건너게 했다. 현재 당신이 표류 중이라면, 당신의 호랑이는 누구인가. p211

진정한 여행은 여행 전의 기대와 여행 후의 기억에 있듯 진정한 삶은 살기 전의 꿈과 살고 난 후의 기억에 있다. 그래서 마르셀 프루스트는 쓴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걸작을. p219

무더위와 싸우면 불면의 밤을 보내던 어느날,

자다말고 다시 집어든 휴대폰 속 인터넷서점에 눈길을 끄는 싱그러운 풋사과 배경의

그만큼 또 제목도 산뜻한(?) '가벼운 고백'이 눈에 들어 왔다.

게다가 흠모하며 읽었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저자 김영민교수의

첫 단문집이라니 얼른 데려오는걸로...


먼저 이 책을 읽은 친구가 보내온 카톡메세지만으로도

기대가 더 커졌는데

발문 '성찰적 드립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시작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저자가 17년간 길어올린 아포리즘을 담은

인생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와 나또한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다.

결혼은 봉사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라던가,

오늘, 마음의 비유를 묻는다면 '매립지'라고 대답하겠다던가

짧은 글 속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오늘은 걱정 많았던 초음파검사를 마쳤다.

긴장때문인지 한동안 괜찮던 공황이 찾아와서

어지럼증과 함께 식은땀을 흘렸지만

친절한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검사를 마쳤고

걱정과는 달리 수술부위도 반대쪽 통증부위도

아무 이상없음을 듣고 감사했고

수술후,

처음으로 한시간 가량 영양수액이라는걸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결재는 김씨의 카드로 하고...

(그돈이 그돈이지만 오늘은 왠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수액 자체에 큰 기대는 없으나 '플라시보'효과로

남은 더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믿어본기로 했다.

저녁에 온다는 꼬맹이 기다리며

힘내서 열심히 청소하고

꼬맹이 좋아하는 된장찌개와 쌈채소를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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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의 구원 - 부서진 땅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난 희망에 관하여
빅토리아 베넷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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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빅토리아 베넷(Victoria Bennet)의 아름다운 들풀 에세이 『들풀의 구원(All My Wild Mothers)』이 한국의 독자들을 찾아왔다. 야생 정원을 가꾸면서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상실과 고통을 자연의 생명력으로 바꿔나갔던 10년의 회고를 선연하게 그려낸 에세이다.

저자는 언니의 죽음과 아들의 지병 등 자신이 지나온 삶의 조각들을 치유의 힘을 지닌 90개의 들풀과 연결 지으면서 한 권의 압화집처럼 펼쳐낸다. 회복력을 상징하는 데이지, 역경에 맞설 힘을 주는 서양민들레, 외로움을 물리치는 붉은장구채, 희망을 안겨주는 보리지… 아름다운 들풀로 무성한 야생 정원에 서서 시인은 말한다. “때로 우리는 부서짐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부서진 덕분에 살아갈 수도 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상실로부터 건진 한 줌의 에너지마저도 끊임없는 빚의 압박에 소진된다. 세상은 우리에게 구제책으로 ‘긴축 생활을 하라’고 권하지만, 그것은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에게서 안전망을 거둬버리는, 냉혹하고 잔인한 말이다. 정치인들이 국가의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떠드는 동안 남편은 어떻게 해야 좋은 아버지가 되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우리를 먹여 살리지 못할까 봐 겁낸다. ‘진짜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말한다. 나는 그에게 예술가도 진짜 직업이라고, 우리가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늘 그랬듯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는 우리 일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고, 우리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p24

지금 내 아들의 창밖에도 나무가 자란다. 재생의 상징인 자작나무다. 아이도 나처럼 제 나무의 계절이 흐르는 모습을 지켜볼테고, 나무의 모든 변화를 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나무는 아이의 삶 가운데 몇 해를 목격할까? 몇번의 추위를 견딜까? 나는 아이가 묘목을 끌어 안고 입맞추면서 '안녕'하고 다정하게 반기는 모습을 본다. 아이를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고 그 부드러운 심장을 지켜주고픈 마음이야 가엾지만, 아이는 벌써 다섯살이고 제 삶의 겨울을 겪어봤다. 아이가 기상변화를 아예 모르도록 계속 막아낼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나무처럼 모든 시간과 계절이 우리 삶에 나이테를 새긴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는 있다. 그 시간을 살아남으려면 우리가 조금 단단해질 필요가 있단다. 하지만 지켜보렴. 그러면 봄이 늘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게 될 테니까. P57


애도하는 사람을 품는 일은 어렵다. 우리는 보드랍지 않다. 나긋하지도, 온화하게 여리지도 않다. 우리는 황홀해하지 않는다. 나는 아기를 안을때는 스스로 온전해진다고 느끼지만 남편이 나를 만지면 그만 움츠러든다. 애도하는 몸은 마치 타인의 육신을 빌려서 나는 듯해서 내게도 낯설다. 도처에 날카로운 모서리가 도사리고 나를 움켜쥐려는 손이 있는 듯 느껴지고, 세상이 험하고 거친듯 보인다. "당신 정말 왜 그래?" 남편이 묻는다. 나는 이 말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듣고, 그래서 더 움츠러든다. P99

불평하는 사람도 있고, 여기서 나타날 뭔가의 가능성을 봐주는 사람도 있을 테다. 모든 것이 모여서 때를 기다리며 형태를 갖춰간다. 나의 나날은 다시 단순해진다. 나는 머물기에 더 나은 곳을 찾는 일을 그만둔다. 바탕에 깔린 애도의 소음 위로, 돌과 흙의 침묵이 나를 달랜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이런 일과로 채워지고, 이 속에서 우리는 자란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손이 갈라져도 우리는 계속 해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밤에 잠이 든다. P103

삶과 죽음. 이 작은 시계는 우리에게 째깍째깍 가는 시간을 일깨우지만, 한편으로는 빛을 안겨준다. 비가 내려서 씨앗들에 물을 준다. 우리는 집으로 들어가서 담요의 성안에서 논다. 밤이 오고 달이 뜬다. 우리는 하늘을 가리키면서 먼 별에 소원을 빈 뒤 잠자리에 든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우리는 가끔 울고, 가끔 작별한다. P122~123


어쩌면 사실 사람들이 덜 걸은 길이란 없고, 그저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는 작고 덧없는 순간만 있는게 아닐까? 모든 선택은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누구도 처음에는 그 방식을 알 수 없다.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올 때, 그제야 우리는 탓할 대상을 찾는다. '현재는 이렇다'고 말하지 않고, '만약 이랬다면'하고 울부짖는다. P185

우리는 구근 하나마다 희망을 하나씩 심는다. 꽃을 피우는 구근이 하나 있다면 썩어버리는 구근도 하나 있다는 것, 싹을 틔우는 씨앗이 하나 있다면 엘더나무에서 기다리는 새들이 먹어버리는 씨앗도 하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다면 그냥 심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자라리라고 믿는 것만으로 충분한 게 아닐까? 나는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그 마음을 내려놓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은 한 단위의 기쁨과 한 단위의 슬픔으로 이뤄진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행복의 봉우리란 없고, 성취해야 할 완벽한 삶도 없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어지럽고 끔찍하고 아름다운 삶뿐이며, 나는 이 삶에 감사한다. 아들이 팔을 뻗어서 내 손을 잡는다. "괜찮을 거야, 엄마." 아들이 말한다. 나는 아이가 옳다는 것을 안다. 우리 위에서 마도요가 울고, 삼월의 구름이 언덕 가까이 모인다. 나는 여기에 서 있다. 내 모든 야생의 어머니가 곁에 있으니, 나는 혼자가 아니다. P417

만약 어머니 식물에게 위협이 닥치면, 식물은 미래에 자식 식물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기억을 씨앗 속에 남겨둔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외부환경이 변한다면, 자기 식물은 어떤 기억을 계속 간직하고 어떤 기억을 잊을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제 자신의 삶으로 뻗어나가는 아들에게, 나는 아이가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어둠에 지지 않고 희망을 지켜내는 씨앗이다. 그리고 우리가 한때 돌과 쓰레기와 모든 망가진 것으로부터 정원을 길러냈으며, 게다가 그 정원이 번성했다는 기억이다. 나는 기다리고 있는 흙 위에 씨앗을 뿌린다. 그리고 정원이 내게 가르쳐준 것을 기억한다. 달리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을 때는 앞으로 자라날 작은 것들에게 돌아가라는 교훈이다. P423~424


집을 나설땐 장대비가 내리더니 지금은 언제 비가 왔냐는듯

습기를 머금은 더위가 온몸을 감싼다.

오늘은 벼르던 혈액검사와 3D영상촬영이 있는 날...

담주부터 김씨의 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병원을 찾았는데

늘 그랬듯 것처럼 피검사는 혈관을 못찾아 고생을 했고

꾹꾹 눌러 찍는 영상촬영은 너무 아프다.... ㅠ.ㅠ

이틀후엔 초음파검사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숙제(?) 하나를 끝냈다는

만족감을 안고 별다방에 앉아

부서진 땅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난 희만에 관하여 쓴 '들풀의 구원'을 읽는다.

빅토리아 버넷.

"때로 삶은 부서진 덕분에 자란다는 것을 들풀은 가르쳐주었다"

'들풀의 구원'은 가난과 상실이 덮친 자신의 폐허를 아름다운 야생정원으로 일궈낸

영국 시인의 이야기로 책을 읽기 전 책서두에 실린

짧은 분량의 작가 소개에도 벌써 울컥 감정이 요동친다.

어느날 새벽의 카누를 타던 언니의 익사사고...

그후 태어난 아들이 세살도 안되어 제1형 당뇨를 진단받아

평생 인슐린을 투여 받으며 살아야 하는 고단한 삶이

누군가는 잡초라 부르는 풀들이 주는 재생과 희망으로

절망과 슬픔을 이겨낸 10년간의 기록이 담겨있었다.

내가 망가져 버렸다고 더 이상 회복 불가하다고 좌절하고 있을 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한마디가 있었다.

망가지지 않았다는 말.

그리고 괜찮을꺼라는 말...

그런 내게 김씨의 "당신, 왜그래?" 한마디는 너무나 상처였는데

저자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기록한 한 문장에 참고 있던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 내린다.

그때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그 말을 공격으로 듣고 움츠러들고 마음을 닫고 입을 닫은채

더 깊은 나만의 동굴로 숨어 버렸었지... ㅠ.ㅠ

잠 못드는 밤.

우연히 마주한 제주 청재설헌의 꽃과 나무사진에도 위로를 받고 했는데

데이지, 쐐기풀 등 아는 들풀은 많지 않았어도

그 들풀들과 함께 상실을 견디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은

충분히 공감되고 위로가 되었음을...

집에 가는 길,

오랜만에 꽃집에 들려봐야겠다.


"자신에게 사랑하는 점을 하나 말해볼래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오늘은 내가 정한 '자신을 칭찬하는 날'이다. 나는 나다. 완벽하지 않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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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력 - AI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힘
고요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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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등장 이후 전 세계는 충격에 빠진 동시에 이에 발맞춘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소 우리에게 생소했던 인공지능이 이미지나 음악 창작을 넘어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까지 진출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며 인간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우리는 이 기술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독학력》은 새로운 정보와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는 AI 시대에 우리가 생존을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인지, 미래의 불확실한 조건과 환경에서 힘을 기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직업 환경의 변화가 두렵게만 느껴진다면 이 책을 통해 생존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힘, 바로 ‘독학력’을 기를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공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분명 누군가에게 삶을 바꾼 희망이기도 하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분명 스트레스로 여겨지는 여인이다. 하지만 뭐든 시작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없이 얻어지는 것은 별로 없는 세상이다.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의 반대는 '행운'에만 의지 한다는 것이다. p16


예전에 비해 충분히 충족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왜 여전히 공허함을 느끼는 것일까? 만약 지금 시점에서 기술 개발과 대량 생산을 멈추고 더 이상 과학과 기술의 미래에 기대지 않으면서 있는 것만 가지고 유지와 보수를 하면서 살아도 행복의 측면에서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행복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굴레 중 하나인 욕망의 진화와 재창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인간 존재의 크기가 욕망으로 채울 수 있는 크기보다 크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을 갈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p50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선택과 결합이다. 하나는 선택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선택하고 결합해 더 큰 포괄적 목표를 만들어내어 기존에 각 목표가 가지고 있던 세부 목표들도 동시에 달성해나가는 것이다. 또한 선택과 결합을 하면 애매하게 자원을 분배하는 일도 최소화된다. 퇴근후에 역사 공부도 하고 싶고, 영어 공부도 하고 싶은면 역사를 영어로 공부하면 된다. 이 '결합'으로 인해 초반에 속도감은 좀 느릴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재미도 생기고 실제적인 성과도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오랜기간 당연하게 생각했던 논리도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근본적 문제의식은 우리의 공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p93~94


공부를 하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그 땅은 자신의 미래일 수도 있고, 현재일 수도 있다. 오늘 씨앗을 뿌려서 오늘 꽃이 피어나면 좋겠지만, 좀처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밟아야 하는 성장 과정을 거친 뒤에야 꽃이 피고 결실을 맺는다. 꽃마다 피어나는 시기가 다른 것처럼 우리의 공부도 사람마다 성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급하진 않되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P113

일상에서 날마다 대단한 일을 해내기 때문에 큰 결과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기본적으로 작고 사소한 것을 일상에서 성실하게 하면 열매가 맺어지는 그런 시스템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대단한 업적은 충동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들이 모여 점점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현재 일상에서 날마다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과 고단함에 사로잡혀 있다면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일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사실 잘 감당하지 못한다. 그 이유중의 하나 또한 주어진는 사소한 일들보다 더 크고 나은 일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착각과 그 사소함을 사소함으로만 여기는 교만을 통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이지 싶다. P135~136


자기 삶을 채찍질 하는 데 지쳐있는 사람이라면 '대충'의 미학을 스스로에게 허락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충하는 공부가 많아져야 상호 연결로 인한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연결하는 일을 잘하기 위헤서는 대충 아는 것들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여러 분야를 깊이 있게 아는 것은 불가능 하다. 대충아는 영역을 늘려서 그 사이를 연결 짓는 것이 훨씬 다양한 호기심을 유발시켜 많은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 P145

사실 걱정은 어떤 유익을 가져오는 일을 하지 않는다. 걱정은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효율성 '제로'에 가깝다. 네덜란드의 시계 기술자였던 코리텐 붐 여사는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힘을 빼앗아 간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걱정하는 것이 '일을 하는 것' 이라고 착각한다. 그것이 일종의 '마음 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그것이 사랑이니 헌신이니 노고니 하는 거창한 단어들도 가져다 붙인다. 걱정하는 사람은 없던 문제를 찾아내고, 관심을 갖는 사람은 문제를 해결한다. 대부분의 고민은 실제 일어난 사실때문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생각때문에 발생한다. P283

우리는 끊임없이 틀을 깨고 반문하며 학습하지 않으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해석하고 싶은 대로만 해석한다. 이 태도를 반복하게 되면 나이가 들수록 바보가 되어 정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진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틀을 깨고 반문하며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 우리의 내면 안에 특정한 사고체계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남의 의견을 듣고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어떤 사고체계와도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이 아니다 싶은면 언제든 쿨하게 바꿀 수 있는 오픈 플랫폼과 같은 열린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독학의 목적이고 지혜가 아닐까 싶다. P419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단 하나의 힘, 독학력!

이젠 공부를 삶의 무기로 만들어야 할때다.'

비오는 수요일,

비 핑계로 집에서 뒹굴거리다 김씨의 전화를 받고

커피도 마실겸 집을 나섰다.

이젠 무뎌질때도 됐는데

김씨의 별 뜻 없는 "잘 놀고 있나?"는 말 한마디에

오래전 그때도 지금도 발끈 승질(?)이 나곤 한다.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나 안놀거든?'하는 반발에

설득력을 갖추고자 힘들지만 공부를 시작한 것도 맞는 듯 하고... >.<

독학력이라...

그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젊은 학우들에게 뒤지지 않기위해

가장 먼저 챗GPT과정을 수료했다.

다양한 AI관련 교육을 받으며 거짓정보에도 신빙성을 검증하지 못했고

표절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과제를 수행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공부하는 그 순간은 즐거웠던 것 같다.

독학이라는 단어를 접하니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오래전 일인데 시간강사 특성상 그동안 하던 강의외에 새로운 강의 의뢰를 받으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20년도 훨씬 전, 그당시 유행하던 ASP강의를 의뢰 받고 한동안 걱정에 빠졌던 것 같다.

서울 같으면 해당 강의를 청강하며 강의의 틀을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살고 있던 곳에선 다닐만한 학원도 없고 관련교재조차 구입하기가 어려웠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책 몇권을 배송받아 프로그래밍 하고 테스트하며

무수히 많은 밤을 세워 독학을 했고 다행히 무사히 네트워크 구축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ㅠ.ㅠ

저자는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를 바라보며 인공지능까지 등장한 현재,

우리의 공부는 장기전이라고 이야기 한다.

어느 순간에나 호흡처럼 무의식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야 한다고도...

유튜브나 지역에서 제공하는 디지털학습관을 통해 쉽게 공부할 기회가 많아진 지금이지만

책읽는 습관도 공부의 하나이며 사람을 통한 공부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어리버리 무기력하게 보낸 첫번째 방학을 끝내고 2학기 등록을 앞두고 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지금 페이스대로 공부하며 고전읽기에 힘을 쏟아 볼까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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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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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예술적 소양을 갖춘 일부 부유층이 향유하는 문화로 인식되었던 미술 전시가 이제 대중의 한가운데로 들어와 있다. 대형 미술관뿐 아니라 갤러리, 카페 등 여러 공간에서 전시가 기획되면서 다양한 전시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전시장은 엄숙하고 고상해야 한다는 인식이, 젊은 관람객이 늘면서 인스타그래머블하고 개성 있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지식 없이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면 ‘제대로 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17년째 현장에서 도슨트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 김찬용은 전시를 좀 더 잘 즐기고 싶은 관람객들을 위해 자신의 전시 취향을 발견하는 법부터 국내외 미술관 추천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국내에서 수많은 관람객을 미술관으로 이끌었던 「야수파 걸작전」 「라울 뒤피전」 「에드워드 호퍼전」 등 수백여 전시에서 도슨트로 활약한 그가 엄선한 전시와 미술관 이야기를 통해 더 깊이 있는 감상자가 되어보자.

<인터넷 알라딘 제공>


미술을 즐기려는 애호가에 있어 선택지가 많아졌음은 분명 기쁜 일이다. 하지만 다양함이 꼭 좋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국내 미술계는 분단 국가라는 특성상 해외 의 국보급 미술품을 들여오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 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렇게 들여온 작품들도 대중적으로 익숙한 고전 대가의 전시만이 기획·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전시 감독들이 점점 더 현대 대가의 전시를 기획하는 데는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이미 검증되었거나 적은 자본으로도 기획 가능한 가성비 전시 위주로 전시를 선보이는 흐름이 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저 취미로 전시를 관람하는 우리가 굳이 미술계의 사정까지 고려해 미술관에 방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각자의 취향 안에서 좋은 전시를 찾아 깊이 있게 즐기고 이를 온전히 느끼며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국내 미술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러한 관람객 참여의 데이터가 쌓일수록 미술관 역시 그에 상응하는 더 좋은 전시를 기획하며 용기 있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p6~7

「린다 매카트니 - 생애 가장 따듯한 날들의 기록」에서도 특유 의 젊은 기획 감성과 전시장 내부 사진 촬영 가능이라는 운영 방침을 유지했고, 이는 많은 관람객이 스스로 추억을 남겨 온 라인에 업로드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이런 방식은 당시로서는 낯선 것 이었지만, 대림미술관의 성공적인 기획과 운영에 의해 다수의 미술관이 내부 사진 촬영 및 인증샷을 허용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제 국내에서 대중적인 전시를 기획할 때 "인증샷 찍을 예쁜 공간이 없는 전시는 망한다."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전시 관람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만한 공간은 전시의 기본값이 되었다. p44


전시를 기획한 감독이 누군지 알아냈다면, 감독의 전작들을 알아보면 된다. 지속적으로 전시를 선보여온 기획사라면 이름 검색 및 기획사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선보여온 전시 포트폴리오를 확인해볼 수 있을 텐데, 예로 든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의 홈페이지에 방문해보면 2017년 「마리 로랑생 - 색채의 황홀」, 2019년 「매그넘 인 파리 - 문득, 파리. 눈앞의 파리」, 2021년 「앙리 마티스 - 라이프 앤 조이」, 2023년 「라울 뒤피 - 색채의 선율」 등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서양 미술 대가들의 원작을 국내에 꾸준히 선보여온 전시 기획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이들 중 직접 감상한 전시가 있고 그 경험이 좋았다면, 이번 전시 역시 정성껏 구성했으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봉준호 감독 영화는 믿고 본다!’라는 심리와 같은 맥락이다. p79~80

나는 루브르 박물관을 썩 좋아하지 않았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그리고 유명한 작품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공간이지만, 너무 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집중해서 작품을 보기 어려워서다. 인파 속에 파묻혀 감상을 이어가다 보면 흔히 하는 말로 기가 빨린다고나 할까 온전히 좋은 감상 경험을 가질 수 없었다. 다만, 인기작이 몰려 있는 공간을 벗어나 방문객이 많지 않은 전시실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루브르를 즐기다 보면, 널리 알려진 대가의 작품이 아닌데도 오히려 몰입감 높은 감상 경험을 제공해주는 작품들을 만날 수도 있다. p120~121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시작의 길을 열어준 혹은 잊지 못할 인생작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참으로 척박했던 도슨트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될지 고민하며 인생의 변곡에 서 있을 때 내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생 작품이 바로 팰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무제, 완벽한 연인>이었다. 사실 이 작품은 내가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술계에 상주해온 20여년 동안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변함없이 답변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작품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감상을 추천해왔다. 그런데 시계 두 개만 덩그러니 걸려 있는 작품을 막상 보면, 이걸 작품이라고 해도 되는건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p125

크륄러 뮐러 미술관은 방대한 부지의 일부를 사용해 만들어졌음에도 조각 공원의 규모를 포함하면 상상이상으로 거대하며, 반 고흐 외에도 모네, 세잔, 피카소, 자코메티, 몬드리안 등 20세기 거장들의 작품과 더불어 지속적인 작품 수집을 통해 동시대 대가들의 작품 역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반 고흐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실내 전시장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고요하게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야외 조각공원이 특히나 매력적이었는데 온전히 작품 자체에 몰입해서 감상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고생스러워도 꼭 방문해야 할 미술관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p305~306


도슨트 김찬용에게 배우는

작품 겉핧기를 넘어

취향있는 감상자가 되는 법

'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보고싶은 전시가 많은데 아직은 사람많은 곳의 외출을 주저하게 된다.

그럼에도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읽은책

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내게 있어 기억에 남은 첫 도슨트가 바로 김찬용 도슨트인데

그동안 그와 함께 했던 전시부터

'린다 매카트니 - 생애 가장 따듯한 날들의 기록' 등 오래전 관람한 전시등도

추억소환 되었다. 아마도 정이와 내 생일쯤에 만나 함께 다녀왔을꺼야....

대림미술관을 자주 찾던 시절이 분명 있었음에도

지금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에서 지워진지 오래다. ㅠ.ㅠ

더현대서울 전시 '서양미술 800년전' 티켓도 있고

K현대미술관의 '파리의 휴일' 전시도 초대 받았는데

갈수 있을지?!...

이번 드레스코드는 파리지엥이라던데

장마철 한달전 파마한 머리도 부시시,

청바지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있는 티셔츠로 데일리패션을 완성한(?) 나로썬

파리지엥이 될 수 없어 못간다고 전해야 할 듯 하다. >.<

좋은전시, 나쁜전시 구별하는 법

나만의 전시 취향 찾는 법

올바른 도슨트투업 활용법 등 전시를 알차게 보내는 법

전시의 흐름 이해하는 법

제작방식과 표현기법에 따라 달라지는 감상법

작품에 대한 철학과 개념 이해하는 법 등과 함께

국내외 미술관 사용법 등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오는 주말,

만만한 꼬맹이 옆구리찔러 '서양미술800년' 전시부터 다녀와야겠다.

책 열심히 일고 공부했으니 조금은 달라진 취향있는 감상자가 되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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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소설집 音樂小說集
김애란 외 지음 / 프란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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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전문 출판사 프란츠에서 음악을 테마로 한 소설 앤솔러지인 『음악소설집(音樂小說集)』을 선보인다. 출퇴근 버스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연주자의 공연장을 찾을 때, 길을 걷다 문득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점점 선명해지며 마음에 와 박힐 때, 우리는 무미건조한 무음의 일상에 리듬과 박자가 실리며 감각이 열리는 풍요로운 순간을 경험해왔다.

훗날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유독 그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평범한 일상에 덧입혀진 다채로운 음악이 그 순간을 고유한 것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삶의 테두리를 확장시키는 음악의 힘, 프란츠는 음악이 지닌 그 일상적인 힘에 주목하여 이번 앤솔러지를 기획했다. 어떤 날이 음악과 함께 기억된다는 것은 그 순간이 우리에게 이야기로 남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소설가는 음악과 함께하는 우리의 일상을 어떤 방식으로 담아냈을까? ‘음악’이라는 테마를 공유하는 것 외에는 자유롭게 써 내려간 다섯 편의 소설에서 우리는 각자의 특유한 스타일만큼이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인물이 처한 상황이 사회적인 조건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 남다른 감각을 발휘해온 김애란은 「안녕이라 그랬어」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게 된 연인의 한때를 그려내며 ‘음악’과 ‘생활’이 결합될 때의 오해와 애정, 빗나감과 포개짐의 순간을 민감하게 포착한다.

같은 일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릴 수 있음을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담아온 김연수는 「수면 위로」에서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했던 오래전 여름과 연인과 함께했던 지나간 여름을 잇는 공통의 음악을 다루며 ‘해석’에 따라 삶의 진실이 새롭게 펼쳐지는 국면을 한여름 밤의 산책 같은 아름답고 생생한 언어로 묘사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첫수업때 우리는 '외국어 공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에코스에서 자체 개발한 교재의 한 단원이었다. 로즈는 화면에 슬라이드 교재를 띄운 뒤 내게 공식 질문을 던졌다.

너는 외국어 공부를 즐기니?

나는 확신없는 투로 답했다.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

로즈가 별 반응 없이 끄덕이다 어색하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네가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은 뭐야?

나는 고민하다 비교적 솔직하게 답했다.

언젠가 이곳을 떠나고 싶어서?

이렇다 할 기술도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품은 희망이었다. 나는 정작 가장 중요한 이유인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아직 내게 어떤 가능성과 기회가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p16~17

그때 그 소리가 들렸어. 피아노 소리. 첫 음과 그다음 음.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음들. 내 등 뒤에서 엄마가 피아노를 친 거였어. 거기 피아노는 원래부터 있었지만, 엄마가 피아노를 치는 걸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끔찍한 것을 예상했다가 뜻밖에 듣게 된 피아노 소리는 너무나 아름다웠어. p66~67


엄마가 우는 모습을 정면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엄마와 나는 즐거울 때는 같이 웃었지만 슬플 때는 서로 모른 척했다. 위로를 해주지 않는 엄마에게 가끔 상처를 받기도 했다. 엄마도 나에게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엄마의 슬픔을 알아차린 적이 거의 없었다. 엄마는 들키지 않았으니까. 나는 엄마가 실컷 울 수 있도록 가게 밖으로 나왔다. 어렸을 때 나는 눈물샘이 자주 막혔다. 슬픈 일이 생기면 그때의 내 사진을 보았다. 눈이 붓고 눈물샘이 막힌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흐르지 않는 아기. 나는 계단에 앉아서 눈을 맞았다. 내 몸을 그대로 통과하는 눈을. 눈이 펑펑 내렸다. 쌓인 눈을 보자 내가 죽은게 어제 일처럼 느껴졌다. p115

익숙하지 않았던 역방향의 움직임에도 얼마 안 가 적응이 되었다. 올바른 진행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해 혼란을 일으키던 뇌가 정보를 수정해서 처리하게 된 모양이었다. 달리는 기차의 역방향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었다. 마치 곁에 있던 것들이 천천히 멀어지는 광경을 한자리에 앉은 채 오랫동안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가까운 숲과 들판, 그리고 먼 산봉우리들은 모두 빗줄기에 감싸여 있었다. p143

가장 친밀했던 존재가 한순간 낯을 바꿔 경멸 섞인 무관심을 드러내자 나는 금세 위축되었다. 무엇을 하든 나를 탓하고 의심했다. 한때 사랑했던 것들과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몰라서였다. 불현듯 이모에게 내가 느낀 상실감을 말하고 싶어졌다. 그동안 내게 "시간이 흐르면" 하고 시작하는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말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기어이 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나도 그 말에 의지했지만 그 말은 진실이 아니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갈 뿐이고 마음은 여전했다. p195~196


오늘은 집근처 별다방이 아닌 예전 직장 27번출구에 있는 별다방에서

컴퓨터관련자격증 필기시험을 치루고 올 큰 아이를 기다리며

소설책 한 권을 읽고 있다.

음악을 테마로 한 소설이라는 설명에 흥미가 생겨 구입했는데

음악에 대한 각각의 해석도, 죽음에 대한 상념까지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소설집이었던 것 같다.

기차

날씨(비)

그리고

시간

.

.

.

가장 기대를 했던 작품은 은희경 작가의 '웨더링'이었는데

내 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어 더 몰입하며 읽었다.

잠깐이지만 내가 어떤 음악을 가지고 글을 쓴다면

그 곡은 쇼팽의 녹턴 OP.9 E 플랫이리라 짐작하는데

추억과 그리움만 녹여내도 글 한편쯤은 너끈히 써내려갈수 있다고 믿을만큼

좋아하고 애정하는 곡이다.

공황을 앓으면서 이명이 함께 찾아왔고

그때문인지 소리에 유난히 민감해졌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김씨가 내 사정을 모른채 저녁마다 끌어내는 체중계의 마찰음도 참기 힘들고

카페에서 큰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옆사람들의 목소리도 경우에 따라선

자리를 옮기거나 집에 일찍 돌아오는 핑계가 되곤 한다.


웅장한 클래식곡보단 다정한(?) 잔잔한 곡이 좋다.

문득 책에 언급된 드뷔시에 달빛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한달쯤이면 되지 않을까?!..

"PALE BLUE EYES' 등

올드팝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도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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