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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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이며 잘 알려진 대중과학 저술가라고 소개되는 리처드 도킨스의 진가를 <이기적 유전자;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83563>와 <눈먼 시계공; http://blog.yes24.com/document/6265571, 읽으면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원시지구환경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유기물분자들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오늘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생물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인데, 유전체에 담긴 생물체의 형질에 나타나는 사소한 변화가 자연에 의하여 선택되는 과정에 반복되어 축적되면서 궁극적으로 다양한 종의 차이로발전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눈먼시계공>에서의 바이오모프모델,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문화의 복제를 설명하는 밈모델은 독창적인 탓인지 이해가 쉽지 않은 바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최신작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에서는 그의 전작에서 느낀 놀라운 글솜씨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미립자의 세계에서 무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과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12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주제를 세계 구석구석에서 전해오고 있는 신화들을 인용하여 이야기의 꼬투리를 만들고 이어서 과학적 근거를 들어 독자의 머릿속에 개념이 쉽게 정리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열 두 개의 주제는 얼핏 보면 순서가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현실이란 무엇인가? 마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첫 장에서는 과학적 추론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제시하고, 이어서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인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 두개의 주제가 의문문으로 되어 있는 것도 아주 독특하다 싶은데, 그의 진가를 알린 작품 <이기적 유전자>의 첫 번째 장을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로 시작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는지 놀랐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만 직접 예를 들어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도 “면역체계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려면 책 한 권은 바쳐야 한다.(243쪽)”고 적고 있습니다. 이런 면역계의 기능과 이상을 두 쪽 정도의 글로 개념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잘못되는 또 다른 방식은 잠재적 ‘공격자’에 대해 지나치게 열심히 대항하는 경우로, 알레르기가 그런 현상이다. 해롭지 않은 것에 대해서 쓸데없이, 소모적으로, 심지어 파괴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공기 중의 꽃가루는 보통 무해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면역체계는 과민하게 반응해 ‘건초열’ 혹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킨다.(244쪽)”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도킨스의 뛰어난 글솜씨와 함께 이 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바로 저자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그림으로 표현한 데이브 메킨의 270장이나 되는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이 책을 옮긴이는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 저자의 전작들과 다른 점을, “첫째. 자신의 주무대인 생물학을 넘어서 과학 전체를 이야기한다. 둘째. 이 책은 그림책이다. 셋째. 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다.”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우주의 시원에서부터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어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물리학 등을 전공하지 않은 어른으로부터 중학생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마법같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세 종류의 마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화나 동화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마법’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현상이고, 마술사가 무대에서 행하는 마법은 보는 이의 눈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이며, 감정으로 느끼는 시적 마법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의 제목에 담은 ‘마법’의 의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마법 같거나 혹은 기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과학이 발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설명이 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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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윤리 딜레마 31
마크 G. 커쥬스키.로사 린 B. 핀커스 지음, 강명신 옮김 / 청년의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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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환자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비용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현실의 벽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턴시절 응급실근무를 하다보면 소생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을 듣게 된 보호자가 환자를 집으로 모시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건강보험이 있어도 진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던 때라서 보호자의 요청을 병원에서 말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소생가능성과 진료비부담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연명치료의 중단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연초에 발표한 ‘생명나눔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국민의 72.3%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데 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2521333). 그 이유로 ‘가족의 고통’(69.4%), ‘고통만을 주는 치료’(65.8%), ‘경제적 부담’ (60.2%) 등을 꼽고 있습니다. 설문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설문의 응답자가 자신이 환자인 상황에서라기보다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연명치료중단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생명은 존엄하므로 인위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없다’(54.5%)가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의 해석에 다소 오해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고통만을 주는 치료’인 연명치료가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 상충된다고 하겠는데, 연명치료 자체가 인위적으로 사망을 유예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보면 연명치료의 중단은 죽음에 이르는 자연과정에 따르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만성질환이 많은 노인층에 의료비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들은 건강보험이 커버하는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요양보험이 커버하는 요양시설에서 간병을 받고 있습니다. 노인환자의 진료는 상황에 따라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고, 그 타당성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연명치료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요구에 대하여 병원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2009년 보호자가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하여 법의 판단을 요구한 김할머니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법은 보호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례를 법원으로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제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병원윤리위원회나 임상윤리자문 등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어, 일부 병원에는 병원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합니다. 위원회의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일선 의료인들이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상황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료윤리학회장을 지내신 고윤석교수님께서는 의료인 개개인의 의료윤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늦었던 까닭에 교육에 필요한 자료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의 강명신교수가 번역하여 소개한 마크 커쥬스키와 로사 린 핀커스의 <병원윤리 딜레마 31>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들이 펜실베니아 주 서부지역 병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윤리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참여자들이 발표한 사례들 가운데 31건을 뽑아 다듬은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사례를 요약하고 관련용어와 쟁점을 정리한 다음, 관점과 주요 포인트를 환자와 가족 병원관계자들의 입장에서 짚고, 이어서 가능한 다른 결말과 실제 결말을 소개하고서 사례 전체에 대한 해설과 참고문헌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례들은 ‘동의와 의사결정능력’, ‘퇴원딜레마’, 그리고 ‘의료의사결정과 가족’ 등과 같이 환자중심의 이슈 뿐 아니라 ‘조직윤리와 기관윤리’, ‘재활윤리’, ‘고용문제’ 및 ‘기말보호의 문제’ 등 기관중심의 이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따라 나누고 있습니다.

 

물론 사례들이 미국의 병원과 요양시설 등을 포함한 의료 환경에서 이루어진 것들이라서 문화적 배경이나 의료 환경이 다른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고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그 가운데 관심이 가는 몇 가지 사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적극적 치료를 거부하는 급성심근경색증환자의 사례입니다.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병력을 고려한 의료진은 혹시 환자가 우울증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여 죽음에 이르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 확대하면 의사조력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 것인데 결국은 윤리위원회에서 신중한 검토 끝에 적극적 치료대신 통증완화를 위한 약물치료에 머물기로 결정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의 입장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윤리위원회가 개입하여 3자적 시각에서 상황을 검토하고 결론에 이르는 윤리위원회의 전형적 활동 사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장암에 동반된 패혈증으로 입원한 67세 여자환자의 사례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끝까지 적극적 치료를 다해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패혈증에 의하여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료진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사례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 심장박동을 되돌렸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은 계속 나빠질 것이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를 것입니다. 저자들은 “무의미한 치료 사례들 이면의 윤리적 추론은 의료제공자가 지닌 두 가지 의무, 즉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는 의무와 불필요한 통증과 고통 또는 모욕감을 환자에게 주지 말아야 하는 의무 사이의 갈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92쪽)”고 정리하였습니다. 적극적 치료들 가운데 성공이 거의 불가능한 무의미한 치료에 대한 판단기준을 분명하게 하고 의료진은 환자가 처한 상황을 가족에게 분명하게 전함으로서 불필요한 갈등의 여지를 줄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68세의 울혈성심근질환 환자가 심장마비로 입원한 사례는 반대의 경우입니다. 환자의 병력과 병세를 감안하였을 때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가 회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 가족들이 완화치료를 제외한 적극적 치료를 제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주치의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환자와 접촉해온 주치의로서 치료를 제한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의료의 온정적 간섭주의와 의사가 가진 환자자율성 존중의무라는 의료윤리 이슈가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주치의의 본래 의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저자들은 다양한 경우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서 말씀드린 환자에 대한 정서적인 애착이 있었을 수도 있고, 적극적 치료를 철회하는 것이 적극적 안락사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을 수도 있으며, 종교에 기반한 삶의 존엄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작용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치의의 개인적 윤리의식이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은 없었을까요? 하지만 주치의가 가족들과의 접촉을 기피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 것은 같이 일하는 의료진에 부담을 키우는 일로서 적절치 못한 선택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은 가족들과 만나 의견을 조율했어야 옳을 것입니다.

 

과도한 흡연으로 인한 다기관 폐쇄성폐질환과 울혈성 심부전, 당뇨, 비만, 갑상선 부전증 등 다기관질환을 앓는 49세 여자 환자가 심장발작으로 뇌사에 빠진 사례에서는 자원의 배분문제와 함께 환자의 병력과 치료경력에 관한 윤리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1. 환자의 과거의 ‘불순응(비협조, 불이행) - 예를 들어 경고에도 불구하고 흡연을 지속한 것이나, 당뇨병에도 불구하고 비만인 것’은 죽기를 원하는 - 즉 생명연장기술로 삶을 지속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욕구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2. 만일 환자나 대리인이 삽관과 ‘풀코드(full code)’를 요청했다 하더라도, 환자의 불순응을 고려할 때, 이 요청에 따르는 것은 고가의 의료자원을 공정하게 사용하는 것인가?(128쪽)”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사회보험의 성격인 건강보험의 보장한계를 구체화하고 가입자들의 의무를 확대하여 보험자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금년 수가협상과정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인센티브 연계방안을 병원협회와 논한 것을 두고 사회적 반발이 극심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보험가입자에게 건강에 위해요인이 될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논의가 우리사회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습니다. 저자들은 흡연자에 대한 자원배분의 타당성에 대하여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한 논거들을 인용하고 있어 나름대로의 추론을 세우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원배분 이슈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제한된 자원을 바탕으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용범위를 좁게 하되, 범위 밖의 영역은 의료소비자의 부담으로 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임신21주째 주폐포자충 폐렴과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이 동반된 에이즈에 뇌경색까지 합병되어 인공호흡이 필요한 저산소증 상태에 빠진 임산부의 사례에서 의료진의 선택을 다룬 사례를 보면서 역시 제가 인턴시절 겪었던 사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인턴 시절 경험한 사례는 오래되어 병력이 모두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전격성 간염으로 입원한 임신부에게 분만을 유도하는 의료적 처치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자들이 다루고 있는 사례에서는 병원의 원내변호사는 주의 생전유언법을 바탕으로 태아가 출산가능한 시기에 이를 때까지 사전의료의향서나 연명치료 보류의 권리가 임산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그 결과에 대한 뒷감당을 남편과 아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적극적 치료로 인하여 기대할 수 있는 환자의 여명이 태어난 아이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재태기간 25주를 채울 수 없는 상황이 고려되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되었고 환자는 임신상태로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인턴 시절 제가 지켜보았던 임신부 역시 가족들과의 협의를 통하여 분만을 유도하는 의료적 처치없이 죽음을 맞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알렉산더대왕의 해결방식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고르디우스왕은 자신의 수레를 신에게 제물로 바치고 아주 복잡한 매듭으로 묶어 놓고서 “장차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매듭을 풀려했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알렉산더대왕이 예언을 듣고서 매듭을 단칼에 끊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잘 인용하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인용한 임신부의 사례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권리와 임산부의 권리가 상충되는 상황은 고려할 사항이 많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저자들은 오히려 간단한 해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즉 “의료진이 그들의 상식을 묵묵히 따르고 환자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행할 때, 법적으로 또한 도덕적으로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156쪽)”입니다. 저자들이 다루고 있는 31건의 사례 가운에 극히 일부인 4건의 사례만을 인용하였습니다만, 다른 사례들 역시 의료현장에서 만날 가능이 충분한 사례들이라 생각합니다. 사례에 따라서 다른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저자들이 소개하는 사례들과 다른 결정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의료윤리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두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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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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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11년이 넘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뉴욕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이슬람 테러단체에 의하여 납치된 항공기가 돌진하여 충돌한 뒤 무너져 내려 엄청난 숫자의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TV를 통하여 전해지는 뉴스를 지켜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분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무고한 시민이 테러의 타깃이 되었다는 것으로 테러리스트에 대하여 분노했고, 이후 강화된 항공기 보안검색 때문에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별도 보안검색을 받아야만 했던 불편함에 다시 분노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을 일으킨 이슬람단체와 관련이 있는 나라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9.11테러사건을 전후하여 미국에서 생활한 파키스탄 청년의 의식이 변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는 파키스탄 출신 작가 모신 하미드의 소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를 읽으면서 이슬람교도, 혹은 9.11테러사건이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더군요. 그때, 나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요. 혐오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의 첫 반응을 놀랍게도 즐거움이었어요.(67쪽)” 소설의 주인공 찬게즈는 왜 그랬을까요?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에 대한 가학적 사고의 결과라기보다는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그랬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고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는 해도 이런 생각을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작품을 내놓은 작가의 대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같이 일하는 미국인 동료들을 의식하여 외양으로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적었지만, 종국에는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배경에는 꼭 9,11사건만이 배경이 되었던 것은 아니고 에리카와의 굴곡진 사랑과 이별이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소설은 인도의 펀자브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의 동쪽 끝 국경도시 라호르에 있는 어느 레스토랑에서 만난 미국남자에게 미국에서 보낸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이사이 두 사람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현재형으로 섞고 있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찬게즈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남자인 것은 양복을 입고 짧게 깍은 머리에 우람한 가슴을 가졌다고 적고 있어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생각에 대한 부분이 눈길을 끄는 점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 찬게즈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주로 기업체에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언더우드샘슨이라는 회사에 취직하여 발군의 업무처리능력을 발휘하면서 한편으로는 졸업 무렵 그리스여행길에서 만난 에리카와 사랑이 시작되어 끝나기까지의 과정이 큰 줄거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상이 넓은 만큼 사람들도 다양하겠습니다만, 밖으로는 외향적으로 비치는 에리카는 사랑하던 이가 폐암으로 사망한 다음 그 사람과의 추억에 묶여 마음이 닫혀 있는 여성이기도 합니다. 한편 저자는 찬게즈의 성품은 에리카의 시선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 또래에서 당신처럼 예의 바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 지루한 예의바름 말고요. 정중한 예의 바름 말이죠. 당신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줘요.(26쪽)” 회사에서도 상사에게 신뢰감을 주는 타입이라는 것입니다.

 

찬게즈와 에리카의 사랑이 왜 이루어지지 못했는지는 미스터리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에리카의 정신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점에 대하여 작가는 속시원하게 풀어놓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원제목 <The Reluctant Fundamentalist>를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라고 번역하여 제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전에서 ‘reluctant’는 마음 내키지 않는, 마지못해 하는, 달갑지 않은 등의 뜻을 가지고 있고 reluctant dragon이라는 관용어를 ‘충돌을 피하려고 하는 지도자’라고 옮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reluctant'에는 고어로 반항[저항]하는, 다루기 힘드는 등의 의미가 있어 다소 의미의 차이가 있다고 보입니다. 일독한 느낌으로는 옮긴 제목처럼 주인공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라고까지 할 정도로 교리에 철저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종국에는 칠레 출장길에 피상담자와의 접촉이 계기가 되어 회사를 정리하게 되는 것으로 보아 주인공의 행동이 미지근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제3세계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이 되는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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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잘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났습니다. 고수, 한효주 주연의 정기훈감독 영화 <반창꼬>입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쉽게 연결되지 않는 소방관과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녀가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긴박한 인명구조현장에서 언제나 무모하다싶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지만 정작 아내의 생명이 경각에 이르렀을 때에도 현장을 지키느라 지켜주지 못한 소방관 강일(고수扮)은 여전히 죽은 아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나칠 정도로 똑똑한 의사 미수(한효주扮)는 응급실에서 만난 여자환자가 남편의 폭력에 의한 일시적 실신이라고 진단하고 돌려보내지만 환자는 곧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그 남편은 미수를 상대로 의료과오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소송전략상 환자의 남편의 폭력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강일의 도움이 필요한 미수는 의도적으로 강일에게 접근하지만 강일은 요지부동입니다.

 

결국 강일을 설득하기 위하여 사회봉사라는 명분으로 의무소방대원을 자원하여 강일과 근무를 같이 하게 된 미수는 강일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고, 강일 역시 천방지축인 미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영화의 스토리를 미주알고주알 적는 것을 별로 반가워하시지 않을 것 같아 요정도로 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의 고리를 조금씩 당겨가는 단초는 미주가 가지고 있는 ‘실신(syncope)'이라는 고질병입니다. <알기 쉬운 의학용어 풀이집 제3판>에 따르면, 실신은 전반적인 근육의 약화와 동반하여 서있을 수 없고 의식을 소실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원인에 따라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식을 관장하는 대뇌부위에 산소결핍이 일어나서 생기는 현상으로 부교감신경인 미주신경의 흥분에 의하여 혈압이 떨어져 유발되는 미주신경반사성 실신, 혈관운동반사에 결함이 있는 사람이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면서 실신이 동반되는 체위성 저혈압,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서 심장박출량이 갑작스럽게 떨어져 유발되는 심장성 실신, 목에 있는 경정맥동에는 혈압에 대한 수용체가 있어 혈압이 높을 때 뇌에 신호를 보내 심박출량을 줄이고 혈압을 낮추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경정맥동이 낮은 혈압에서 작동되어 생기는 경정맥동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미주의 경우는 극 후반에 정밀검사를 통해서 뇌종양이 미주신경을 압박해서 실신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지게 됩니다.

 

냉동창고의 현장에서 부상당한 대원을 응급구호한 미주가 현장에서 철수하던 중에 실신하여 쓰러지게 되고,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강일이 현장에 돌아와 미주를 구하려는 순간 냉동창고의 문이 닫히면서 두 사람이 갇히게 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두 사람의 사투가 이어지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의식을 잃어가는 미주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강일은 서로의 옷을 벗긴 다음에 체온을 나누어주려 애를 쓴다는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온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옷을 벗기 보다는 오히려 복장을 더 단단하게 여며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영화의 줄거리에서 미주의 의료과오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응급실에 실려 온 젊은 여성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데, 그녀의 온몸에 멍든 자국과 그녀 남편의 몸에 새긴 문신을 본 미주는 남편으로부터 맞아서 생긴 것으로 판단을 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퇴원시키지만, 사실 환자는 혈액응고방지제를 먹고 있는 환자라서 멍이 쉽게 드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오만함과 단순한 선입관으로 오진을 한 것이지요. 문제는 자신의 잘 못을 쉽게 인정하여 환자 보호자에게 사과를 구하지 않은 미주는 병원에서 점차 입지를 잃게 되고, 식물인간상태에서 돌아오지 않은 아내를 지켜보다 지친 남편은 아내 곁에서 목을 매는 순간 미주가 뛰어들어 생명을 되돌려 놓습니다.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일 것입니다. 버리려 했던 자신의 생명을 미주가 구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는 미주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정재승과 김호교수님은 <쿨하게 사과하라; http://blog.joinsmsn.com/yang412/12147514>에서 쏘리웍스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의료과오와 관련된 상황에서도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으면 솔직하게 고백하고, 투명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피해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미주도 사태 초반에 상황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자신의 잘못을 빌었으면 일이 이토록 꼬여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강일과 미주가 서로 만나야 할 인연이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붕괴하는 건설현장에서 건물잔해에 깔린 남자를 구하기 위한 강일의 극단적인 선택을 보면서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라고 했다는 어느 소방관의 기도의 절절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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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투자은행 1
구로키 료 지음, 최고은 옮김 / 펄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금융분야 역시 빠르고 복잡하게 발전하고 있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해하는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년전에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버블이 깨지면서 일어난 금융위기가 미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고 세계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그 효과는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일본 역시 세기말 일었던 버블경제가 무너진 여파가 여전히 남아 경제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일본작가 구로키 료의 <거대투자은행>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월 스트리트의 금융가와 일본 금융계를 무대로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얽혀있는 투자와 기업합병이 일어나는 과정을 기본 줄거리로 진행되는 금융맨들의 숨가쁜 하루하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은행, 증권 회사, 종합상사에 23년간 근무하며 국제 협조 융자, 프로젝트 파이낸스, 무역 금융, 항공 파이낸스 등에 종사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현장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어 두터운 볼륨에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금융분야의 전문용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 읽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목이기도 한 투자은행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의 업무는 전통적 투자은행 업무와 세일즈 및 트레이딩,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인 투자은행 업무란 기업고객의 재무상태를 파악해 어떤 타이밍에 어떤 투자를 하면 좋을지 다양하게 조언하고, 자금조달(주로 증권발행)와 인수합병을 하는 것이다.(93쪽)”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세계를 지배하는 이유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합니다. “최고 수준의 급여로 끌어모은 동부 아이비리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인재들이 보스의 호령 한 마디에 일치단결해 거래성사를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거래 성사를 위해 사내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최고효율로 투입되는 기업문화와 조직, 일본의 금융기관은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리라.(108쪽)”

 

연말에 성과를 나누는 것을 ‘그해의 사냥감을 배분하는 투자은행의 직원들은 마치 수렵민족 같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저자는 아주 흥미로운 비유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더한 것 같습니다. 로버트 드니로와 메릴 스티립이 주연한 영화 <폴링 인 러브>에 나오는 장면을 찍은 카페에도 가보는 것처럼 독자들은 저자의 안내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들을 같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수익을 내기 위하여 앞뒤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금도(襟度)를 지키는 품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M&A 자문의 본래 역할은 앞뒤 가리지 않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최선의 조언을 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달에 10만 달러 이상의 자문료를 받는 것(442쪽)이라고 하는 장면이나 증권투자에 경험이 별로 없는 기관에 복잡한 형태의 파생상품의 판매를 거절하는 장면(447쪽)의 경우입니다.

 

생소하다 싶은 금융분야의 현장을 다루는 소설입니다만, 거품경제, 걸프전, 9.11 사건 등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어 현실감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도도은행을 퇴사하고 뉴욕의 투자은행 모건 스펜서로 자리를 옮기는 주인공 가쓰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만, 살로먼의 류진 소이치와 후지사키 등이 적절하게 등장해서 분위기를 전환시키거나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650쪽에 달하는 1권을 마치고서 700쪽이 넘는 2권에 바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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