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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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이며 잘 알려진 대중과학 저술가라고 소개되는 리처드 도킨스의 진가를 <이기적 유전자;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83563>와 <눈먼 시계공; http://blog.yes24.com/document/6265571, 읽으면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원시지구환경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유기물분자들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오늘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생물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인데, 유전체에 담긴 생물체의 형질에 나타나는 사소한 변화가 자연에 의하여 선택되는 과정에 반복되어 축적되면서 궁극적으로 다양한 종의 차이로발전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눈먼시계공>에서의 바이오모프모델,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문화의 복제를 설명하는 밈모델은 독창적인 탓인지 이해가 쉽지 않은 바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최신작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에서는 그의 전작에서 느낀 놀라운 글솜씨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미립자의 세계에서 무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과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12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주제를 세계 구석구석에서 전해오고 있는 신화들을 인용하여 이야기의 꼬투리를 만들고 이어서 과학적 근거를 들어 독자의 머릿속에 개념이 쉽게 정리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열 두 개의 주제는 얼핏 보면 순서가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현실이란 무엇인가? 마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첫 장에서는 과학적 추론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제시하고, 이어서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인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 두개의 주제가 의문문으로 되어 있는 것도 아주 독특하다 싶은데, 그의 진가를 알린 작품 <이기적 유전자>의 첫 번째 장을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로 시작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는지 놀랐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만 직접 예를 들어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도 “면역체계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려면 책 한 권은 바쳐야 한다.(243쪽)”고 적고 있습니다. 이런 면역계의 기능과 이상을 두 쪽 정도의 글로 개념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잘못되는 또 다른 방식은 잠재적 ‘공격자’에 대해 지나치게 열심히 대항하는 경우로, 알레르기가 그런 현상이다. 해롭지 않은 것에 대해서 쓸데없이, 소모적으로, 심지어 파괴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공기 중의 꽃가루는 보통 무해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면역체계는 과민하게 반응해 ‘건초열’ 혹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킨다.(244쪽)”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도킨스의 뛰어난 글솜씨와 함께 이 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바로 저자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그림으로 표현한 데이브 메킨의 270장이나 되는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이 책을 옮긴이는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 저자의 전작들과 다른 점을, “첫째. 자신의 주무대인 생물학을 넘어서 과학 전체를 이야기한다. 둘째. 이 책은 그림책이다. 셋째. 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다.”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우주의 시원에서부터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어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물리학 등을 전공하지 않은 어른으로부터 중학생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마법같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세 종류의 마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화나 동화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마법’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현상이고, 마술사가 무대에서 행하는 마법은 보는 이의 눈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이며, 감정으로 느끼는 시적 마법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의 제목에 담은 ‘마법’의 의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마법 같거나 혹은 기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과학이 발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설명이 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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