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 걷기에 생각을 더해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의식적 걷기
다닐로 자넹 지음, 오경희 옮김, 안광욱 감수 / 새로운제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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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해도 주말에 산책을 나설 때는 별다른 준비 없이 집을 나섭니다. 물론 처음에는 빠르지 않게 걷기 시작합니다. 몸이 걷는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셈입니다. 500m 정도 걸어서 산책길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합니다.


벌써 오랜 세월을 그렇게 걸었는데, 가끔은 발에 물집이 잡힌다거나 무릎이 시큰 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를 읽게 된 사연입니다. 이 책은 “30여 년 경력의 걷기 전문가이자 등산가이드가 개발해 매뉴얼화한 신개념의 걷기 방법서라고 소개되었습니다. ‘잃어버린 걷기 본성을 되찾고 좌식 생활에서 파생된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 비결로 수년 전에 의식적 걷기를 매뉴얼화하여 이 책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선천적으로 심잡음 증상이 있다고 적었는데, 심잡음이 들리는 원인질환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C형 바이러스의 보균자라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폐에 유전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으 61세에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병을 고칠 수 있는 독자적인 방법의 개발에 나섰다고도 합니다. 사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질환들을 해결하려면 병원에 가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그저 걷기만으로 이런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저자는 의식적 걷기라는 방식을 개발하여 효과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생각하며 걷는 의식적 걷기에서는 걷기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정도로 오래된 것인데 근래 들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2완전한 호흡, 의식적 걷기의 정수에서는 코로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3걷기 전 필요한 준비에서는 선발, 배낭, 수분섭취방법, 지팡이, 그리고 걷기 전에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 등 잘 걷기 위한 준비사항을 정리해놓았습니다. 4의식적 걷기, 실전과 해법에서는 저자가 개발한 의식적 걷기를 제대로 하는 비결을 소개하면서, 저자가 알게 된 다른 사람들의 걷기 비법도 소개합니다.


저자는 잘못된 걷기 자세의 대표적인 유형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1. 등이 앞으로 굽는다. 그것이 호흡에 방해가 되면서 체중이 균형 있게 배분되지 못한다, 2. 걸을 때마다 몸이 앞뒤로 흔들린다, 3. 팔자 또는 안짱걸음으로 걷는다, 4. 체중이 발에 불균형하게 실린다, 5 불균형한 자세로 비뚤비뚤 걷는다, 6. 발이 땅에 닿을 때 무릎이 구부러진다, 7. 몸통이 상하좌우로 흔들린다, 8. 힘은 앞이 아닌 위에 쏠린다, 9. 어깨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팔도 좌우로 흔들린다. 생각해보니 제가 걷는 자세도 문제가 있어보였습니다.


이런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만, 말로 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습니다.


저자는 의식적 걷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우리 내면의 고정적인 지점, 의식에 완전히 밀착한 다음 그 순간의 모든 움직임과 완전히 접속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35)” 얼핏 보기에도 형이상학적인 듯합니다. 이어서 쉽게 설명한다고 했습니다만,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의식적 걷기를 하는 방법을 사진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요가나 기공 등의 원리를 인용하는 것같아서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만의 걷기 리듬, 어떻게 찾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결국 자기 몸에 맞는 걷기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저 편하게 걷는 것이 제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걷기에 편한 복장이나 신발, 지팡이 등을 어떻게 고르는가 하는 점 등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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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H.W. NOEL BAHK 지음 / 우주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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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외상을 입은 뒤에 불안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상후 (정신적) 압박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입니다. 전쟁, 자연재해, 교통사고, 화재, 타인이나 자신을 향한 폭력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 충격이 심한 경우입니다. 환자는 외상과 관련된 사항들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신체적 이상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과민반응 등 정신적으로도 이상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환자입장에서는 원인이 된 상황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기억이 신의 선물이라면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억하는 일이 너무 많아도 삶이 피폐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기억들은 점차 잊혀져가는 것이 신의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충격의 강도가 컸던 경험은 잊어버리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억을 지울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H.W. NOEL BAHK<기억술사>는 원하는 기억을 지워주는 치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임상실험단계로 설정이 되어있습니다만, 기억영상 재현(MIR; Memory Image Reconstruction)과 기억수정술(MAP, Memory Alteration Procedure)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오래된 기억이나 많은 양의 기억을 지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사례에 따라서 세 가지 시술 가운데 하나를 권장한다고 합니다. 기억의 망각(DEM, Deletion of an Episodic Memory), 무관심(NEER, Negative Effect Emotion Reduction) 그리고 왜곡(Replacement of an Episodic Memory) 등입니다.


<기억술사>에서는 서울 강남의 압구정역 근처에 있는 기억클리닉에서 이 시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전 남친과의 사이에 있었던 사건을 지우러 온 여성으로부터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낸 뒤에 오랜 세월을 기러기 아빠로 버텨왔지만 정작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은 남성, 말기에 접어든 췌장암으로 고통이 심한 남성은 자신이 췌장암으로 진단 받은 순간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기억클리닉을 찾아오는 사람들 가운데는 연쇄살인범도 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의 경우는 수사기관과 공조하기도 하는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기억클리닉에 와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담당의사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건지는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동성의 친구와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 남자아이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여와서는 기억을 지우게 되었지만 그 결과는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례를 다룬 것은 최근들이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서 외국으로 입양되었던 젊은 여성이 고국에 온 김에 부모를 찾아보려 시도한 끝에 어머니와 연결이 되었지만, 어머니로부터 만남을 거절당한 채 부모를 찾아보려던 과거의 생각을 지우려 찾아온 사례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보면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이유로 지우고 싶은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웠으면 하는 기억이 있나 짚어보았지만, 특별하게 지우고 싶은 기억은 아직까지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기억클리닉에서 기억을 지우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정보처리기술을 획기적인 발전에 따라 착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직까지는 기억을 지우거나 인위적으로 왜곡시키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개인만의 것일수도 있지만, 당사자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이에 공유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혼자서만 기억을 지우거나 왜곡시킨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어떻든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잘 버무려 놓은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이 책을 읽다가 내려야 할 역을 그만 지나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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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재발견 - 돈·시간·건강·인간관계를 바꾸는 걷기의 놀라운 비밀
케빈 클링켄버그 지음, 김승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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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년 가까이 걷기를 해온 덕분에 어느 정도 건강을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를 이용할 때는 걸을 일이 별로 없었지만, 차를 세워두고 다녀 버릇하면서부터는 걷는 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중교통이 편리한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BMW(버스, 지하철 그리고 걷기)를 주로 애용하는 편입니다.


젊어서는 미국에서도 두어해 살아보았습니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걷기의 재발견>을 쓴 케빈 클린켄버그는 미국에서도 걷기를 일상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조지아주 서배너에 사는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책에는 도보가능한도시에 살면서 일상적으로 걷고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내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당신에게도 이득이 될 것인지에 대한 내 생각이 담겨 있다. 나는 재정, 자유, 건강, 사회성의 측면에서 걷기가 내게 가져다준 긍정적인 영향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국의 삶은 대부분 도시의 부심이나 외곽에 있는 집에서 도심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차를 이용하는 편이 편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도심에 집을 두고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걷거나 자전거로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야말로 걷기를 생활화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1일상 속 걷기에서는 살아가면서 닥치는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하는데 있어 우선은 걸어가거나, 조금 멀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편을 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걷기가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당연히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들입니다. 2장부터 5장까지는 건강, 자유, 재정, 사회성 등의 영역에서 걷기가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6장에서는 걷기 중심의 일상이 부딪치는 문제점을 다루었습니다.


걷기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두루 챙겨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주제 건강에 관하여 걷고 나서 나는 더 건강해졌다라고 한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건강은 걷는 거리에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던 지난 2년 전에는 숙소가 직장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주중에는 많이 걷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직장을 옮기고부터는 출퇴근거리가 멀어진데다가 전철 환승을 한차례 줄이고 대신 걷기 시작했습니다. 버스로 몇 정거장에 해당하는 2~3를 걸어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6내외를 걷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건강을 위한 걷기의 해부학이라는 그림 자료는 일단은 맞는 것 같습니다만, 걷기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그저 막연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저자는 주변에서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는 12명의 지인들로부터 걷기에 관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간략하게 정리된 글을 받아서 책의 곳곳에 배치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의 책 쓰기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다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기획으로 보입니다만, 각주 형식이 아니라 본문과는 별로도 참고할 만한 자료나 설명을 본문 중간에 배치하고 있어서 오히려 책을 읽는 흐름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걷기를 생활화한 자신의 경험을 풀어내다보니 다소 방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중복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잘 걷기 위하여 준비하거나 고려할 점들을 따로 정리해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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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 우리 주변에 널린 자연의 신호와 단서들을 알아보는 법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1
트리스탄 굴리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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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걷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을 쓴 작가 트리스탄 굴리는 항법사이자 탐험가로 5개 대륙에서 탐험대를 이끌었다고 합니다.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여러 산을 등반했고, 작은 배로 바다를 건너기도 했습니다. 소형항공기를 조종해서 아프리카와 북극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도보여행자를 위한 안내서가 아니라 야외에서 어떤 단서와 표지를 알아보고 그것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거나 추론하는 기술을 알려준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여 길고 짧은 여행을 근사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하늘과 땅과 바다를 누비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 나무, 식물, 이끼와 버섯, 바위와 야생화, 하늘, , , , 동물, 도시와 마을, 바다, , 호수, , 모래 등 우리가 자연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주는 정보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야간산책, 다약 족과의 산책 등 자신이 직접 겪은 산책(사실 산책이라기보다는 탐험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에서 자연이 주는 표지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소개하였습니다.


저자는 산책을 시작할 때는 우선 높은 지대와 골짜기, 언덕과 평지를 살펴보고 그 형태와 패턴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주변 환경을 제대로 관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날씨의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여 대비를 하고, 지형으로부터 위험요소를 파악하게 된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위기의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 때 친구들과 내장산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내장사에 올라가기 전에 폭포에 먼저 들렀는데, 폭포 위로 올라서 백양사에 먼저 다녀오자는 친구의 말에 따랐다가 길을 잃고 산중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산꾼들이 만든 오솔길을 발견하여 산을 내려가는 실마리를 찾았고, 시냇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가다가 인가를 만나 천신만고 끝에 백양사에 이르렀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거의 종일을 산속에서 헤맨 셈입니다. 요즘 같은 휴대전화도 없고 지도조차도 없이 벌일 일이었습니다. 철모르던 시절에 객기로 벌인 일이었는데 산에 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 관계당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산을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는 진리를 일찍 깨우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깨치게 됩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동서남북을 가늠하는 일이 중요한데, 해와 달, 별자리를 이용하는 방법 뿐 아니라 나무, 이끼 등의 모양에서도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책에서 설명하는 곳이 주로 영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의 요소들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리를 안다면 우리나라의 자연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고사리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이 지역에 부는 바람의 세기를 추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사리가 수위와 바람의 세기에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늦가을에 뉴질랜드를 여행할 때 수목원을 찾았는데, 제 키를 훌쩍 넘는 고사리 숲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사리가 2m 높이로 빽빽하게 자라는 곳은 물이 많고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스위스를 여행할 때 루체른의 리기산을 올랐을 때 시야를 가리던 것이 구름인지 안개인지 헷갈렸는데, 저자에 따르면 구름과 안개는 관측자의 시점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지상에서 보면 산꼭대기가 구름에 덮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산 정상에 있는 등반가들에게는 안개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배운 것을 여행 혹은 산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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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누아르 1 : 3월의 제비꽃 (북스피어X) 개봉열독 X시리즈
필립 커 지음, 박진세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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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인가를 읽다가 제목을 적어두었는데, 왜 그랬는지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어떻든 꼬리를 무는 책읽기 때문에 고른 책입니다. 스코틀랜드 작가 필립 커의 등단작품이라고 합니다. 히틀러의 나치당이 집권에 성공하면서 세를 불려가던 1936년을 배경으로 어수선한 베를린의 분위기를 제대로 그렸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합니다.


1933년 정권을 장악한 나치스당과 히틀러가 323일에 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일당독제체제를 확립하자 나치당원이 급속하게 증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3월의 제비꽃은 나치의 정원 장악 후에 새롭게 나치당에 가입한 기회주의자들을 비꼬아 이르던 말이라고 합니다.


이 무렵 베를린에서는 강력범죄가 노골적으로 자행되면서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3월의 제비꽃에 이어 창백한 범죄자독일 장송곡으로 이어지는 베를린 누아르 연작을 통하여 나치의 강압적 통치로 인한 공포와 어수선한 베를린의 분위기를 그려냈습니다. 주인공은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 출신의 사립탐정 베른하르트 귄터입니다. 나치당이 집권하면서 경찰의 핵심에서 밀려나면서 옷을 벗고 사립탐정이 된 인물입니다.


사람을 찾는 일을 전문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1936년 늦가을의 독일에서는 누군가를 찾는다는 것은 바닥에 떨어진 엄청나게 큰 서랍 속 내용물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364)”이라고 작가는 설명하였습니다. 결혼까지도 생각해보았던 비서 다크마르가 탐정사무소를 그만두고 결혼을 하던 날 귄터는 철강재벌 직스로부터 사건을 의뢰받습니다.


직스의 딸 그레테와 국가사회주의자인 사위 파울 파르가 자택에서 살해되고 금고에 있던 75만 라이히마르크 가치의 보석도 도난당했습니다. 직스씨는 보석을 찾아달라고 의뢰한 것입니다. 급하게 구한 비서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바람에 곤란을 겪으면서 사건해결에 매달립니다.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은 작가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찰 출신이다보니 경찰 내부에 친분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얻기도 하고, 경찰로 일할 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석이 누구의 손에 있는지 파악에 나서는 한편 사건 당일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경찰을 물론이고 게슈타포를 창설한 괴링으로부터도 실종된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됩니다.


귄터가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보면 나치의 내부에서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수사당국의 무자비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범죄자들 역시 거침이 없고 무도하기 이를 데 없어 혼란스럽던 당시의 사회상이 그려질 듯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직스씨가 의뢰한 사건의 본질을 밝혀냈지만, 게슈타포에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친위대장 하이드리히로부터 그레테와 파를의 집에 있던 금고 안에 들어있던 서류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다하우 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다하우는 1933년에 나치 친위대의 하인리히 힘러가 처음 설립한 수용소입니다.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하여 버려진 군수공장을 개조하여 만들었는데 이내 강재노역을 시키는 방향으로 확대되었다가 종국에는 유대인들을 수용하여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류상으로만 32,000명이 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다하우 수용소에서의 장면은 나치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의 한 자락을 들춰내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하이드리히가 의뢰한 사건은 우연한 인연으로 해결을 하는 듯하였습니다만,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주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다하우 수용소를 나와 자유의 몸이 되고, 스페인에서의 복무 중에 남편이 사망한 다크마르와 재회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은 이야기의 진행을 지나치게 축약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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